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부채 6년새 34% 늘어..내년 예산안 대대적 손질
[뉴스핌=이동훈 기자] 서울시가 늘어나는 부채에 공약이행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시는 재원 부족을 이유로 각종 공약을 축소 또는 폐지하고 있다.
올 해에는 예산이 대폭 줄어 서울시의 각종 정책이 축소되는 분위기다. 이는 단순히 시 만의 문제가 아니고 관련 사업의 매출이 줄어드는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박원순 시장이 핵심 선거공약으로 내세운 7조원 채무를 줄이겠다는 계획도 사실상 물 건너 간 상태다.
23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의 부채 규모는 지난 2007년 16조원에서 지난해엔 27조원으로 증가했다. 이중 채무는 같은 기간 13조원에서 18조원으로 34% 늘었다.
세수가 줄어든 반면 부채가 늘어나자 시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올해 4000억원대 세입부족에 대처하기 위해 세출 예산을 3155억원 줄이기로 결정했다.
대표적으로 예산이 축소된 사업은 ▲서울형 기초보장제도 도입 ▲광물자원공사 이적지 매입 ▲동대문역사문화공원 건설 ▲서남권 돔야구장과 ▲우이-신설 경전철 등이다.
돈이 없다보니 재원도 빚에 의존하고 있다. 부족한 무상보육 예산은 지방채를 발행해 메우고 있다. 시가 파악하고 있는 무상보육 부족분은 3700억원. 이중 2000억원은 공채로 충당한다.
또 재개발·뉴타운 등 정비사업 해제에 따른 매몰(사업철수)비용도 해결하지 못해 잡음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시는 그동안 해당 조합원들이 사용한 매몰비용을 지원할 예정이지만 재원이 부족해 난감한 상황이다.
정부에 자금 지원을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 정부는 국민 세금을 민간사업에 지원할 할 법적 근거가 없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해법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뉴타운, 재개발 사업은 지난해 1월 수습방안 발표 이후 총 112개 구역이 해제됐다. 시는 추진위원회 인가 이후 지정이 해제된 지역에 대해 그동안 사용금액의 최대 70%를 지원키로 했다.
시의 방침대로라면 매몰비용으로 약 3000억원 정도 필요할 것으로 건설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다 조합이 조성된 후 해지된 사업장까지 매몰비용을 지원하면 필요 예산은 배 이상 늘어난다. 사업 진행이 오래될수록 매몰비용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대형건설사 정비사업팀 관계자는 “시공사로 선정된 이후 추진위가 해산된 2곳에 대해 그동안 투입한 지원비용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며 “지정 해제가 늘어나면 매몰비용을 둘러싼 잡음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 시가 조속한 해결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주택거래 침체로 세수가 부족해졌고 임대주택 공급 확대와 부동산 개발사업 부진으로 재정상태가 넉넉지 못하다”며 “내년 예산 중 복지 분야를 제외하곤 모두 줄었다고 봐도 무방하며 신규 사업도 당분간 추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