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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개발 부도에 주민들 '하우스 푸어'로 전락

기사입력 : 2013년03월14일 13:39

최종수정 : 2013년03월14일 13:41

- 대출금 상환 못하고 경매도 계속 유찰돼

[뉴스핌=한태희 기자]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의 휴유증이 커지고 있다.

역세권 개발 기대감에 집값이 오르자 대출을 받았던 사업지 주민들이 '하우스푸어'로 전락하고 있다. 주택경기 침체에다 사업이 지지부진해져 집값이 꺾이자 대출금을 갚지 못해 경매로 내몰리고 있는 것.
  
14일 서부이촌동 중개업계에 따르면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이 중단되면서 서부 이촌동에 주택이 경매로 넘어가는 '하우스푸어'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서부 이촌동 주민 중 상당수가 개발호재로 집값이 급등할 때 대출을 늘렸기 때문이다. 

서부이촌동 주민 김모씨는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대출받은 사람도 있고 자기 사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출받은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식들 사업자금을 대주기 위해 대출받은 사람도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용산사업이 발표된 후 서부이촌동 집값은 2배 가까이 치솟았다. 사업 발표 전 4억5000만원에 거래되던 전용면적 85㎡ 아파트는 사업 발표 후 8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서부이촌동 11구역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주민 2300가구 가운데 1250가구가 평균 3억4000만원 빚을 지고 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의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PFV)가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이자 52억원을 갚지 못해 13일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했다. 사진은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부지 모습.

하지만 개발사업이 6년 넘도록 지연되자 이 일대 주택 거래는 얼어붙었다. 집을 팔아 대출금을 갚지도 못하게 된 것이다. 결국 이자부담을 견디지 못한 주민들은 집을 팔지 못해 결국 경매로 집을 빼앗기고 있다.

경매 정보제공업체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경매시장에 나온 이촌동 아파트는 2007년 28건에서 지난해 113건으로 증가했다. 6년동안 약 4배 늘어난 것이다. 올해 들어서만 이 지역에서 경매로 넘어간 주택이 30가구를 넘는다.

문제는 주민들이 경매로 집을 넘겨도 대출금을 해결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경매시장에 나온 주택도 여러 차례 유찰돼 적게는 당초 감정가격의 50%에 낙찰되기 때문이다.

현재 경매가 진행중인 용산구 이촌동 주택 6건 가운데 1회 이상 낙찰자를 찾지 못한 유찰된 사례는 4건에 이른다. 나머지 2건은 3차례 유찰됐다. 경매로 나온 주택은 1회 유찰될 때마다 집값이 20%씩 할인돼 가격에 재입찰된다.

49% 할인돼 2억3000만원(감정가 4억5000만원)까지 떨어진 서부이촌동 59㎡짜리(전용면적 기준) 아파트는 4번째 입찰을 기다리고 있다.

서부이촌동 베스트공인 임현택중개사는 "이곳에서 하우스푸어 얘기는 오래 전부터 나온 이야기"라며 "집을 팔아서 빚을 갚으려 해도 거래되지 않아 경매에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경매로 나온 물량이 사라지기 전까지 집값은 올라가지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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