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지서 기자] 글씨는 역사다. 그러므로 글씨를 본다는 것은 역사를 보는것이다.
예로부터 명필(名筆)을 추대하고 그의 글을 치켜세웠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 글씨 속에는 우리네 선조들의 생활상은 물론 그 시대의 정치와 경제, 문화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이유에서다.
결국 명필을 볼 줄 안다는 것은 역사의 바른 길을 알아보는 혜안을 가졌음을 말해준다. 우리 조상들이 글씨를 통해 마음을 가다듬고 바른 삶을 지켜낸 것도 그 덕분이다.
작가는 삼각산 화계사에서 금정산 범어사까지, 고운 최치원에서 고암 이응노까지 시공을 초월한 붓길을 좇는 답사객이다.
그가 찾은 명필 중에는 정족산성 전투의 치열한 공기도, 곰탁곰탁 남겨진 퇴계 이황의 흔적도, 어머니 숙빈 최씨에 대한 영조의 효심도 담겨있다.
그는 바위에 새기고 현판과 편액에 걸고, 주련에 흘린 글씨를 찾아다닌다. 명산 계곡의 바위에 새겨진 글씨도 그에게는 역사를 읽는 훌륭한 교과서다.
글씨 안에는 천년의 역사는 물론 그 속에 묻어나는 조상들의 지혜가 담겨있어서다. 세상 곳곳에 새겨진 명필을 따라가다 보면 글씨에 담긴 다채로운 이야기와 함께 새로운 역사의 한 페이지가 열린다.
저자는 명필을 두고도 무심히 흘려버리는 행인들을 보며 안타까움을 드러낸다. 한자에 익숙치 않아 현판보기에 낯선 젊은이들에게 그는 한자를 몰라도 상관없다고 말한다.
서예에 대한 전문성이 없다고 스스로를 낮추는 저자는 대신 그림을 보듯 명필을 감상하라 조언한다. 한 폭의 그림처럼 유심히 붓길을 따라 눈길을 주는 것만으로도 그 속에 담긴 문자향을 맡을 수 있다는 것이 작가의 생각이다.
명필 속에 숨어있는 우리네 선조들의 풍류와 해학, 그리고 일상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역사 속으로의 여행을 선사해 주길 기대해 본다. (김남인/서해문집/1만 5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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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정지서 기자 (jag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