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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월세대책 사각지대](상) 재건축이 반갑지 않은 세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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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포주공 세입자, 재건축 시작되면 서울 외곽으로 밀려나

[뉴스핌=한태희 기자] "재건축이 시작되면 이사 가야 하는데. 집주인은 새집이다, 집값도 오른다 해서 신나겠지만 우리 같은 사람들은..."(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 세입자 최모씨)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 아파트 세입자 최씨는 재건축 소식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재건축 공사가 시작되면 지금 사는 집을 비워야 하기 때문이다. 저렴한 전셋집을 찾아 강남구 개포동에 들어온 최씨. 그는 지금과 같은 전셋값 상승이 계속되면 수도권 외곽으로 밀려 날 수밖에 없다고 한탄했다.

정부가 전세난을 '8.28 전월세대책'을 내놓은 지 두달째다. 하지만 정부 전월세대책의 온기가 돌지 않는 사각지대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 사는 세입자는 전세난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 아파트 세입자는 재건축 공사가 시작되면 꼼짝 없이 전세난 한복판에 밀려들어 갈 처지다.

26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 아파트 인근 중개 업계에 따르면 주공1~5단지 아파트의 재건축 사업이 시작되면 세입자들은 대부분 수도권 외곽으로 밀려날 것으로 우려된다.

주공 3단지에 사는 세입자 김모씨는 "재건축은 집주인에게나 좋은 일이지 세입자에겐 아무 것도 없다"며 "집을 살 형편은 안 되고 천상 전세로 가야 하는데 서울에서 전셋집을 구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 아파트 전경
재건축 대상인 개포 주공아파트는 매맷값에 비해 전셋값이 싸다. 다른 지역은 전셋값 비율이 60%가 넘지만 이곳에선 전셋값이 매맷값의 10% 수준이다. 주공1단지 전용 59㎡ 매맷값은 10억2000만~11억원이고 전셋값은 1억5000만~1억6000만원이다.

이런 이유로 저렴한 전셋집을 찾는 사람이 개포 주공단지에 많이 살고 있다. 개포동 일대 중개업소는 전체 개포 주공1~5단지 전체 가구의 80~85%는 세입자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공 3단지 내 양지부동산 관계자는 "1단지에서 5단지까지 총 1만1000가구가 넘는데 80~85%는 세입자"라며 "서울 강남권의 다른 지역보다 전셋값이 싸기 때문에 세입자가 많다"고 설명했다.

개포 주공 아파트 재건축 공사가 시작되면 9000여명에 이르는 사람이 새 집을 사거나 새 전셋집을 구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서울에서 구할 수 있는 집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평균 전셋값이 이들이 갖고 있는 전세보증금보다 높기 때문이다. 정보제공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2억8526만원. 경기도 평균 전셋값은 1억6822만원이다.

개포 주공아파트 세입자는 지금 갖고 있는 전세보증금에다 빚을 더 내어 서울에서 집을 찾거나 아니면 경기도에서 전셋집을 찾아야 한다.

같은 경기도라도 일산이나 분당과 같이 서울 근접성이 좋은 곳의 전셋값은 경기도 평균 전셋값을 웃돈다. 전세난을 피하려면 서울 외곽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양지부동산 관계자는 "공사가 시작되면 세입자는 집을 비우고 떠나야 하는데 지금과 같은 전세난이면 서울에선 전셋집 구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공1단지 김모씨는 "정부가 전월세 대책을 내놨다고 하는데 내게(세입자에게) 돌아오는 건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전세난 해결을 위해 지난 8월 28일 전월세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전세난은 여전하다. 정부 대책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전셋값은 65주 연속 상승중이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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