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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경제전망] ⑤ 전문가, 한국경제 전망과 정책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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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8년 금융위기와 재정위기로 대공황 이래 가장 심각한 경기침체에 빠졌던 세계경제가 미국의 출구전략 선언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양적완화 축소 발언은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들의 무제한 돈풀기에 익숙했던 글로벌 금융시장을 충격으로 빠뜨렸고 차이나 리스크(China Risk)도 급부상하고 있다. 과연 한국 경제가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의 변화 속에서 취약한 대외리스크에서 벗어나 경제안정과 성장을 도모할 수 있을까. 뉴스핌은 국내 주요 경제전문가들을 통해 하반기 거시경제 전망과 함께 리스크 요인과 정책 제언 등을 들어보는 기획을 마련했다.[편집자註]

[뉴스핌=이기석 홍승훈 곽도흔 기자] 다음은 하반기 이후 한국경제에 대한 경제전문가들의 전망과 위험요인, 그리고 대응책 등을 전문가별로 정리한 것이다. 뉴스핌의 하반기 경제전망 취재에는 동양증권 이철희 수석이코노미스트, 산업연구원 강두용 동향분석실장,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김영준 연구위원, 한국개발연구원(KDI) 강동수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 한국경제연구원 김창배 연구위원, 한국금융연구원 박성욱 거시국제금융연구실장, 한국씨티(Citi)은행 장재철 수석이코노미스트, 현대경제연구원 한상완 경제연구본부장, 현대증권 이상재 이코노미스트,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수석연구위원(기관명 가나다ABC순) 등 열 분의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뉴스핌 취재에 응해주신 전문가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 한국금융연구원(KIF) 박성욱 거시국제금융연구실장

올해 우리경제는 추경효과를 감안하더라도 2.6%의 더딘 회복세를 보일 전망된다.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경기회복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성장세가 완만한데다 엔화약세 영향도 있어 수출 증가율이 다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대내적으로도 가계부채 누증, 부동산시장 침체, 양극화 등 구조적 문제로 소비 및 투자 등 내수의 회복세가 더딜 가능성이 있다. 통화정책을 통해 금리를 한 차례 내렸으나 금리인하가 실물경제까지 영향을 미치는 데는 시간이 걸려 올해 중에 금리인하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다.

정부가 상반기 중 추경예산을 편성했고 한국은행도 금리를 인하했지만 거시경제정책을 펼쳐나가는 데는 어려운 여건이 도래해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가 이미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는 상황이고 금리와 환율여건에도 변화가 따랐다. 미국의 출구전략이 앞으로도 문제가 된다고 하면 통화정책을 펴는 데도 딜레마에 봉착할 수 있다. 이전에는 경기부진 속에서 금융완화를 통해 환율하락을 방어하고 내수부양효과를 기대하는 방향이었다면, 현재는 역으로 해외로 돈이 빠져나가려는 압력이 작용하고 내수 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향후 내수냐, 환율 또는 수출이냐를 두고 양자택일해야 하는 곤란한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다만 미국의 출구전략 자체가 미국 경제의 회복을 전제로 하는 것이어서, 향후 수출수요가 늘고 경기도 개선되면서 상반기 정책효과가 실물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봐야할 것이다. 그러면서 현재의 중국 문제 등이 위기화할 것인지 조정 수준에 그쳐 경제충격이 덜할 것인지 봐야할 것이다. 중국 문제는 아직 금융위기 수준이 아니라고 본다. 중국이 기대보다 실물경제 회복이나 성장세가 높지 않은 상황이고 중국 정부도 단기간에 성장률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금융이 심각하게 갈 것인지 두고 볼 필요가 있다.

