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삼구회장 지분상승 의미 없어
[뉴스핌=이영기 기자] 금호산업이 6900억원의 자금지원방안이 결정되면서 자본잠식률의 회복으로 '관리종목지정'이나 '상장폐지'의 위기는 모면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추가 감자설'이 함께 묻어나와, 앞으로 가야할 길이 먼 것으로 보인다.
16일 채권단의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번 자금지원에도 불구하고 채권단은 영업을 통한 이익창출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하고 재무구조개선을 위한 추가 감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채권단 회의에서 결의한 구체적인 지원내용은 신규자금 지원 1200억원, 출자전환 2700억원, 유상증자 3000억원으로 총6900억원에 달한다.
특히 유상증자는 기존주주 배정방식으로 진행하되, 실권주를 제3자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 배정토록 했다.
이때 박회장은 통상의 할인참여가 아니라 20% 할증된 가격에 참여한다. 예상되는 규모는 2200억원이다.
더불어 유상증자 지분은 채권단의 신규자금지원에 대한 담보로 전량 제공되고, 채권단 결의에 의해 감자 진행 시 균등 감자될 수 있다 등의 조건이 달려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이 '감자 진행시 균등 감자될 수 있다'이다.
채권단이 추가감자의 개연성에 대비해 이러한 조건을 붙인 것이 아니라 이미 추가감자의 필요성을 확인하고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여기에는 자산매각에 따른 자금 유입분은 당연히 채무상환에 사용될 것이란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채권금융기관의 한 관계자는 "금호산업의 영업환경이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어 이번 조치만으로 올해를 넘긴다고 장담할 수는 없는 상태"라며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다"고 말했다.
그는 "감자를 예상하고도 증자에 참여하는 것은 금호산업을 살리는게 우선이라는 데 모두가 동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증자 참여로 박회장의 지분율이 14% 내외로 상승하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질 수준은 아닌 것으로 해석된다. 워크아웃 과정에서 출자전환된 주식을 보유한 채권단의 지분율이 여전히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채권은행의 한 관계자는 "이번 유증으로 기대되는 박 회장의 지분 상승에 대해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다"며 "경영권 행사를 위해서는 향후 채권단의 지분매각과정에 참여해 의미있는 지분율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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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