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문형민 기자]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액이 사상 최대로 급증하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주식형펀드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이동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하지만 이같은 자금 이동 보다는 급증한 ELS 조기상환 자금이 재유입된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ELS 발행액은 총 13조1384억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7조6044억원에 비해 5조5340억원, 72.8% 급증한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지난 2월과 3월 잇따라 ELS 발행액이 월별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자 주식형펀드에서 ELS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주식형펀드에서는 지난 2008년부터 꾸준히 자금이 유출되고 있으며 올들어 1분기에 국내 주식형에서 3조원, 해외 주식형에서 1조원 등 도합 4조원 가량이 빠져나간 정황 때문이다.
그렇지만 증권사 영업 일선에 있는 지점과 상품개발부 등에서는 이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냈다.
조원희 KDB대우증권 PBCLASS 서울파이낸스 센터장은 "주식형펀드에서 ELS로 갈아타는 투자자는 그리 많지 않다"며 "CMA, MMF 등 단기상품에 넣어놨던 여유자금이 신규로 ELS로 유입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우선 ELS와 주식형펀드 투자자의 성향이 달라 자금 이동이 쉽지 않다는 게 이유로 꼽혔다. ELS 투자자들은 일반적으로 중위험 중수익을 추구한다. 시중금리 보다 높은 수익률과 원금손실 위험이 적은 ELS에 지속적으로 투자한다는 것. 반면 주식형펀드 투자자는 ELS 투자자에 비해 위험 선호형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종목형 ELS는 위험선호형 투자자들이 들어오기도 하지만 펀드투자자들이 쉽게 갈아타지는 않는다"며 "ELS 투자자는 계속 ELS로만 자금을 운용하는 성향이 있다"고 전했다.
오히려 ELS의 조기상환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게 발행금액 급증으로 이어졌다는 분석된다. 지난 1분기 ELS 상환 금액은 사상 최대인 8조9791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4조1915억원에 비해 두배 이상(114.2% 증가)으로 늘었으며 이 가운데 조기상환은 6조267억원, 만기상환은 2조6133억원이었다.
지난해 증권사들이 발행했던 ELS는 미국 신용등급 하락과 유럽 재정위기 부각으로 주가가 급락하자 조기상환을 하지 못하고 이연됐다. 올들어 주가가 크게 오르자 조기상환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ELS 발행액이 큰 폭으로 늘었던 지난해 2분기에도 상환금액이 6조9273억원으로 증가한 바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ELS 발행금액에서 상환금액에 차감한 순발행액은 지난해 2분기 3조6235억원, 3분기 3조9700억원에 이어 올 1분기 4조1593억원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ELS 시장에 신규자금 유입보다는 조기상환 자금의 재유입이 많았다는 얘기다.
한편 1분기 중 ELS 발행규모는 대우증권이 1조9748억원으로 시장점유율 15.0%를 차지했다. 뒤이어 우리투자증권 11.3%, 하나대투증권 10.2%, 신한금융투자 9.7%, 미래에셋증권 8.7%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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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문형민 기자 (hyung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