▶ 한국씨티(Citi)은행 장재철 수석이코노미스트

한국 경제는 중국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이 커지고는 있지만 하반기와 내년으로 갈수록 개선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경제가 올해 2.6% 성장세에서 내년에는 3.2%대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경제 전체가 3.2% 성장하는 것은 미약하나마 20년 평균 성장률에 접근하는 것이다. 현재 한국 경제 상황이 미약하기는 하지만 하반기와 내년으로 가면서 글로벌 경기개선 또는 확장에 따라 수출부문에서 성장 동력이 살아날 가능성이 크고, 지난 1-2년간 부진했던 설비투자도 수출과 더불어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 또 부동산 시장이 반등은 못하지만 부정적인 전망에서 다소나마 가격이 더 떨어지지 않고 안정화 조짐을 보이고 있고 SOC 투자를 줄였다고 하지만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 역시 지속될 것이다. 한 해 경제성장률이 3.6~3.8%의 잠재성장률에 미치지 못할 경우 고용 문제도 심각하게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정책과 글로벌 경기회복 요인을 고려한다면 성장률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하반기 리스크 중에서는 중국 변수를 꼽을 수 있겠다. 중국이 하반기 경제성장률의 둔화를 어느 정도까지 용인할 것인지, 그림자금융 등 민간부채와 신용팽창 상황을 어떻게 제어해 나갈 것인지가 관건이다. 심할 경우 오버킬(Over-kill)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직 중국정부가 성장률 타겟팅 등에 자신감을 보이면서 과감하게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자칫 글로벌 금융환경 변화와 맞물려 중국 경기가 더 빠르게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과민반응하고 있는 금융시장에서 보듯이 시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예단할 수 없다. 금융시장이 과민반응하고 있지만 당분간 금융시장은 과도한 변동성 국면이 지속될 소지도 있다. 일단 시장이 새로운 변수인 양적완화나 금융긴축 등의 상황에서 적응되고 긍정적으로 수용할 때까지 금융불안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장기채 발행을 축소하겠다고 밝힌 것은 금리상승과 회사채 등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 장기채를 줄이는 대신 단기채를 늘릴 것이지 등 좀더 구체적인 대응책이 나와 봐야할 것이지만, 금리가 고공행진하면서 조달이 안될 경우 등을 고려하고 금리 환율 주가 등의 오버슈팅을 안정화시킬 컨틴전시플랜을 준비해야할 것이다. 펀더멘탈이 중요한 만큼 금융시장이 과민 반응해 실물경제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관찰하면서 시장의 과도한 반응을 완화할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여야할 것이다.

▶ 현대경제연구원 한상완 경제연구본부장

대외여건 개선으로 수출이 회복세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일본경기 회복되면서 이를 중심으로 수출도 회복국면이 예상된다. 다만 엔저 여파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으로 개선 폭은 제한적이어서 본격적인 회복세로 보긴 어려울 것이다. 미국 경제의 완만한 회복세와 신흥시장의 성장이 지속되며 하반기 수출 점차 회복되며 3.0% 수준, 연간으로는 2.0%의 증가율이 예상된다. 타기관보다 증가율이 가장 낮은데 우리가 재작년까지 매년 두 자리 수대의 수출 증가율을 보였다. 지금 경기가 조금 좋아진다고 급하게 오르긴 힘들다고 본 것이다. 현재로서는 수출이 마이너스(-)가 안 되는 것만으로도 선방했다고 본다. 업종별로는 대부분 산업이 회복국면에 들어가는 상황인데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오랫동안 고통을 겪다 최근 돌아서는 반도체 정도가 될 것이다.

