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쌍용차·한국GM·토요타 비교광고 봇물
[뉴스핌=김기락 기자] 현대·기아차 등 자동차 업계 광고 신경전이 치열하다. 공격적인 비교 광고를 통해 업계 터줏대감인 현대·기아차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것이다. 특히 비교 대상이 자동차의 성능과 편의성을 넘어 안전성까지 거론되는 등 대립 양상이 선명해지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와 한국토요타자동차가 최근 현대·기아차를 겨냥해 비교 광고를 선보이며 도발적인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
쌍용차는 지난 1월 열린 북유럽 레이스 대회 결과를 통해 기아차 스포티지R과 비교하는 광고를 했다. 이 대회에서 코란도C는 1위, 스포티지R은 55위를 기록한 것을 인용해 코란도C의 우수성을 설명한 것이다.
이 광고에는 ‘1위 SUV를 타시겠습니까? 55위 SUV를 타시겠습니까?’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그동안 비교 광고를 두 번 했으니 다음 광고 콘셉트는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한국GM은 지난달 알페온 광고에 “그랜저의 다섯 번째 변신을 축하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북미 판매량 1위는 알페온이라고 표현했다. 현대차를 축하하면서도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자사 제품 판매량이 높은 점을 강조한 것이다.
수입차 업체 중에서는 한국토요타자동차가 뉴캠리 광고를 통해 현대차 에어백을 문제로 삼았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뉴캠리는 미국 안전 규정대로 어드밴스드(advanced) 에어백을 장착해 한국에 수입된다.
-위 한국토요타자동차 뉴캠리 광고, 아래 한국GM 알페온 광고 <사진 각사 제공> |
뉴캠리 광고에는 ‘값싼 2세대 디파워드 에어백을 적용할 수도 있었다. 대부분 차들이 그렇게 하니까, 에어백은 보이지 않는 거니까’라며 안전성에 대해 강조했다.
이로 인해 자동차 에어백에 대한 안전성 차별 논란이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디파워드(depowered) 에어백이란 기존 에어백 보다 터질 때 압력을 줄여 승객의 상해를 줄인 반면, 뉴캠리에 적용된 어드밴스드 에어백은 디파워드 에어백과 비교 시 차속, 충격 등에 따라 에어백 팽창 압력이 달라진다. 때문에 디파워드 에어백 보다 가격이 약 30% 비싸고 안전성에 대한 차별 논란이 계속돼왔다.
◆에어백 차별?...안전성 차별 논란 재점화되나?
기아차, 어드밴스드 에어백 장착 모델 전무(全無)
어떤 에어백을 쓰느냐는 전적으로 자동차 회사와 각국의 안전 법규에 따라 정해진다. 현대차는 쏘나타 이하급 내수 차종에 디파워드 에어백을 적용하고 미국 수출용 쏘나타는 어드밴스트 에어백을 쓰고 있다.
국가마다 자동차 안전 법규가 다르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한국에선 한국 법규대로 디파워드 에어백을 쓰고, 미국 수출용은 미국 법규에 맞춰 어드밴스드 에어백을 쓴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내수용 자동차에도 엄연히 어드밴스드 에어백은 존재한다. 현대차 에쿠스를 비롯해 제네시스 등 내수용 차에도 수출용과 동일한 어드밴스드 에어백을 적용하고 있다.
기아차 중에서 어드밴스드 에어백을 적용한 차는 단 한 대도 없어 현대차와 기아차의 안전성에 차이를 두는 것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이외에 한국GM의 말리부, 알페온, 카마로와 르노삼성차 SM7과 SM5 등이 어드밴스드 에어백(듀얼 스테이지 혹은 스마트)을 적용했다.
특히 업계는 국내 완성차 업체가 아닌 한국토요타자동차가 지속적으로 현대차를 겨냥하는 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서 이 회사는 뉴캠리 신차발표회 때 경쟁차종을 그랜저로 지목하는 등 현대차와 전면전을 예고해왔다.
현대·기아차는 비교 광고 공세에 일일이 대응하고 있지 않지만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업체 광고이기 때문에 뭐라고 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며 “다만 수입차에 대한 막연한 선호도를 비교시승 통해서 현대차의 우수성을 알려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비교 광고는 미국에서 흔하지만 한국에서 허용된 지 5~6년 정도 됐다”며 “(비교 광고가) 국내 정서상 어색한 면은 있으나 마케팅의 한 분야로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광고가 최근 흐름과 비교 시 소극적인 것이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 회사 광고 제작은 전량 이노션 월드와이드에서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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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