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 "공선법 위반, 야권연대 움직임 아니냐" 주장
[뉴스핌=노희준 기자] 정치권은 18일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와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전날 만남에 일제히 견제구를 날렸다.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 전 교수가 현직 시장인 박 시장을 만나 '후광 효과'를 누리는 것 아니냐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다.
4.24 재보궐선거 서울 노원병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전 서울대교수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17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한 식당 앞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뉴시스] |
전날 안 전 교수와 박 시장은 서울 중구 정동에 있는 한 음식점에서 만나 45분가량 환담을 나눴다.
양측에서는 두 사람이 미국 체류 경험과 보궐선거, 지역 현안 등을 두고 원론적인 수준의 덕담을 주고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원병을 노리는 여타 후보(측)은 두 사람의 만남에 대해 공직선거법 9조(공무원의 중립의무 등)와 86조(공무원 등의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 금지) 위반 여부와 야권연대 조기 움직임 등을 거론하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날 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선거를 앞두고 서울에서 출마하는 국회의원 예비후보와 서울시장이 만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뿐더러 선거법 위반 논란을 일으킬 소지가 충분히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또 안 전 교수를 겨냥, "현직 서울시장을 선거에 이용하려는 듯한 속셈에서 언론이 주목하는 회동을 연출했는데, 이야말로 구태정치가 아니냐는 비아냥이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심재철 최고위원도 이날 최고회의 모두발언에서 "안철수 예비후보가 어제 민주당 소속 박원순 시장을 만났는데 박 시장은 '내가 시장이라 그곳 상황을 잘 안다'고 했다고 한다"며 "지역구 문제 해결에 대한 서울시의 협조를 이끌어낼 능력을 과시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지적했다.
심 최고위원은 "박 시장은 '야권 전체를 보면서 포용력을 갖고 잘해달라'고 했는데 민주당과의 연대협력 가능성을 두고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며 "선거를 앞두고 지자체단체장의 지역구 관련 언급은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극히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이동섭 민주당 노원병지역위원회 위원장도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 "박원순 시장이 상당히 인기가 있는 분이라서 그런 걸 이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지금 선거가 이뤄지기 직전에 만나는 것은 그렇게 썩 바람직하지 않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진보정의당 역시 안 전 교수와 박 시장의 회동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천호선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서울시정을 책임지고 있는 박 시장과 지역현안을 안고 노원병 지역에 출마해 선거를 코 앞에 두고 있는 후보가 만난다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는 부분"이라며 "이런 모습은 그다지 새 정치다운 모습은 아닌 것 같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논란의 당사자인 박 시장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에 출연, "본인이(안 전 교수가) 무슨 특별한 현안에 대해서 '이렇게 해 달라, 저렇게 해 달라'고 한 얘기는 전혀 없었다"며 "저도 지난번에 제 선거를 통해서 정말 바닥의 민심을 잘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는 덕담 차원의 얘기를 나눈 것"이라고 선거법 저촉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에 대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공보과 관계자는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만약 위반이라고 하면 (박 시장이 공직자 신분이기 때문에) 공직선거법 9조와 86조에 저촉될 수 있다"면서도 "회동을 해서 환담을 했지만, (안 전 교수가) 적극적으로 지역 현안을 발언하고 (박 시장이) 적극적으로 (지원) 검토를 하겠다고 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위반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