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 아우르며 '무임승차론' 차단 + 제3의 정치적 공간 확장
[뉴스핌=노희준 기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50)이 총선을 이틀 앞둔 9일 투표 독려 메시지를 선보인 가운데 막판 초방빅 양상을 보이는 총선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안 원장은 9일 투표 영상에서 과거 정치적 발언과 마찬가지로 특정 정당을 거론하지 않아 폭넓은 정치적 해석의 여지를 남겼다.
일단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투표의 중요성'과 이번 '총선의 의미'다. 안 원장은 '투표가 밥을 먹여준다', '투표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좋아지기도 하고 나빠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정치에 대한 냉소와 회의를 다시 한번 걷어내고자 한 셈이다.
이번 총선에 대해서는 '시대의 변곡점'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대립의 시대에서 조화와 균형의 시대로 넘어가는 전환점이라는 것이다. 투표 자체와 이번 총선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투표독려를 하기 위한 메시지로 읽힌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야권에 다소 유리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기본적으로 높은 투표율은 야권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안 원장은 투표율이 70%를 넘으면 미니스커트를 입고 율동에 노래를 할 것이라는 '공약'도 내놓았다.
투표율 70%는 박선숙 민주통합당 선거대책본부장이 제시한 '해볼만한 선거'로 접어드는 투표율 분기점 60%보다도 높은 수치다.
특히 '화나셨어요? 그럼 투표하세요!라는 대목에서는 분노의 대상을 어떻게 상정하느냐에 따라 해석은 갈리지만, 대개 선거의 기본이 심판론에 있다는 점에서 야권의 '정권심판론'과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다만, 분노의 대상과 '앵그리버드'가 깨트리려는 기득권을 현 정권이 아니라 '진영논리'에 빠진 정당이나 정파 등 기존의 기득권 정치체제로 본다면 '인물'을 강조했던 지난 전남대 발언처럼 여권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인물론'이 부각되면 '정권 심판론'은 상대적으로 희석된다.
한편, 투표독려라는 원론적인 방법론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점에서 총선 구도에서 가장 큰 수혜자는 여도 야도 아닌 대권주자 '안 원장 자신'이라는 관측도 있다. 여야를 모두 아우르는 메시지를 통해 '무임승차론' 비판을 차단하는 동시에 안 원장 자신의 제3의 정치적 공간을 점차 확장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이상돈 새누리당 비대위원은 이날 SBS라디오 출연해 전날 안 원장의 '투표율 70% 발언'이 야권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이 아니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어떻게 보면 안철수 교수가 자기의 지지를 더 공고하기 위한 정치적인 발언이 아닌가 한다"고 밝혔다.
이 비대위원은 "안철수 교수의 발언은 중간층에 있다고 하지만 결국엔 좀 야권에 기대는, 호소하는 이런 측면이 있다"며 "다만 안철수 교수의 지지기관이 젊은 층이기 때문에, 그 젊은층은 역시 아무래도 좀 야권에 호응이 많지 않습니까"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안철수 원장이 9일 공개한 '안철수의 투표약속' 유투브 동영상의 한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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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