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웍스 애니메이션 세계진출에 한국 시장 활용도 권고
[뉴스핌=이영태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18일 극장용 3D 애니메이션인 '슈렉'과 '쿵푸팬더' 등을 만든 제작사 드림웍스의 제프리 카젠버그를 만나 문화콘텐츠를 통한 창조경제 구현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방한중인 카젠버그 대표를 접견한 자리에서 새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인 창조경제 추진전략을 설명한 뒤 "컴퓨터 그래픽과 전통적인 동화 스토리 같은 것을 접목해서 쿵푸팬더나 아주 기가 막힌 작품을 만들어 낸 것은 기술과 문화의 융합이라는 차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 창조경제를 추진하는 데 있어 정부나 기업이 드림웍스와 협력할 수 있는 좋은 방안도 많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소림사 무술이라는 동양적 소재를 글로벌 콘텐츠로 만들어냈는데 호동왕자라든가 한국적 소재도 발굴해서 드림웍스 기획력하고 같이 힘을 합해서 만든다면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제안했다.
또한 "뽀로로 등 한국의 TV애니메이션이 전 세계 영·유아 시장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고, 한국의 애니메이션 제작 역량 또한 탁월하다"면서 "드림웍스가 경험과 기술력을 갖춘 한국 업체와 협력한다면 세계시장에서도 빨리 안착할 수 있을 텐데 정부 차원에서도 이런 공동제작 프로젝트을 지원하려고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은 첨단기술 보급이 세계적으로도 상당히 빠른 나라인데 영화산업에서도 마찬가지"라며 "한국은 각종 플랫폼이 잘 갖춰져 있고 관객 수준도 높기 때문에 드림웍스가 새로운 상영방식의 애니메이션을 세계시장에 내놓을 때 좋은 '테스트베드'가 될 것"이라고 한국 시장을 추천했다.
이에 카젠버그 대표는 "4DX 시네마에 대해서는 CJ가 정말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고, 드림웍스가 그런 포맷을 지원한 최초의 기업"이라며 "이젠 한국의 극장기술이 전 세계로 수출될 수 있는 기회가 많다고 생각한다. 특히 중국에서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넷플릭스(미국 비디오 스트리밍 업체)와 연계하기 위한 첫 시리즈를 한국에서 제작키로 결정했다"면서 "이것은 TV제작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계약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카젠버그 대표는 "삼성의 가족과 미키 리(이미경 CJ 부회장)의 도움이 없었으면 저희는 오늘날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한국은 오랫동안 아주 좋은 파트너로 일을 같이 해왔고 저희에게는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 사태에 대한 느낌을 묻는 카젠버그 대표의 질문에 "하여튼 모든 나라에서 정치가 문제를 많이 일으키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사실 국민의 더 행복한 삶을 위해 최고로 노력해야 되는 곳이 정치권인데 현실은 좀…"이라며 "정치인들이 드림웍스를 한번 쭉 견학을 하면 마음이 많이 바뀌지 않을까요"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카젠버그 대표는 "사실 저희가 생애에 이런 일이 발생할 것이라고 생각은 안 했는데 파행이 너무 심각했다"며 "통치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를 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날 접견에는 2011년 '쿵푸팬더2' 감독으로 발탁돼 주목받은 한국계 감독인 '제니퍼 여 넬슨(여인영)' 감독도 함께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을 재밌게 즐겨보는데, 이렇게 드림웍스를 이끄시는 분을 봬서 반갑다"며 "제니퍼 여 감독님을 지난번에 LA에서 봤는데 다시 뵙게 돼 기쁘고, 얘기를 들으니까 '쿵푸팬더3'이 2015년에 개봉된다고 해서 많이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5월 미국 방문 당시 LA에서 열린 창조경제리더 간담회에서 첫 만남을 가진 바 있다. 당시 박 대통령은 쿵푸팬더와 가수 싸이의 성공을 언급하면서 고유 콘텐츠를 국제화하는 창조경제의 글로벌화 전략을 강조한 바 있다.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은 1994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게펜 레코드사의 데이비드 게펜 회장, 카젠버그 대표가 공동 창업한 '드림웍스SKG'에서 2004년 분사한 이후 슈렉과 쿵푸팬더 시리즈 등을 연이어 성공시킨 회사다. 전 세계에서 흥행한 역대 극장용 애니메이션 30편 중에서 12편을 제작한 곳으로 유명하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