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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코리아의 그늘①] 국내 디자이너 푸대접하는 대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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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노종빈 김지나 기자] "외국 유명디자이너는 비싸게 대우 받는데 비해 국내 디자이너는 자기 권리 챙기기도 쉽지 않죠. 내 이름을 쓰지 않아도 좋지만 다른 유명 디자이너 이름으로 나가니 내 모든 것이 사라지는 기분이었습니다" ( H대 산업미술대학원생 이종길씨)

국내 디자인 작가들이 만든 창작물이 '저작권 침해'를 당하는 등 온갖 수난을 겪고 있다. 이들은 삼성전자와 같은 대기업 가전제품 디자인팀과 손잡고 디자인 협업을 진행한 작가들이이어서 더 충격적이다.

국내 작가가 창작한 디자인 문양이 들어간 전자제품이 외국 작가의 작품으로 '둔갑'해 팔리고 있는가 하면 어떤 작가는 "내가 디자인한 문양을 대기업이 몰래 특허출원하는 등 무단으로 도용했다"고 항의하며 작품활동 시간을 쪼개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한다.

이들 디자이너들은 해당 대기업을 상대로 법정소송을 제기하는 등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평생 예술가의 길을 걸어온 이들에게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을 상대로 한 법정싸움은 길은 금전적 정신적으로 힘겹기만 하다.


◆ "내 작품이 외국 작가의 작품으로 둔갑했다"

하지만 이들은 "디자이너로서 최소한의 자존심과 권리를 찾고 싶어 소송에 나섰다"며 대기업들을 향해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서울의 한 미술대학원생 이종길씨는 어느 날 자신의 포트폴리오(작품집)를 관리하기 위해 인터넷을 검색했다가 깜짝 놀랐다. 자신이 제작한 패턴 디자인(무늬)이 들어간 삼성전자 냉장고의 디자이너가 '카렌 리틀'이라는 이름이 표기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 씨는 “삼성이 내가 디자인한 김치냉장고 패턴을 외국의 디자이너 카렌 리틀이 디자인한 것처럼 홍보해 성명표시권을 침해 당했다”며 삼성전자를 상대로 지난 2월 저작인격권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지난 달 말 "삼성전자가 이씨에게 30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려 이씨의 손을 들어줬다.

홀로 1인 디자인 기업도 운영하는 대학원생인 이 씨는 2009년 3월부터 지난해까지 삼성전자와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패턴디자인(무늬)을 제공하는 용역계약을 맺고 일해왔다고 한다.

이 씨는 자신의 작품인 '바람꽃' '퀸즈가든' '세잔느2' 등 3개 작품에 대해 삼성전자가 성명표시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소송을 통해 "개인적 이득을 취하기 위함이 아니라 앞으로 중소규모 디자인 하청업체들이 이와 비슷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법정에서 잘잘못을 가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 삼성전자, 본질 왜곡된 사과문 발표 '꼼수'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 판결에 대한 삼성전자의 잘못된 대응이자 문제의 본질을 왜곡하려는 '꼼수'였다.

지난 달 28일 법원 판결이 알려지자 삼성전자는 자사 블로그인 '삼성투모로우'를 통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김치냉장고 디자인 관련 법원 판결에 대해 알려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삼성전자는 "2009년에 이 씨와의 디자인 용역 계약을 체결하고 디자이너 '카렌 리틀'이 렌더링(작업)한 김치 냉장고에 들어갈 문양을 국내 정서에 맞도록 수정·발전시키는 작업을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또한 "수 차례에 걸쳐 '카렌 리틀'의 렌더링 개선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이 씨의 디자인 특성이 가미된 것을 간과했다"며 "이를 알리는 과정에서 디자이너로 '카렌 리틀'과 '이종길'을 병기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삼성전자는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했지만 판결 내용을 존중하지 않는 이상한 사과문을 내걸은 셈이다.

이에 대해 이 씨는 블로그 댓글을 통해 "판결을 존중하신다면 정확한 사실을 기반으로 사과문을 작성하길 바란다"며 "법원 판결문 어디에도 카렌리틀이 렌더링을 수정,발전했다는 내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삼성의 대응에 대해서 "사과를 하기로 결정한 것은 환영하나 사실을 왜곡해서 사과문을 올리면 안된다"며 사과문 내용에 대해 책임질 것을 요구했다.

삼성측의 이같은 무책임한 사과문에 대해 한 네티즌은 "이 글을 보니 삼성의 디자이너 자리가 위태롭다"고 언급했고 또다른 네티즌은 "삼성은 외국기업의 기술이나 외국인의 이미지를 마케팅에 활용하고 그것이 자랑인양 떠들어대는 꼴이 볼만하다"고 꼬집었다.

또다른 네티즌은 삼성이 "세계적인 기업이라고 주장하면서 한국 디자이너를 무시하는 것도 한심하다"며 "하지만 디자이너가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며 문제를 제기했을 때 즉시 문제를 바로 잡지 못하고 법원의 판결이 나기까지 법정에서 싸우고 있었다는 사실이 더 한심하다"고 비판했다.


◆ 국내 디자인업계는 하청구조...항의 조차 어려워

국내 디자인업계는 하청구조로 소규모 업체들이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대기업 등 규모가 큰 회사로부터 일감을 수주받는 입장이어서 이같이 저작권 침해 등 불합리한 일을 당하더라도 어쩔 수 없이 유야무야 넘어가는 일이 빈번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디자인업계 한 관계자는 "당연히 억울하지만 하소연 할 곳도 없다"며 "국내 시장에서 소규모 업체들은 대기업의 의뢰를 받아 움직이는 구조여서 참을 수 밖에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굴지의 대기업과 공동 작업을 하는 데 의미를 둘 뿐"이라며 "어떤 불합리한 일을 당했다고 해서 일일이 문제를 삼기 어려울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같은 소규모 회사들은 이른 바 '찍히면 일감이 끊긴다'는 우려 때문에 대기업과의 공동작업에서 권리를 침해 당하고도 쉬쉬하는 것이라고 업계는 전하고 있다.


◆ 삼성전자 빗나간 명품 마케팅... 국내 디자이너는 '푸대접'

일각에서는 대기업 가전제품 업체들이 제품의 '고급화' '명품' 이미지를 추구하면서 도를 넘은 마케팅 상술이 이같은 일을 초래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이종길씨가 만든 패턴디자인이 들어간 삼성전자의 가전제품은 각종 카탈로그 등에서 "영국 출신의 명품 디자이너 카렌 리틀(Karen little) 디자인 했다"면서 "크리스챤 디올·랄프 로렌 등과 협업한 인테리어 월페이퍼 회사 '그래함 앤 브라운(Graham & Brown)'의 고문을 맡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 측이 주장하는 명품 디자이너의 개념이 무엇인지도 불확실하고 게다가 '카렌 리틀'이라는 이름 자체도 구글 검색에서도 잘 나오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다.

삼성전자 외에도 대기업 가전제품 업체들은 '탄탄한 기술력과 외국 예술가의 작품을 결합'이라는 콘셉트를 내세워 제품의 고급화.명품화 전략을 추구, 소비자들을 공략하려 하고 있다.

중견 디자인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한 디자인 업계 전문가는 "우리나라 디자인 업계 시장은 점점 위축돼 매우 어려워지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외국 디자이너한테는 수십 배의 많은 돈을 주면서 우대하는 풍조가 만연해 있는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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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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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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