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보고서 "금융위기 이후 더 이상 경기완충 역할 못해"
[뉴스핌=우수연 기자]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 경기완충 작용을 하던 서비스업이 이후에는 오히려 경기둔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국은행 산업분석팀 배성종 차장, 이은석과장, 박상우 조사역은 지난 1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산업별 생산변동 요인 분석 및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서비스업은 글로벌 위기 이전에는 경기완충 역할을 했지만 이후에는 전체 경기보다 더 크게 위축되면서 경기회복세를 둔화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산업분석팀은 국내 제조업, 서비스업, 건설업 등의 업종별 성장률과 산업 생산 변동, 추세 변화 등을 글로벌 금융 위기 이전(2008년 4분기~2009년 1분기)과 금융 위기 회복기(2009년 2분기~2012년 4분기)로 나누어 분석했다.
산업별로 금융위기를 어느정도 회복했는지를 살펴보면, 제조업은 위기이전 추세를 상회했으나 서비스업과 건설업은 완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이전 추세와 격차도 점점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산업분석팀 배성종 차장은 "금융위기 이후 전체 서비스업의 부진은 주로 공통된 경기요인인 내수부진의 영향도 크게 받았으나 각 서비스 항목별로 요인을 따져보면 산업특이요인에 의해 생산 감소를 나타낸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보고서에서 공통요인이란 주로 경기와 함께 움직이는 요인을 말하며, 산업별 특이요인이란 경기 동향과는 다르게 움직이는 산업군 내에 한정된 변동요인을 뜻한다.
예를 들어 교육서비스의 경우 금융위기 이후 대내외 불확실성이라는 특이요인이 마이너스를 나타냈고, 주택거래 침체 등과 연관이 있는 부동산 임대업도 마이너스(-) 특이요인이 크게 나타났다.
즉 부동산 임대 서비스의 경우 내수 부진 뿐만 아니라 주택 거래의 침체로 더욱 큰 폭의 생산 증가율 부진을 기록했다는 얘기다.
반대로 유통서비스업의 경우 플러스 특이요인이 마이너스의 경기요인을 상회하며 생산 증가율이 오히려 이전 추세를 상회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운수업이 여타 서비스업과는 달리 제조업 경기 상승세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배 차장은 보고서를 통해 "향후 경기회복을 위해서는 거시적 통화·재정정책 이외에도 산업별 특이요인에 초점을 맞춘 미시적 정책대응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보고서는 거시적통화정책을 주도하는 한국은행에서 산업별 특이요인에 맞춘 미시적 정책 대응을 강조하는 목소리를 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