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 한라그룹이 국내 건설경기의 장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라건설에 9100억원을 지원한다.
한라그룹은 한라건설을 지원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포함해 총 9100억원 규모의 재무구조 개선대책을 마련했다고 12일 밝혔다.
한라그룹이 이날 발표한 경영정상화 계획은 ▲㈜마이스터 및 ㈜만도 등 계열사들의 공동참여로 3435억원 규모의 한라건설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물류창고 및 골프장 등 자산의 조기 매각으로 5600억원 규모의 자구노력을 시행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한라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마이스터 및 ㈜만도는 이날 각각 이사회를 열고 한라건설의 유상증자에 공동 참여키로 의결했다.
당초 한라건설의 유상증자 규모는 3800억원으로 예정됐으나 최근 증시에 퍼진 건설사들의 악재로 한라건설 주가가 하락함에 따라 증자 규모가 다소 줄어 들었다.
한라건설은 이같은 자구 노력을 통한 조기 경영정상화 추진과 함께 수익성 위주의 국내외 공사 수주로 건설업의 성장 기반을 다져나갈 계획이다.
또 발전-환경-물류-IT 등 新사업을 적극 추진함으로써 총 매출에서 차지하는 건설업 비중을 점차 줄여나가기로 했다. 한라건설은 이를 위해 회사명을 ㈜한라로 바꿔 ‘脫 건설’ 의지를 명확히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병수 한라건설 사장은 “4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국내 건설경기 침체로 건설업계의 유동성 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룹 차원의 대외 신인도 회복을 위해 한라건설의 조기 경영정상화 계획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또 “건설부문의 자구 노력 외에도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모회사인 한라건설의 재무구조 개선과 함께, 한라그룹 전체의 경영 안정성을 제고하는 효과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라건설은 이번 대규모 유상증자와 자구 노력이 완료되면 부채비율이 작년말 556%에서 200% 이내로 대폭 낮춰지게 되며, 올해 영업이익의 흑자 전환을 이루고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를 통해 건설부문의 경영정상화를 앞당겨 실현할 계획이다.
한라건설이 마련한 자구계획은 ▲골프장 등 지연 사업장 매각에 따른 채권 회수 등으로 2250억원 ▲유가증권 등 투자지분 매각으로 1650억원 ▲복합 몰 사업의 채권회수로 900여억원 ▲물류단지 수익증권 매각 등 총 5600억원 규모다.
앞서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은 지난해 한라건설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자회사인 한라엔컴 주식을 한라건설에 무상증여하는 등 총 1050억 원 규모의 자금 지원을 한데 이어, 이번 유상증자에도 일부 참여하며 자회사인 한라I&C 주식을 한라건설에 추가로 무상출연키로 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