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국채의 수급이 내년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내년 재무부의 국채 발행이 줄어드는 데다 연방준비제도(Fed)가 매입을 늘리면서 안전자산 품귀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얘기다.
3일(현지시간) 프라이머리 딜러에 따르면 미 재무부의 국채 발행 규모는 올해 1조 2000억 달러에서 2500억 달러 감소할 전망이다.
또 JP모간에 따르면 연준은 경기 부양을 통해 기존의 월 400억 달러 모기지 증권 매입과 함께 국채 매입을 450억 달러 늘릴 예정이다. 연준이 재무부의 신규 국채 발행 가운데 90% 가량을 흡수한다는 얘기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 공공 부채가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민간 투자자들이 확보할 수 있는 국채 물량은 줄어드는 셈이다.
지난주 재무부가 실시한 2년 만기 국채 발행에 입찰 규모의 네 배를 넘는 투자자금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에 따르면 미국 국채 수익률은 글로벌 국채 평균 수익률에 비해 0.5%포인트 낮은 상태다. 수익률 차이는 지난 2010년 4월 0.25%포인트에서 두 배 확대됐다.
콜롬비아 매니지먼트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스의 자크 팬들 채권 전략가는 “국채 수급 악화에 따른 금리 하락 압박이 지속될 것”이라며 “이는 재무부에만 유리한 것이 아니라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민간 부문에도 우호적”이라고 말했다.
투자가들 사이에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 전망치는 점차 낮아지고 있다. 투자가들은 내년 말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2.26%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 6월 전망치 2.79%에서 크게 하락한 것이다.
미 정부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재무부의 국채 발행을 통한 부채는 매년 2조 1000억 달러 이상 늘어났다. 이는 위기 이전인 2008년 9220억 달러에서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찰스 슈왑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브레트 완더 채권 투자 책임자는 “국채 공급이 줄어드는 동시에 수요는 더욱 강력해지고 있다”며 “수익률 하락 압력이 이중으로 가해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