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영국 경제가 지난해 4/4분기 예상보다 큰 폭으로 후퇴, 침체가 가시화됐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었다.
영란은행(BOE)이 추가 양적완화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강하게 확산되는 가운데 이를 둘러싼 투자자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영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4/4분기 전분기 대비 0.2% 위축, 전문가 예상치인 0.1%보다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동시에 3/4분기 0.6% 성장에서 급랭했다.
뿐만 아니라 2012년 1분기에도 경기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이코노미스트의 공통된 시각이다. 영국 경제가 지난해 4/4분기부터 다시 침체에 빠져들었다는 얘기다.
유로존의 부채위기에 따른 파장과 수출 부진, 정부의 긴축 등이 맞물리면서 경제 성장이 뒷걸음질 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일종의 더블딥(Double-dip)의 덫에 빠진 셈이다.
ING은행의 제임스 나이틀리 이코노미스트는 “영국 경제는 본격적인 회복에 접어들기 전 추가로 악화될 것”이라며 “고용 불안과 실질 임금 감소에 따른 소비 위축이 지속적으로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업계 이코노미스트는 BOE가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확대할 가능성에 크게 무게를 실었다.
지난해 10월 실시한 750억파운드 규모의 양적완화가 오는 2월 종료되는 가운데 추가 부양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머빈 킹 BOE 총재 역시 인플레이션이 2% 아래로 떨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대책이 필요하다면 자산 매입을 추가로 실시할 수 있다고 밝혀 양적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IHS 글로벌 인사이트의 호워드 아처 이코노미스트는 “BOE가 2분기 500억파운드 규모로 양적완화를 추가 실시할 전망”이라며 “궁극적인 자산 매입 규모는 추가 상승할 여지가 높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CMC 마켓의 마이클 휴슨 애널리스트는 “중앙은행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경기를 부양하고 있는 것인지를 따져볼 때”라며 “10월 실시한 양적완화는 BOE가 기대했던 효과를 거두지 못했고, 추가 실시 역시 성공하라는 보장은 없다”고 지적했다.
중앙은행이 공급한 유동성이 실물경기로 흡수되지 않는 한 펀더멘털 측면의 부양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얘기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