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글로벌

속보

더보기

[달러/엔 100엔 돌파] 한국 당국, 역시 엔저(円低)가 문제였다

기사입력 : 2013년05월10일 11:41

최종수정 : 2013년05월11일 08:37

- 환율 추세 역전시도는 힘들어… '스무딩'

[뉴스핌=김사헌 기자] 김중수 호가 선수를 급히 바꾸어 전격 금리인하를 단행하면서, '뒤늦게' 글로벌 환율전쟁에 뛰어들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G20 회담에서 선진국들이 환율전쟁 같은 것은 없다면서, 일본의 강력한 완화정책에 대해 면죄부를 줄 때도, 우리는 중국과 함께 일본 때리기를 시도했을 뿐 건진 것이 없었다. 

선진국들은 "우리가 살아야 신흥국에도 좋으니, 당분간 완화정책에 따른 주요통화 가치 하락 등의 불편함을 참아내거나, 아니면 이 충격을 줄이기 위해 대응 완화정책을 하거나 거시건전성 정책을 사용할 것"을 사실상 종용했다. 우리는 완화대열에 동참보다는 거시건전성 대책을 사용했다.

하지만 당시 김중수 총재는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한국 같은 나라는 선진국 정책에 따른 거품 발생을 주의해야 한다는 인식을 보여주더라면서, 하반기에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오히려 걱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농산물 가격 상승과 같은 제어 불가능한 변수가 문제라는 한국은행 측의 상황 인식이 소개되기도 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물론 현오석 기획재정부 장관은 취임 직후 주요20개국(G20) 회담 데뷔 무대에서 "북한 위협보다 엔화 약세가 더 걱정"이라며 적확한 인식을 보였지만, 이 때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정책 당국의 인식은 안일한 단면을 보여줬다.

당시 한국은행 금리동결 결정에 이은 설명과정에서 당국자는 엔 약세가 아직 별 영향을 주지 않고 있어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기획재정부는 새 장관 취임 후 내부 인사가 덜 진행되어서 이 문제를 팔로업하는 주체가 명확지도 않았으며, 특별한 대책도 없었다. 

4월 초 현 장관이 주재한 경제장관간담회에 관계기관 합동으로 제출된 <엔화 약세의 영향 및 대응방안> 보고서는 "수출 등에서 엔저의 영향이 아직 본격화되지 않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게다가 우리 브랜드와 품질 경쟁력이 높아져 환율 변동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에 비해 축소됐다면서, 대일 의존도가 높은 부품소재 등 수입단가 하락으로 완제품 수출경쟁력 제고에 긍정적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안일한 인식은 4월 한 달 엔화 약세가 주춤하면서 그대로 무사통과했을지 모르지만, 5월 들어 다시 엔 약세가 전개되고 급기가 100엔 환율시대가 열리면서 용인될 수 없는 지경에 도달한 것으로 판단된다.

9일 자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국: 바보야, 문제는 엔이야"라는 자극적인 제하의 기사를 통해 "김중수 총재가 이끄는 한국은행 위원들은 금리를 인하하면서도 일본을 손가락질하지 않는 점잖은 태도를 보였지만, 사실 외환시장에서 엔화 약세가 지속된 것이 마음을 바꾸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을 것이 뻔하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원/엔 환율 차트를 보면 알 수 있듯, 3월에 반등했던 환율이 더 하락하지 않고 4월에 안정되기만 했더라도 금통위는 이번에도 금리를 동결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4월에 다시 환율이 하락하자 참지 못하고 금리인하 대열에 동참했다는 얘기다.

※출처: 톰슨로이터, FT에서 재인용

이번에 금통위는 정책결정문에서 한국 경제의 생산갭이 상당 기간 동안 마이너스에 머물게 될 것이라면서, 그 이유로 엔화 약세 뿐 아니라 세계경제 회복 지연과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을 함께 제시했다.

실제로 HSBC의 분석가 로널드 먼도 보고서에서 "김 총재의 기자회견에서 뽑아낼 수 있는 핵심은 ▲ 금리인하는 정부의 부양책을 지원하기 위한 것 ▲ 유럽중앙은행과 호주연방준비은행의 전격 금리인하를 고려한 대응 ▲ 일본은행의 완화정책이 한국에 큰 영향을 줬기 때문 등 세 가지로 요약했다.