▶ 현대증권 이상재 이코노미스트

국내 경제는 상반기 중 전년동기비 1.7% 수준의 저성장에서 하반기에는 3.7%로 성장세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엔저 진정과 미국경제 회복으로 수출이 회복되는 가운데 내수 역시 정부의 경기부양책 효과가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상반기보다 하반기 성장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지난해 하반기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하는 가운데 정부 추경 편성 등 경기부양정책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 글로벌 위기 국면에서 원화가치가 하락하면서 불황기 수출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엔저가 진정되고 있고 미국의 양적완화도 미국경제의 회복을 전제로 하는 점에서 수출여건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국내 경제를 둘러싼 리스크 요인으로는 가파른 엔저 재현, 미국 재정위기 재현, 유로존 위기 재발, 중국경제 경착륙 등을 꼽을 수 있다. 중국의 금융위기는 혹시나 확산되면서 아시아 외환위기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지 주목해야 한다. 왜냐하면 만약 중국이 금융위기에 빠진다면 그나마 완만한 경기회복세가 물거품이 될 수 있고, 글로벌 수출 역시 동반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극단적인 경제위기 스토리를 미리 예단하는 것은 바람직한 태도는 아니다. 다만 아시아 펀더멘탈에 위협 요소가 될 가능성, 아시아 금융위기 가능성에 대해서는 예의주시해야할 것이다. 특히 중국의 긴축이 지속될 것이냐 중국 금융권의 유동성 위기가 이어질 것이냐가 관건이다. 한중 정상회담은 외교안보 이슈가 주로 논의될 것이겠지만 한중 간 경협이나 통화스왑 등 협력관계를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 한일 간 통화스왑을 줄이는 상황에서라면 한중간 교역 확대와 통화스왑 확충은 글로벌 헤지펀드의 원화에 대한 공격성을 완화하는 안전판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수석연구위원

국내 경제는 하반기 중 수출이 호전되면서 성장세가 상반기보다 높아질 전망이지만 회복의 속도는 완만할 것이다. 하반기 미국 등 선진국 경기가 회복되면서 자동차나 가전 등 내구재 소비가 확대될 전망인데, 이는 내구재 완성품과 관련 부품의 세계교역을 늘려 우리 수출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다만 가계부채 조정, 고령층의 소비축소 경향, 건설투자 구조조정 등 구조적 요인이 내수경기의 본격 회복을 제약할 것으로 보인다. 원자재 가격 하락, 수요 둔화 등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2% 이내에서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잠재되어 있던 노동공급 대기자들이 지난해 자영업 부문에 대거 집중된 바 있으나 올해는 그 효과가 사라질 것으로 보이며, 취업자 증가수는 지난해 40만명대에서 올해 20만명대로 줄어들 전망이다.

국내 경제정책의 방향은 기본적으로 향후 미국의 양적완화 규모가 축소되고 출구전략이 현실화되더라도 국내 경기상황을 감안해서 통화정책을 긴축 기조로 전환하는 데에는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글로벌유동성 축소에 따른 해외 투자자금의 급격한 유출, 자금사정이 악화된 일본 금융기관들의 자금 회수 등의 상황에 대비, 외환시장 및 자금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외환시장 건전성 제고 및 외환보유고 확충 등의 노력을 지속해야 하겠다. 또 우리나라는 중장기적으로 성장활력의 저하가 우려되는 만큼 재정확대를 통한 경기부양의 효과는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크며 장기적으로 재정건전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음. 단기성과보다는 장기적 성장잠재력 확충에 주력해야 한다. 경제의 성장활력이 낮아지는 시기에 부동산이나 건설을 통해 경기를 부양하려는 경향이 커질 수 있으나 이는 장기적인 문제점을 누적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건설부문의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며 조정과정에서 충격을 완화할 필요가 있지만 건설부문이 경기회복을 주도하도록 하는 것은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


