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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 상실’ 선진국 중앙은행, 리스크 진원지

기사입력 : 2013년09월25일 03:56

최종수정 : 2013년09월25일 06:48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금융위기 이후 이른바 ‘소방수’를 자처한 선진국 중앙은행이 글로벌 금융시장의 최대 리스크 요인이라는 주장이 꼬리를 물고 있다.

지난 18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른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계획을 연기한 것은 사실상 방향을 상실했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출처:AP/뉴시스)

회의 이후 연준 정책자들 사이에 향후 통화정책을 둘러싼 의견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데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 상황은 영국 영란은행(BOE)과 유럽중앙은행(ECB)도 다르지 않다는 것이 경제 석학들의 판단이다.

조지 메이슨 대학의 타일러 코웬 경제학 교수는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의 효과와 결말, 그리고 정책 종료의 형태와 이에 따른 실물경기 파장까지 현재 글로벌 경제가 처한 상황을 누구도 정확히 진단할 수 없다”며 “정책 향방이 과거 어느 때보다 불투명하며, 때문에 금융시장 전망 역시 안개 속”이라고 주장했다.

지난주 연준이 시장의 예상과 달리 양적완화(QE)를 현행대로 유지키로 결정한 후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 루이스 연은 총재는 내달 자산 매입 축소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와 달리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은 총재와 데니스 록하트 애틀란타 연은 총재는 고용 부진과 극심한 저성장을 내세워 부양책을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에서는 QE가 거액 자산가들의 부를 더욱 늘렸을 뿐 부의 효과를 통한 경기 회복을 이끌어냈다는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상황은 유럽도 다르지 않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필요한 경우 금융권에 또 한 차례 장기저리대출을 실시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반면 에발트 노보트니 정책위원은 추가 지원 가능성을 열어둔 한편 대차대조표가 장기적으로 불어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선진국 중앙은행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일정 부분 해소하기 위해 꺼낸 조치가 이른바 선제적 가이드다. 하지만 이 역시 시장의 혼란을 진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5월 연준의 테이퍼링 언급이 이머징마켓을 중심으로 한 차례 패닉을 초래했을 뿐 불확실성을 오히려 증폭시켰다. BOE 역시 2016년까지 초저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쳤지만 투자자들은 내년 금리인상을 점치고 있다.

이스라엘 중앙은행 총재는 지낸 스탠리 피셔는 “중앙은행이 취할 수 있는 최고의 가이드는 가장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정책 사항을 간단명료하게 제시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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