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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금융까지 떼라고?..재계, 與금산분리 '반발'

기사입력 : 2012년08월14일 10:16

최종수정 : 2012년08월14일 11:19

- 경영권등 지배구조에 즉각 영향 '좌불안석'

 

[뉴스핌=이강혁 강필성 기자] 여당인 새누리당이 대기업집단의 보험·증권·카드 등 제2금융권 계열사를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금산분리 확대 법안 발의를 준비하면서 재계가 좌불안석이다.

삼성, 현대차 등 국내 주요 대기업집단 대부분이 제2금융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데다, 이 법안이 현실화되다면 경영권 등 지배구조 전체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서다.

14일 정치권과 재계 등에 따르면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은 이날 전체회의를 시작으로 관련 입법안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현재 금산분리는 은행법상 대기업의 은행 지분 보유 한도를 9%로 제한하고 있다. 대기업이 계열 금융회사를 사금고처럼 쓰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됐지만 제1금융에 국한된다.

그러나 새누리당에서는 이번에 제2금융권이 제조업 지분을 보유할 수 없도록 하고, 제조업의 제2금융권 지분 보유도 제한하는 방안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예컨대, 일반지주회사와 금융지주회사를 확실하게 분리해 금융지주회사가 비금융자회사를 두지 못하게 하거나, 대기업이 제2금융권 계열사에 대해 의결권을 제한당하거나 하는 식이다.

새누리당은 내부적으로 아직 명확한 입장을 정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금산분리를 확대하는 방안을 현실화시키겠다는 의지는 강해 보인다. 다만, 그 실효성을 두고 내부적인 반대 의견도 적지 않아 입법안이 어떤 규모로 확정될지는 논의를 좀더 지켜봐야 한다.

사실, 그동안 야권의 유력 대선후보들은 앞다퉈 순환출자 금지나 출자총액제한제, 금산분리 등을 강화하는 내용의 공약을 발표해 왔다. 특히 금산분리에서는 대부분이 '강화'를 외치고 있다. 여기에 여당인 새누리당까지 나서 금산분리를 확대, 강화하는 법안 발의에 나서려하자 재계는 속이 편치 않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근 여야가 경쟁하듯 대기업을 때려잡는 법안을 내세우고 있어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상식적으로 글로벌 경기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금융 계열사를 처분하라고 하는 것은 상생,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도 이해 안가는 측면이 많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현행법상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는 제한(일명 9%룰)되지만 제2금융권의 소유는 따로 분리하지 않고 있어 ‘은산분리’로 불려왔다. 때문에 제2금융권 계열사를 보유한 대기업집단은 약 29개에 달한다. 30대 그룹 대부분이 이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얘기다.

실제, 세부적으로는 삼성그룹이 11개의 금융 계열사를 보하고 있다. 동부그룹과 롯데그룹도 각각 10개를 보유 중이다. 이외에도 한화그룹이 9개, KT 8개, 태광그룹과 웅진그룹이 각각 7개를 보유하는 등 주요 그룹사들은 모두 제2금융계열사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맥락에서 재계는 그동안 순환출자 금지와 금산분리 확대안 만큼은 원칙적인 반대 입장을 표명해 왔다. 출총제나 총수의 횡령 등 처벌 등의 경제민주화안은 반대의 입장을 취하면서도 일부분 논의의 여지를 보였지만 이 두가지 입법안 만큼은 결연한 결사 반대의 입장을 취해왔던 것이다.

총수의 경영권 문제를 떼어내더라도 그룹 전체의 지배구조 붕괴와 이에 따른 글로벌 역량과 사업전반을 뒤흔들 수 있다는 심각한 우려가 깔려 있다.

사실, 재계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이번 새누리당의 금산분리 확대안의 실효성에 의문부호가 따라 붙는다. 당장 분리 과정에서도 수조원에 달하는 거액의 자본을 필요로 하는데다, 동시 다발적으로 제2금융사들이 매물로 나오면 제값을 받기도 힘들어진다. 결국 수혜는 고스란히 외국계 투기자본에게 집중되리라는 지적이 높다.

재계 관계자는 "전세계에서 제2금융 계열사 분리라는 규제를 가진 나라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결국 이 금산분리는 외국계 투기자본을 대상으로 한 법안이라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경쟁력 차원에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시선이 강한 셈이다.

금융권에서조차 시중은행의 외국인 지분율이 60%를 넘긴 상황에서 제2금융까지 금산분리가 강회되면 보험이나 증권, 카드업에서 외국계의 시장 장악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럴 경우 오히려 시너지보다는 부실화의 우려가 높이는 꼴이라고 금융권은 지적한다.

이와 관련, 대한상공회의소 강석구 기업정책팀장은 "단적으로 기업이 신규사업 진출 일환으로 제2금융 계열사를 하는건데 이걸 막겠다는 것은 사업하지 말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면서 "외국에서도 이런 식의 금산분리는 거의 없다. 미국도 은산분리는 하지만 제2금융까지는 규제하지 않는다. 맞지 않는 규제다"라고 강한 반대의사를 나타냈다.

한편,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은 이날 금산분리 법안 발의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일부 의원들이 강하게 추진하고 있지만 모임 내부에서도 이런 강력한 규제 발의에 대한 반발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어떤 결과를 도출할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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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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