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문화·연예 대중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변상문의 風流여행기] 판소리① 금을 짊어지고 맨밥 먹는 예술

기사입력 : 2013년04월01일 08:43

최종수정 : 2013년04월01일 08:43

지난 2월14일 미국 LA문화원에서 열린 한국전통음악 '우리노래 우리 가락' 공연에서 정순임이 판소리 심청가를 부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창덕궁 돈화문 앞에서 종로 3가역 6·7번 출구까지를 국악거리라고 한다. 국악거리 골목 종로구 익선동 159번지 삼겹살 집이다. 

이 곳에서 소주잔을 기울이다 보면 시계바늘은 어느새 80여 년 전으로 돌아간다. 1934년 한성준, 이동백, 김창룡, 송만갑, 정정렬 등 전설적 명창 명고수들은 이 삼겹살 집에서 조성성악연구회를 조직해 조선음악의 부흥을 꿈꿨다.

당시 국악거리는 늘 인력거가 넘쳤다. 명인 명창들은 그런 인력거를 타고 공작새 꼬리처럼 곱게 단청한 기와집 솟을 대문을 분주히 드나들었다. 한량들은 헛기침 마저 장단 끝에 매달아 놓고 흥을 즐겼다. 외씨 버선 치마폭엔 돈이 가을 낙엽 날리듯 날렸다. 그렇게 전통 소리는 끝모를 하늘로 높이 날아가고 있었다. 그리고는 돌아오지 않았다.

2013년 지금의 국악거리는 을씨년스럽다. 만정 김소희가 제자들을 가르치던 건물은 횟집 위에 까치집처럼 외롭게 앉아있다. 장끼 목털같이 화려했던 집들은 없어지고 대신 꾀죄죄한 입성차림의 촌놈 모습뿐이다. 

명인 명창들이 드나들던 골목엔 가난한 행려자만 술에 취해 쓰러져 있다. 전통 음악 판소리의 현재 모습은 이와 같다. 유네스코가 인류구전 및 세계 무형유산 걸작으로 지정한 자랑스러운 우리의 소리가 사회의 무관심속에 금을 짊어지고 맨밥을 먹고 있는 거다.

국악은 궁중음악과 민속음악으로 나눈다. 궁중음악엔 정악, 시조 등이 있다. 민속음악은 판소리, 민요 등이다. 이중 판소리는 우리 전통문화예술의 총합이라 할 수 있다. 한 때 판소리는 우리 민족 역사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고 문화 역시 그 흐름과 함께 변해가면서 애석하게도 판소리는 옛명성을 잃은 채 방황하고 있다. 판소리는 우리의 전통 문화예술 중 가장 독보적이고 가장 화려하며 최고의 기량을 갖춘 종목이다. 이런 판소리가 제대로 대접 받을 때, 그 때야 말로 우리가 세계 문화를 주도할 수 있다. 변상문의 풍류 이야기. 풍류의 총잡 판소리의 세계로 들어가 본다.

오온(五蘊)은 공(空), 공은 ‘꽝’이라 했다.

판소리가 언제부터 생겼는지 정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다. 다만 조선 영조 때 유진한이 춘향가를 듣고 '춘향가 이백구'를 지은 것으로 보아 대략 그 이전에 골격을 갖췄을 것으로 본다. 

판소리는 판과 소리가 결합된 말로써 소리가 있는 놀이판을 뜻한다. 이런 판소리는 노래하는 소리꾼과 북을 치는 고수(鼓手), 단 두 사람으로 구성된 공연이다. 처음에는 단가(短歌)라는 짧은 노래로 목을 풀고, 장장 여덟 아홉 시간을 향연한다.

판소리는 소리, 아니리, 발림, 추임새로 구성된다.

시간의 골 너머 항문으로부터 출발한 것이 오장육부 지나 목젖 너머로 토해지는 것이 있다. 몸덩어리 자체가 관악기다. 통음이다. 물안개가 피어 오른다. 맑은 계곡물이 또르르르 흐른다. 뇌성벽력이 친다. 뇌성벽력이 폭발하고 나면 끝인가 싶었는데 푸른창공 위로 또 한번 솟구친다. 그리고는 햇빛 받은 이슬되어 사라진다. 이를 '소리'라 한다.

이야기가 있다. 중년이 돼 다시 만난 첫사랑 여인과 나누는 세월의 이야기가 있다. 막걸리 잔 앞에 놓고 영화 박하사탕처럼 열차를 거꾸로 달리게 해 숨어 버린 시간의 이야기를 꺼낸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이야기를 듣다 보니 온 몸에서 쥐어 짠 눈물에 김이 모락 모락 난다. 굴러 떨어지면 금새 발등을 깰 것만 같다. 이를 '소리'가 아니라 해서 '아니리'라 한다.