[뉴스핌 Newspim] 이기석 홍승훈 곽도흔 기자 (reuh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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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출구조사 "유권자 65% '인플레 트럼프 탓'"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 출구조사에서 유권자의 절대다수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을 비관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고물가와 경제 난국의 책임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BC, CNN, CBS 등 미국 주요 방송사의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SSRS가 실시해 이날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5%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있는 윌리엄 C. 가우디 기술 아카데미의 중간선거 투표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특히 유권자의 65%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경제를 더 악화시켰다"고 응답했으며, 62%는 고물가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목했다. 유권자의 44%는 "2년 전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당시보다 가계 재정 상태가 악화됐다"고 답한 반면, 좋아졌다는 응답은 18%에 그쳤다. 이번 출구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38%에 그쳐, 1기 임기 당시 치러진 2018년 중간선거 지지율(45%)보다 7%포인트(P) 하락했다. 유권자 10명 중 4명 이상인 43%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심판표를 던지기 위해 투표소에 나왔다"고 답했다. 이는 상원 승패를 결정지을 4대 핵심 경합주(조지아, 오하이오, 미시간, 텍사스)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과반을 넘어서며 공화당 후보들에게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유권자들이 꼽은 가장 중요한 선거 이슈는 경제(39%)였으며, 민주주의 수호(32%)가 뒤를 이었다. 체감 물가 상승률과 관련해서는 ▲유가 및 경유 가격(87%) ▲식료품 가격(88%) ▲공공요금(86%) ▲의료비(85%) 등 삶의 질과 직결된 전 분야에서 80%가 넘는 유권자가 불안감과 생활고를 호소했다. 지난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핵심 유권자층의 이탈 징후도 포착됐다. 히스패닉(라틴계) 유권자 중 민주당 지지층 비율은 2024년 39%에서 올해 43%로 반등했다. 이로써 민주당의 라티노 우위 격차는 2024년 10%P에서 이번에 16%P로 크게 확대되며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흥미롭게도, 유권자들은 양당 모두에 대해 높은 불만을 드러냈다. 민주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4%(호감 46%), 공화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9%(호감 41%)로 양당 모두 과거 두 차례 중간선거 대비 비호감도가 크게 상승했다. '양당 모두 비호감'이라고 답한 유권자 비율도 2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이슈별 정당 신뢰도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경제, 외교 정책, 의료, 공직 부패 등 다수 분야에서 공화당보다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공화당은 이민 문제에서만 유일하게 우위를 점했으며, 인공지능(AI) 정책과 세금 이슈에서는 양당이 팽팽히 맞섰다. wonjc6@newspim.com   2026-11-04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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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제2금융·증권사 등 보안 모두 뚫렸다 은행을 시작으로 증권사와 카드사 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까지 해킹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금융사 보안 체계는 외부 공격과 내부 관리 부실 앞에서 허점을 드러냈고 사고를 사전에 탐지하거나 피해를 신속히 차단하는 대응 역량도 도마 위에 올랐다. 뉴스핌은 총 4편의 기획을 통해 업권별 사고 원인과 보안 실태를 규명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보안체계 구축과 망분리 규제 개선 및 실질적인 제도 개선 방안 등을 모색한다. [서울=뉴스핌] 김양섭·김가희 기자 = 국내 금융권이 한 달 넘게 이어진 연쇄 해킹에 업권을 가리지 않고 뚫렸다. 지난달 1일 신한은행의 고객정보 유출 공개 이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탈사, 새마을금고중앙회로 번진 침해사고는 지난달 말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빗썸으로 이어졌고 한양증권에서도 유출이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4일 집계한 침해 금융사만 16곳, 유출 정보는 약 10만건이었다. 뚫린 곳은 대부분 핵심 뱅킹망이 아닌 외곽 시스템이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사고를 세 유형으로 나눴다. 