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 힘입어 中 세계 최대 식품수입국 변신
[뉴스핌=조윤선 기자] 인터넷 전자상거래 시장의 빠른 성장이 중국을 세계 최대의 식품 수입국으로 바꿔놓고 있다.
중국 최대 온라인 슈퍼마켓 이하오뎬(一號店)의 수입식품 판매 사이트. |
24일 중국 인민망(人民網)은 중국인들이 컴퓨터 마우스 하나만 움직이면 독일산 우유와 미국산 체리, 한국산 김 등 각종 수입 식품을 집에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세상이 됐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중국이 세계 최대 식품 수입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은 빠르게 성장하는 인터넷 전자상거래 시장 덕분이란 분석이다.
일례로 알리바바의 중국 대표 온라인 쇼핑몰 톈마오(天貓)는 11월 11일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에 알래스카산 해산물을 판매, 12일만에 50t 어치가 팔려나갔다. 이는 세계적인 대형 마트인 월마트 매장 한 곳의 2년치 판매량과 맞먹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중국 최대 온라인 슈퍼마켓 이하오뎬(一號店)도 11월 11일 판매된 수입산 음료가 국내산 음료보다 월등히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KOTRA 상하이무역관 김명신 박사는 23일 이하오뎬의 우유 및 신선식품 코너는 폭주하는 주문 수요로 늘 문전성시라며 72시간내에 배달되는 미국산 체리를 사기위해 인터넷상에서 2만명이 구매 대기하는 진풍경도 빚어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위강(於剛) 이하오뎬 회장은 "향후 수입 상품을 브랜드 차별화 수단으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수입 식품이 전자상거래 업체간 경쟁이 치열한 품목으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우유 한 품목만 봐도 현재 이하오뎬의 일일 판매량이 컨테이너 10개 분량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김명신 박사는 중국의 타오바오왕과 이하오뎬에서는 한국 농산식품도 인기라며 유제품 음료중에서는 바나나 우유와 연세우유, 기타 간식 등이 온라인상에서 인기 한류 상품으로 뿌리를 내리고 있다고 전했다.
부상하는 전자상거래 시장과 업체들의 적극적인 판촉외에도 수입산 식품의 품질과 가격이 만족스럽다는 점도 중국 소비자들이 수입산 식품을 선호하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미국산 수입 체리는 중국산에 비해 색이 선명하고 알이 굵으며 가격까지 저렴한 것으로 전해졌다. 톈마오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수입산 체리가 2kg에 179위안(약 3만원)에 판매되고 있는 반면, 중국산 체리 소매가는 대체로 500g당 100위안(약 1만7400원)이다.
베이징 공상대학 무역과 훙타오(洪濤) 교수는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수입 식품 판매에 열을 올리는 것은 마진율이 높기 때문"이라며 "이를테면 독일산 민물게가 다른 국가에서는 잘 팔리지 않지만 유독 중국에서 g당 수백위안에 팔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중국 국부펀드 중터우(中投ㆍCIC 중국투자공사)의 젠아이화(簡愛華)연구원은 "오프라인 상점에 비해 온라인 마켓은 종류도 훨씬 다양하고 값싼 제품이 많아 오프라인 상점들이 생존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최대 식품 수입국으로 부상한 중국 시장 선점을 위한 각국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중국 매체에 따르면 현재 미국과 호주, 한국,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 6개 주중 외국 영사관이 이하오뎬과 협력 계약을 체결하고 식품 홍보와 판촉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일례로 태국 농업부는 최근 열대 과일 두리안을 톈마오에서 예약 판매를 실시했는데, 3일만에 8개 컨테이너 분량이 팔렸다. 톈마오 관계자는 "태국이 중국에 수출한 22개 컨테이너 분량의 두리안 중 40%가량이 톈마오에서 판매된 셈"이라고 소개했다.
젠아이화 연구원은 "중국 식품안전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면서 중국인들의 수입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며 "외국 식품은 검사도 까다롭고 품질이 좋다는 인식때문에 중국 소비자들이 수입품을 구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수입산 식품의 폭발적인 수요를 반영하듯 미국식품공업협회는 2018년 중국의 수입 식품 시장 규모가 4800억 위안(약 84조원)에 달해 세계 최대 수입 식품 소비국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근 5년간 중국 수입 식품 시장은 연평균 15%씩 성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2년 중국 수입 식품 매출액은 630억 위안(약 11조원)으로 집계됐다.
한편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90년대 초 아마존과 이베이 등 미국을 대표하는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출현한 이후 미국이 전자상거래 종주국 자리를 지켜왔지만, 올해 중국의 전자상거래 시장이 빠르세 발전하면서 세계 최대 시장으로 부상했다고 20일 보도했다.
중국증권망(中國證券網) 등 중국 매체들은 올해 중국의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가 10조 위안(약 1748조원)을 돌파, 온라인 쇼핑 매출액도 1조8000억 위안(약 315조원)을 넘어서면서 미국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