FT는 이런 세 가지 요인이 작용했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6주 만에 한국 원화가 일본 엔화 대비로 7% 평가절상되면서 6개월 만에 무려 20%의 평가절상이 이루어졌다는 점을 그 자체로 이번 결정의 배경임을 웅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 외환당국인 기획재정부의 개입 움직임도 환율 변화를 더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 인식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하루 만에 1090원 선을 회복한 환율은 달러화 강세에 힘입어 1100원을 돌파하고 있다.

하지만 전날 한국은행의 금리인하에도 1080원대 중반을 지키던 환율은 막판 당국 개입 물량으로 추정되는 달러 수요에 따라 1091.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시중은행 딜러들은 "장 막판 움직임은 종가관리"라면서 "내외 수급이 비등한 상황에서 환율 상승 요인은 개입 말고는 생각할 것이 없다"고 했다.

이날 환율 움직임은 외환당국과 중앙은행 공조, 특히 당국의 환율 문제에 대한 확고한 인식에 대한 확신이 커진 투자자들이 숏커버에 나선 것이 주효한 것으로 판단된다.

달러/원은 당국의 관리가 예상되는 여건인 4월에도 거의 4% 가까이 하락했다. 이 기간 한국 외환보유액은 14억 달러 증가한 3288억 달러로 3개월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당국의 최대 관심사는 역시 일본 엔화. 지난 1년 동안 엔화는 한국 원화 대비로 약 25% 평가절하되면서 조선, 자동차, 전자 등 한국 핵심 수출 대기업 실적에 직접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엔저와 원화 강세로 인한 부담을 인식한 외국인들은 한국 증시에서 4월에만 모두 2조 7000억 원을 순매도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외환당국과 중앙은행의 우려와 대응 의지에도 불구하고 환율 하락 추세 자체를 전환시키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특히 미국 재무부가 환율보고서에서 투명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한 한국 외환당국의 기본 입장은 '스무딩 오퍼레이션'으로, 원화 약세 속도를 조절하거나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억제하는 것이지 시장의 추세를 역전시키는 것이 될 수 없는 상황이다.

