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본적 동력 부재…중장기적으로 제자리걸음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금융시장에서 엿보이는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대단히 높지만 고용을 창출할 만큼 충분히 성장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3월 고용지표에서 확인됐다.
미국 경제의 성장이 부진한 것은 물론이고 실질적인 성장 엔진을 장착하지 못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때문에 장기적으로 횡보하는 수준에 그치는 저성장과 고용 한파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모펀드 업체 WL 로스 앤 코의 회장이자 억만장자 투자자인 윌버 로스는 “경제 성장을 이끌 근본적인 동력이 부재한 상태이며, 미국 경제는 중장기적으로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업이 실질적인 매출 증가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며 “기업이 신규 채용에 나서는 데 가장 핵심적인 관건이 매출 증가라는 점에서 향후 고용시장을 낙관하기 어려운 이유”라고 강조했다.
5일 발표된 고용지표에 따르면 지난달 비농업 부문 일자리는 8만8000개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시장 전문가 예상치인 20만건과 전월 26만8000건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특히 노동시장 참여율이 63.%로 197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 고용 상황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켰다. 실업률이 7.6%로 하락했지만 고용 증가에 따른 결과가 아니라 구직 단념자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의미를 두기 어렵다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QE)를 포함한 공격적인 부양책이 실물경기를 살리는 데 사실상 실패했다는 비판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로스 역시 연준의 정책이 주식시장과 국채시장의 버블을 조장했을 뿐 미국 경제의 장기 성장률과 고용 등 보다 근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별다른 기여를 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주택시장의 반등은 연준의 QE가 이뤄낸 성과라고 평가했다. 주택시장 버블 붕괴 이후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진 데 따라 수요가 최근 가파르게 살아난 데다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을 유지하면서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얘기다.
로스는 “연준이 주식과 국채 버블을 초래한 한편 주택시장을 되살리는 데 일조한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며 “미국 경제에서 강한 기초체력 회복을 보이는 몇 안 되는 부분 중 하나가 주택시장”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