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중개업소 "취득세율 인하, 가장 시급해"
[뉴스핌=이동훈 기자] "국회가 문제죠. 청와대 회담이 잘되면 법안 심의도 통과하나 했는데 또 어그러졌으니.. 언제나 부동산 규제가 풀릴지 걱정입니다."
'8.28 전월세 대책' 이후 집을 한 채 장만하려는 서모씨(48)의 이야기다.
부동산 시장이 여의도만 바라 보고 있다. 정부가 지난 '4.1 주택거래활성화대책' 이후 연이어 부동산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정작 강력한 대책은 하나도 시행되지 못했다. 국회심의 문턱에 번번이 걸려서다.
전문가들은 8.28 대책 이후 좋아지고 있는 시장 분위기가 자칫 국회 심의 통과가 늦어져 식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18일 국회에 따르면 지금 계류 중인 부동산 규제 해제 관련 법안 가운데 주요 법안은 취득세율 인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리모델링 수직증충 허용 등이다.
이밖에 8.28 대책에서 나온 매입 임대사업자 세제 지원, 월세소득공제 확대, 장기주택대출 이자소득공제 확대 등도 국회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 법안의 국회 심의에는 적어도 두 달은 걸릴 전망이다. 지난 2일 개원한 정기국회는 오는 12월 초까지 문을 열 예정이다. 하지만 9월은 여야간 힘겨루기에 바쁜데다 추석 연휴가 끼어있다. 10월에는 국정감사가 예정돼 있다. 이에 따라 국회 의사 일정상 11월 중순에나 법안 심의가 가능하다.
취득세율 인하 방안을 맡은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위원장실 관계자는 "지금 추세라면 11월에나 법안 심의가 가능하다"라며 "하지만 여야 관계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이마저도 어려울 수 있다"라고 말했다.
국회 사정에 속이 타는 건 부동산 시장이다. 8.28 대책이 발표된 이후 주택거래가 늘고 집값도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소폭이나마 오르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6일까지 집계된 서울시 아파트 거래량은 1954건이다. 지난해 9월 한달간 아파트 거래량인 2125건에 거의 육박한 상태다.
하지만 취득세 인하가 늦어지면서 주택 구매를 주저하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는 게 시장에서의 이야기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는 "취득세율 인하 소급적용기간이 확정되지 않아 관망하고 있는 수요자가 늘고 있다"며 "다른 건 몰라도 취득세율 인하는 빨리 매듭이 지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도 서울 노원구, 광진구, 분당 등 1기 신도시에서는 관심 사항이다. 이들 노후 아파트들은 리모델링 수직증축이 허용되면 아파트 거래가 좀더 활기를 띨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경기도 평촌신도시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는 "집 매수를 물어보는 사람들은 리모델링 수직증축 가능성에 대해 많이 묻는다"며 "국회 통과가 확실하다고 말은 해주고 있지만 심의가 계속 미뤄지고 있어 수요자들도 기대감이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건설산업연구원 허윤경 연구위원은 "주택시장이 정상화 될 것인지는 앞으로 한달간이 고비가 될 것"이라며 "만약 국회에서 법안 심의가 늦어지거나 시그널(신호)조차 주지 못한다면 8.28 대책 이후 회생 기미가 보이는 주택시장이 다시 주저 앉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