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태양광업계에서 2013년은 속편할 날이 없는 고난의 해였다. 2011년 정점을 찍은 태양광 업황이 이듬해 곤두박질치기 시작해 올해까지 이어졌기 때문이다. 공급과잉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으면서 태양광 업계의 구조조정이 본격화 됐다.
국내 대표적인 태양광기업 한화케미칼과 OCI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한화케미칼은 3분기까지 태양광부문 영업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고 OCI는 3분기 아예 영업적자로 전환할 만큼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OCI의 3분기 폴리실리콘 영업적자는 약 753억원 수준. 한화케미칼은 태양광부문에서 25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4분기 태양광 관련 수익성은 소폭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아직 본격적 수익성을 내기에는 힘들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같은 수익성악화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태양광 업계는 세기 힘들 정도로 무수히 무너졌다. 지난해 말 세계 최대 태양광패널 제조사 선텍파워의 파산에 이어 중소태양광 기업이 잇따라 부도를 냈다.
대외 시장여건도 호의적이지 않았다. 미국에 이어 지난 5월 EU가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각 국가의 자국 태양광산업 보호주의가 팽배했기 때문이다. 중국이 여기에 맞대응에 나서며 EU와 중국 시장을 공략해온 우리 기업들의 피해가 가시화됐다.
결론적으로 EU와 중국의 관세 신경전은 비교적 낮은 수준으로 해소됐지만 태양광 시장이 대외 불확실성에 노출돼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태양광 시장이 올해 대외 불확실성과 공급과잉에 시달렸지만 긍정적인 신호도 있었다. 태양광 업체의 구조조정이 시작되면서 공급과잉이 소폭 해소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태양광 시장업체 PV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1월 2일 kg당 15.38달러까지 하락했던 폴리실리콘 가격은 지난 11일 기준 18.06달러까지 상승했다. 폴리웨이퍼 역시 같은 기간 0.807달러에서 0.9달러까지 올랐고 셀은 와트당 0.341달러에서 0.382달러로 올랐다.
아직 태양광 시장의 호황이었던 2011년에 비할 수준은 아니지만 이 반등은 내년 시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주요 지표가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태양광 업계의 구조조정을 공급과잉 해소를 통해 내년은 올해보다 시장 상황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에 시장 호전이 가시화되고 2015년에는 수익창출이 본격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주요 시장조사기관에서는 내년을 태양광 산업의 본격적인 성장기로 지목하면서 태양광 수요를 앞다퉈 수정하고 있다. 내년에 예상되는 태양광 수요는 최대 42GW로 올 초에 전망치에 비해 약 10% 이상 상향됐다.
중국이 오는 2015년까지 연평균 10~12GW 시장으로 성장할 전망이고 정부가 보조금 지급에 소극적이었던 동남아, 중남미지역으로 태양광 발전 수요가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는 탓이다.
이 때문에 태양광업계는 내년에 태양광 시장 반등과 함께 본격적인 성장성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시장전문 기관이 대체로 내년 태양광 시장의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며 “태양광 기업이 단순히 제품 판매를 넘어 다운스트림 분야에 진출하는 점도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배경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실제 시장에서도 내년 태양광 시장은 긍정적으로 보는 편이다.
교보증권 손영주 애널리스트는 “중국 구조조정 지연 및 중국 증설 물량 부담, 발전 보조금 삭감에도 불구하고 신흥국 호조하의 수급 개선과 제품 가격상승, 중국의 투자확대 등으로 인해 점진적 가격확대가 예상된다”며 “내년에는 수급 개선에 따른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