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 가치 하락, 인플레, 성장률 둔화 악순환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연초 이머징마켓을 강타한 금융시장 혼란이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통화 가치 급락의 파장으로 인플레이션이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했다.
(출처:신화/뉴시스) |
11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태국부터 브라질까지 주요 신흥국의 인플레이션이 일제히 상승 기류를 타고 있다.
브라질의 1월 소비자물가가 5.6% 급등해 정책 목표치인 4.5%를 크게 웃돌았다. 헤알화가 연초 이후 달러화 대비 20% 급락한 데 따른 결과다.
남아공도 마찬가지다. 랜드화가 지난달 5년래 최저치로 곤두박질치면서 1월 소비자물가가 5%를 웃도는 상승세를 나타냈다. 수입 물가를 필두로 인플레이션이 앞으로 더욱 가파르게 상승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태국과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통화 가치가 하락한 아시아 신흥국 역시 1월 시장 전문가의 예상치를 훌쩍 웃도는 인플레이션을 기록했다.
이머징마켓의 위기는 통화 가치 하락과 인플레이션 상승에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물가를 진정시키기 위한 금리 인상과 자금 조달 난항으로 인해 결국 성장이 꺾이는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ANZ 은행의 글렌 맥과이어 이코노미스트는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1.0%포인트와 0.5%포인트 하향 조정했다”며 “성장에 필요한 자금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이며, 이 때문에 장기 투자가 활기를 잃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말까지 아시아 신흥국의 성장이 크게 둔화될 것”이라며 “이 때문에 인플레이션 상승 압박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JP모간도 브라질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5%로 낮춰 잡았고, 멕시코와 터키, 남아공, 태국, 칠레 등 주요 신흥국의 성장률 전망을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HSBC의 프레드릭 뉴만 이코노미스트는 이머징마켓의 성장률 둔화로 인해 올해 글로벌 경제 성장률이 0.5%포인트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