본인확인 없이 대출신청 내역 등을 조회할 수 있던 정보조회 서비스, 기기 접근통제가 빠졌거나 웹 취약점이 있던 프라이빗뱅커(PB)·기업금융 담당자(RM) 등 직원 업무지원 서비스, 이미 알려진 취약점으로 악성코드가 심어져 고객정보가 담긴 로그파일이 빠져나간 홈페이지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의 자체 보안점검 결과를 공개한 지 2주 만에 증권·보험업권에서 추가 사고가 나오면서 체크리스트 방식 점검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모집인 조회서비스 뚫리자 고객 정보까지…신한 2만5729명·국민 2210명 유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연쇄 해킹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 신한은행 사고는 모바일 홈페이지 'M신한'의 대출모집인용 조회 서비스에서 시작됐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는 서비스였다. 신한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공격자는 9월 28일 저녁부터 고객번호 등 입력값을 무작위로 바꿔 넣으며 조회를 반복했고 휴대전화 인증 우회도 시도했다. 8개국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바꿔가며 들어왔고, 은행은 15시간26분 뒤에야 이상을 알아챘다. 유출 고객은 2만5729명이다. 이름·전화번호와 연소득, 산출 대출한도 등이 빠져나갔고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CI) 97건도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은행 4곳과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개사 사고 가운데 여러 곳에서 동일 공격자로 추정되는 IP가 발견됐고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접근 시도를 받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대출모집인이 지정 태블릿에서 별도 인증서와 생체인증을 거쳐야 업무시스템에 들어갈 수 있고, 농협은행은 모집인에게 내부망 접속 권한이나 별도 업무시스템을 주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 'RM 에이전트'와 'PB 에이전트'가 뚫렸다. 지난달 2일 고객 119명 유출을 밝혔다가 26일 재조사에서 고객 1631명과 임직원 460명을 추가로 확인해 피해가 2210명으로 늘었다. 하나은행은 영업지원시스템(ODS)에서 고객 89명의 주민등록번호·주소·직장명 등이 유출됐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AI연구원 교수는 이번 사고를 개별 회사가 아닌 금융권 전반의 구조적 취약점 문제로 봤다. 그는 "이번 사고는 본사가 아닌 외곽 조직이 털린 것이어서 망분리와는 관계가 없다"며 "외곽 조직은 업무 편리성이나 직원 복지, 매출 때문에 보안 등급을 의도적으로 낮춰온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인간 해커는 목표를 정해 오래 준비했지만 AI 에이전트는 수천 개가 금융권 전체를 실시간으로 훑다가 취약점을 찾으면 바로 공격한다"며 "관행처럼 해오던 부분을 AI 에이전트가 간파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자체점검 '적정' 대신증권도 뚫려…협력사 연계서버서 3만8490명 유출 대신증권은 지난달 17일 투자일임 비대면 계좌개설 연계서버에서 비정상 접근을 포착했다. 고객 3만8490명의 이름·이메일·주소와 암호화된 계좌번호 등 8개 항목이 유출됐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대신증권은 당국의 12개 항목 자체점검에서 미흡사항이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뚫린 연계서버는 당시 점검 대상에 들어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업무용 웹 시스템에 외부 IP가 비정상 접근해 일부 업무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고객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했다. 한양증권도 지난달 29일 외부 그룹웨어에 대한 비정상 접근으로 고객정보 15건을 포함한 개인정보 31건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건은 3건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업계는 개인 고객 정보를 직접 다루는 일이 적어 그동안 보안 투자 우선순위가 은행·증권·카드보다 낮았던 게 사실"이라며 "중소형사는 자체 보안 인력을 꾸리기 어려워 전산을 외주에 의존하는 곳이 많은데, 외주업체가 뚫리면 같이 피해를 입는 구조적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고가 알려진 뒤 점검 수위가 한 단계 더 올라갔다"며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을 전수 파악해 접근통제를 다시 확인하고 점검 범위를 외주·연계 구간까지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빗썸은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가 뚫려 고객 6444명과 임직원·협력사 직원 715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고객 844명분은 암호화되지 않은 채 노출됐고 주민등록번호·신분증 사본 등이 포함됐다. 빗썸은 당국 자체점검 때 최신 보안패치 적용이 미흡하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 가운데 처음 해킹 유출을 신고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25일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 홈페이지와 청약시스템 일부가 침해돼 이름·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 등 홈페이지 서비스 관련 정보가 빠져나갔다. 