선진 7개국은 이번 주말 회동할 예정인데, 주요 의제가 유럽 수요 진작과 일본 '아베노믹스'와 엔화 환율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국 재무부는 일본이 엔화 약세를 너무 이용하면 안 된다는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일본 정부도 엔화 환율이 100엔을 넘어서 좋을 것이 없다는 인식을 이미 밝혔지만, 글로벌 외환시장의 속성상 당분간 '오버슈팅' 움직임은 제어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미국 경제 펀더멘털인데, 여기서 확실한 회복세가 확인될 경우 달러/엔 환율은 상당한 기간 세자릿 수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경제신문은 9일 뉴욕 외환시장의 분위기를 전하면서 "일단 심리적 저항선이던 100엔 선이 돌파되면서 당분간 엔화 약세를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우세하다"면서, 슈로더자산운용의 수석이코노미스트가 달러/엔이 110엔까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으며 일부 헤지펀드 사이에는 120엔 환율 전망도 제기된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또 "미국 시장에서 달러/엔 상승이 화제거리가 되면서 경제 TV 프로그램에도 특집 코너가 마련되었으며, 헤지펀드와 같은 투기세력의 엔화 상장지수펀드(ETF) 공매도 움직임을 주목을 받고 있다. 엔 약세가 되면 가치가 오르는 구조 ETF는 선풍적인 인기로 급등하는 등 기금 매수세가 전개되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이재명의 사람들] 국정 로드맵 짤 이한주 [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이재명 정부의 5년 국정 로드맵을 짤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은 이재명 대통령과 '30년지기'인 최측근 인사다. 이 원장과 이 대통령의 인연은 '성남'에서 시작됐다. 이 원장이 가천대 교수이던 시절 경기 성남시에서는 신도시 개발 문제, 광주대단지 사건 등 여러 문제가 터졌다. 두 사람은 시민운동에서 마음이 맞아 현재 인연으로 이어졌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 지난해 민주연구원장 시절 뉴스핌과의 인터뷰. 2024.06.11 pangbin@newspim.com 이 원장은 지난해 뉴스핌과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상세히 털어놨다. 그는 "필요하면 서로 불러대고 하는 관계"라며 친밀함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이 원장은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이던 시절 모라토리엄(지불유예) 선언을 계기로 더욱 가까워졌다고 했다. 그는 "성남시에서 사회적 기업, 사회적 협동조합을 100개 이상 만드는 데도 같이 했고 기본소득의 원조라고 얘기할 수 있는 청년 기본소득도 성남에서 민선 5기, 6기를 거치면서 많은 사회 실험을 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이 2022년 대선에서 메인 정책으로 꺼낸 '기본소득'도 이 원장의 작품이다. 당시 대선 패배로 기본소득 정책은 다소 후퇴했지만, 대신 '기본사회'를 꺼내들었다. 이 대통령은 당대표이던 시절 당대표 직속 기본사회위원회를 구성해 인간이 먹고 사는 문제와 직결된 기본권 강화 등에 주력했다. 이번 대선에서도 기본사회 공약을 강조했으며, 대통령 직속의 기본사회위도 꾸릴 예정이다. 이처럼 '기본 시리즈'를 고안한 인물로 이 대통령의 꾸준한 신임을 얻고 있는 셈이다. 두터운 의리로 민주당의 공약 개발을 하는 민주연구원장에 이어 국정 밑그림을 그리는 국정기획위원장을 맡게 됐다고 볼 수 있다. 이 원장은 현 정부·여당이 전국민에게 25만원을 줄지 선별적으로 지급할지에 논의 중인 데 대해서도 지난해 뉴스핌과 인터뷰에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정부는 예산이 많이 들고, 선별적으로 줘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 정 그렇다고 한다면, 가난한 사람한테 더 주는 것을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겠다"고 했다. 해당 발언은 당시 야당 입장에서였다.  이 원장은 선별 지급이 기본소득의 고유 이념에 대해서는 후퇴한 것이라고 했지만 "전국민 지급을 끝까지 우겨야 할 사안은 아니"라고 했다. 이 원장은 16일 출범하는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정부 조직개편과 국정과제를 정리하며 이재명 정부의 5개년 국정 밑그림을 약 50일간 짤 예정이다.  ▲1956년 서울 출생 ▲서울대학교 생물학 학사, 경제학 석·박사 ▲가천대 경제학과 교수 ▲경기연구원 원장 ▲민주연구원 원장 ▲2025년 대선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정책본부장 ▲이재명 정부 국정기획위원장  ycy1486@newspim.com 2025-06-16 06:00
사진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 송언석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송언석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는 16일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안한 5대 개혁안 당원 여론조사와 관련해 "종합적으로 고려해 혁신의 논의가 돼야 한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여러 의원들의 견해가 다르고 김 비대위원장 스스로 상임고문님들이랑 얘기할 때도 몇가지 부분은 곤란하단 의사 표현을 했다고 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송언석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5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당선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25.06.16 pangbin@newspim.com 그는 당 혁신위원회 구성에 대해선 "아무래도 당을 사랑하는 마음이 일차적이고, 그런 점에서 특정 계파에 편향적으로 알려진 분들은 이번 인선에서 2차적으로 평가되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김 비대위원장의 임기 문제와 전당대회 시기를 묻는 질문엔 "조속히 정리해 특별한 반대가 없으면 (전당대회를) 조기에 개최할 수 있게 하겠다. 실무적 절차가 있어서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6월 말 이후에 어떻게 할 거냐는 문제가 발생할 건데 만약 비대위의 임기를 더 가져가야 할 일이 있으면 이헌승 전국위원장과 상의해서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에 대한 질문에는 "헌법 질서 속에 있었던 탄핵 결과에 승복하고 모든 것이 끝난 상태"라며 "잘못한 게 있으면 인정하고 반성 할 용의가 있고 그렇게 해왔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같은날 선출 직후 연합뉴스TV와 인터뷰에서 '변화와 쇄신'을 강조했다. 그는 "변화와 쇄신을 통해서 앞으로 성장하도록, 미래에 갈 수 있도록 우리 당이 국민의 마음을 더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서로 협상할 것은 협상하고, 또 투쟁할 것은 투쟁하면서 의원님들의 총의에 따르겠다"고 했다. 상법개정안과 관련해선 "주주 충실의무에 대해 다시 한번 논의가 필요하다"며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함께 상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석 국무총리자와 관련한 각종 의혹에 대해선 "국민들께 소상히 밝히는 게 먼저 우선순위로 해야 할 도리"라며 "김민석 후보자를 지명한 이재명 대통령도 지명 철회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 미리 고민을 해 두시는 게 좋지 않겠나"라고 했다.  allpass@newspim.com 2025-06-16 17: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