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일본 재무상이 법인세율 인하가 경제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 세율 인하에 반대의사를 드러냈다. 이 소식에 전날 크게 올랐던 일본 증시가 상승폭을 반납하고 2% 추락했다.
아소 다로 재무상은 15일 기자회견을 통해 "일본 기업들 중에서 법인세를 내는 곳은 30% 정도로, 실적이 나빠 법인세를 전혀내지 않는 곳이 상당히 많다"면서 "세율을 인하해봐야 일본 경제에 도움이 거의 안 된다"고 말했다.
대신 아소 재무상은 민간투자 촉진을 위해 조세 감면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고려하고 있다고 확인햇다.
이날 아소 재무상의 발언은 전날 일본 신문들이 아베 신조 총리가 정부 해당 부처에 법인세율 인하 가능성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는 소식을 전한 뒤에 나온 것.
특히 아소 재무상은 "신문 보도의 내용을 지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법인세율을 인하할 경우 소비세율 인상으로 인한 충격을 상쇄할 수 있다는 식으로 썼다.
아소 재무상은 이 보다는 일본 경제가 2분기에 2.6% 성장하는 등 원만하게 회복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이렇게 경제성장세가 지속될 경우 소비세율 인상 논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햇다.
일본 정부는 이날 발표한 월례경제보고서에서 일본 경제가 디플레이션 탈피로 한 걸음 더 접근했다고 평가하고, 다만 최근 물가 상승은 엔화 약세가 수입에너지 가격에 미친 영향과 같은 일시적인 요인에 의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보고서는 "전반적인 물가 추세로 평가할 때 일본 경제는 거의 더이상 장기의 물가하락세에 직면하지 않고 있다"고 썼다.
일본 내각 관계자는 이런 표현이 디플레이션을 벗어났다는 단정은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이런 쪽으로 거의 접근했다고 본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몇 개월 내에 디플레이션 여건에서 벗어난다고 해도, 디플레이션이 완전히 끝나는 지점은 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신선식품 만이 아닌 석유제품 등도 제외한 근원-근원물가지수를 봐야 한다면서, 과거 2001년과 2006년에 성급하게 디플레이션이 종료되었다고 선언했지만 물가 상승 추세가 오래가지 못했던 점을 상기했다.
일본 정부는 실업률이 2008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4% 아래까지 떨어진 것에 대해 "고용시장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한편, 일본 재무성은 올해 1월 현재 도쿄소재 일본 기업이 내는 중앙 및 지방 법인세 실효세율이 35.64%로 30%인 독일이나 25%인 중국 그리고 17%에 불과한 싱가포르에 비해 매우 높다는 비교자료를 발표했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