유출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10년 된 데이터베이스 쓰던 예가람 4만3246명 유출…웰컴·현대캐피탈은 닷새 뒤 인지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고객 4만3246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규모가 공개된 사례 가운데 가장 많고 상반기 말 거래자(16만2731명)의 4분의 1이 넘는다. 이 중 320명은 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거래내역 등 다른 항목까지 빠져나갔다. 해커는 9월 16일 고객정보 서버에 접근했지만 은행은 14일 뒤에야 이를 알아챘다. 국정감사에서는 침해 관련 시스템에 2016년 출시된 구버전 데이터베이스(DB) '레디스(Redis) 3.0.7'이 쓰였고 1년 전 공개된 취약점도 패치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사고 당시 금융보안원 회원사도 아니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11일 대출신청 웹페이지, 15일 모바일 수신서비스 홈페이지가 잇따라 뚫려 고객 250명의 연소득·대출금액 등과 268명의 계좌번호·잔액 등이 유출됐다. 웰컴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은 9월 27일 공격을 받고도 닷새 뒤 금융보안원이 공유한 공격 IP로 접속 기록을 살피다 침해를 확인했다. 웰컴저축은행에서는 법인 인터넷뱅킹 아이디·대표자 이름 등 2370건(중복 포함)이 유출됐다. 현대캐피탈은 주택대출 모집인 조회페이지가 공격받아 모집인 146명의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공제 홈페이지에서도 회원 400여명의 정보가 빠져나갔고, 중앙회는 약 60시간 뒤 금융보안원이 전달한 의심 IP를 분석하고서야 이를 알았다. 김명주 인공지능안전연구소(AISI) 소장은 최 교수와 달리 뚫리지 않은 회사도 있는 만큼 개별 회사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마다 부가서비스로 했거나 보안을 등한시했던 부분이 계속 뚫리고 있다"며 "금융권도 보안을 비용으로 보기 때문에 사고가 안 나면 아까운 돈이다 보니 몇 년씩 사고가 없자 늘려야 할 투자를 계속 줄이다가 이번에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권 정보보호 인력 비중은 수년째 10%를 밑돈다.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7개 업권의 정보기술(IT) 인력 2만7508명 가운데 정보보호 인력은 2654명(9.6%)으로, 은행(8.8%)과 증권(9.5%)은 평균에도 못 미쳤다. ◆ 555곳 중 130곳 '미흡'…패치·인증·관제 기본 항목서 구멍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4일 공개한 긴급 자체점검에서 금융회사 555곳 가운데 130곳(23.4%)이 보안패치 미적용, 기술지원이 끝난 노후 시스템 관리 미흡, 24시간 보안관제 미구축, 대외시스템 인증·인가 누락, 다중인증(MFA) 미도입 등 미흡사항을 보고했다. 나머지 425곳은 '적정'으로 보고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달 14일 "수 차례에 걸쳐 전수점검과 관리 강화를 주문했음에도 금융회사에서 기본적인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발견된 것은 매우 뼈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금융권의 이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사고 전부터 기본 보안 통제 보완과 외부 접점 악용 주의 등을 전파했고, 긴급 체크리스트 점검 때 필수적인 경우를 빼고 외부 접근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했지만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임원회의에서 "사고 회사가 유의사항과 자체점검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살피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보험사 등 대형 금융회사도 은행권과 같이 CEO 등 경영진 책임까지 엄중하게 물으라"고 지시했다. 대부업·가상자산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 전자금융거래법 미적용사를 포함한 전 금융권의 외부 접점을 전수 점검하고, 형식적 점검에 그친 곳은 엄중 조치하라고도 했다. 오는 5일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5대 시중은행장·금융협회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AI 해킹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최 교수는 미국·유럽처럼 외부 공격을 가정해 취약점을 찾는 '레드팀' 점검을 상시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은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거나 자기 보고에 의존해 보고할 때는 문제가 없다고 했을 것"이라며 "정부가 보안 품질을 평가하거나 보안 성과를 공시해 주가에 반영되도록 하면 기업이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보안을 투자로 보는 인식과 CEO가 책임지는 구조를 개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지금은 CEO가 아니라 개인정보·정보보호 담당자가 책임을 지고, 사고가 나면 그 사람을 잘라버리면 끝"이라며 "갈수록 AI를 쓴 공격이 늘어날 텐데 이전 보안 시스템으로는 막을 수 없는 만큼 은행도 AI 시스템을 갖춰 미리 방어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금융위원회] ssup825@newspim.com 2026-11-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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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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