부채를 쥔 몸짓이 있다. 왕후장상의 하늘 같은 몸짓도 있고, 저자거리 시정잡배의 때국물 졸졸 흐르는 몸짓도 있다. 토끼도 흉내고 자라도 흉낸다. 제비가 돼 북경지나 의주길 따라 삼각산 돌고 도는 몸짓이 있다. 춘향이가 작은 이 도령 서는데 먹는 시금 털털한 몸짓도 있다. 조조가 관우운장 앞에서 머리 조아리며 흐느껴 우는 권세 따라 이문 따라 하는 몸짓도 있다. 이를 '발림'이라 한다.

오온은 공이라고 한다. 색즉시공이요 공즉시색이라 한다. 색불이공이요 공불이색이라 한다. 이 모든 걸 합쳐 열반, 공, 무, 무상, 중도라 한다. 불교의 교리다. 전체가 하나이고 하나 속에 모든게 있다는 말이다. 알 듯 말 듯 하지만 뭔가 가슴에 와 닿긴 닿는다. 

그런데 확실히 와 닿는 색즉시공이 있다. 판소리 꾼 박(拍) 끝에 ‘얼씨구, 조오타, 쯔쯧’ 등을 대랑 매달아 태우며 ‘꾼’과 ‘피꾼’이 하나가 되는 현실의 세계가 있다. 이를 ‘추임새’라 한다.

CES 2025 참관단 모집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지연·황재균, 결혼 2년 만에 파경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걸그룹 티아라의 지연과 프로야구 kt 내야수 황재균이 결혼 1년 10개월 만에 파경을 맞았다. 지연은 5일 법률대리인을 통한 입장문에서 "저희는 서로 합의하에 이혼을 위한 조정 절차를 진행하게 되었다"며 "빠르게 입장 표명하지 못한 점 양해를 부탁드린다. 향후 더 좋은 모습으로 인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티아라 지연. [사진=지연] 지연의 법률대리인은 두 사람이 서로의 다툼을 극복하지 못해 별거 끝에 이혼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현재 서울가정법원에 이혼 조정 신청서가 제출된 상황이다. 이들의 이혼설은 지난 6월 처음 나왔다. 부산 경남권 방송 KNN 라디오로 야구 중계를 하던 이광길 해설위원이 방송이 안 되는 줄 알고 "황재균, 이혼한 거 아냐"라고 사담을 한 것이 전파를 타게 되면서다. 지난달 초에는 서울 강남의 한 술집에서 황재균이 늦게까지 지인들과 어울리는 영상이 SNS에서 확산되면서 다시 이혼설이 제기됐다. 황재균. [사진=kt] 두 사람은 2022년 12월 결혼식을 올렸다. 지연은 2009년 티아라로 데뷔해 '거짓말', '보핍보핍', '롤리폴리' 등의 히트곡으로 활동했다. 황재균은 2006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고, 현재 소속팀 kt는 LG와 준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있다. 5일 1차전에 7번 3루수로 출전한 황재균은 삼진 2개 포함해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zangpabo@newspim.com 2024-10-05 18:31
사진
백자 달항아리와 BTS가 만났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전통문화의 고유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백자 달항아리와 BTS가 만나서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상품이 출시됐다. 하이브는 오는 9일 한글날을 맞아 국립박물관문화재단과의 협업으로 공식 상품 '2024 달마중 BTS X 뮷즈(MU:DS)'를 출시한다고 4일 밝혔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백자 달항아리 미니어처. [사진 = 하이브 제공] 2024.10.04 oks34@newspim.com '달마중'은 전통문화에 감각적인 디자인과 트렌드를 입혀 MZ세대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끈 국립박물관상품 브랜드 '뮷즈'와의 협업으로 출시됐다. 지난 2021년과 2022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시리즈다. '달마중'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국보급 유물 6점에서 모티프를 얻어 제작됐다. 해당 유물은 반가사유상, 청자상감 국화·모란무늬 참외 모양 병, 청자상감 국화 넝쿨무늬완(찻 그릇), 백자 상감 연꽃 넝쿨무늬 대접, 백자 상감 모란·나비무늬 편병, 백자 달항아리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사진 = 하이브 제공] 2024.10.04 oks34@newspim.com 하이브는 이들 유물 디자인에 그래픽, 방탄소년단 그룹 로고, '옛 투 컴'(Yet To Come)·'소우주' 가사를 더해 공식 상품을 제작했다. 반가사유상에는 '당신은 꿈꾸는가, 그 길의 끝은 무엇인가' 하는 '옛 투 컴' 가사가 새겨졌고, 백자 달항아리에는 '한 사람에 하나의 역사, 한 사람에 하나의 별' 하는 '소우주'의 가사가 어우러졌다. 한편, 달마중 티저 영상은 4일, 화보 이미지는 5일 하이브 머치 X(구 트위터) 계정에 공개되며, 오는 8일 11시부터 위버스샵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국립중앙박물관 내 뮤지엄 샵에서 구매할 수 있다. oks34@newspim.com 2024-10-04 11:3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