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대 키워드는 "중위험·중수익, 절세, 해외투자"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신흥국 불안감에 연초 국내 증시도 흔들렸다. 저성장 저금리 추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아직 공격적인 증권 투자 전략을 제시하는 곳은 드물다. 지난해 경험에 비추어 올해도 추천 전략은 '금리 + ∝(알파)' 수익을 내는 중위험 중수익 상품들로 쏠린다. 절세와 해외투자가 부각되는 추세다. 뉴스핌은 금융투자회사들이 조언하는 새해 재테크 전략과 관련 유망 상품을 알아본다.<편집자 주>
[뉴스핌=한기진 기자] ‘유행’이 사라진 재테크 시장, 투자자는 혼란스럽다. 증시는 2000고지에서 1880선까지 주저 앉았다가 1950선을 회복했지만, 투자가 선뜻 내키지 않는다. 하루 거래대금이 지난해보다 못한 3조원대로 떨어진 사실이 이를 말해준다.
결국 손실을 입었지만 브라질 투자 펀드 등 신흥국 펀드만큼 눈길을 끄는 상품도 없다. 당분간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이 지속될 예정이어서 대부분의 투자상품은 '시계 제로'다.
<뉴스핌 글로벌자산관리(GAM) 참조> |
◆ 재테크 원칙부터 세우자, "공격적 투자는 비추천"
‘중위험 중수익’, ‘절세’, ‘해외투자’
조사 대상 금융투자회사들의 이견이 없었던 재테크 3원칙이다. 공격적으로 돈을 굴리기에는 시장의 변동성이 여전히 크다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이 2000만원으로 낮춰져 절세는 이제 재테크 고려 대상 1순위가 됐다. 아르헨티나, 터키, 브라질 등 재정위기국의 요동과 달리 미국 다우존스지수 최고치 경신과 유럽 증시 호조가 대비되듯 해외투자처는 올해도 '선진국'이다.
이강희 한국투자증권 상품전략부 차장은 “연금저축계좌를 통해 해외투자 또는 채권투자 시에 이자/배당소득세는 면제되고 연금수령 시 저율(5.5~3.3%)의 연금소득세가 부과되므로, 연간 1800만원까지 납입이 가능한 연금저축계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포트폴리오솔루션 팀장은 “해외서는 차익실현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이나 여전히 신흥시장(이머징) 대비 강세가 예상되는 유럽, 미국, 일본 순으로 투자가 유효하고 채권은 선진국 경기회복에 따른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하이일드 채권 투자가 유망하다”고 했다.
◆ 재테크 시작은 '손실 예방'부터
투자의 시작은 손실 피하기가 기본이다.
그 방법에 대해서 금융투자회사들은 비슷하면서도 다른 의견을 내놨다.
눈에 띄는 것은 KTB투자증권이 “유럽 등 선진국 투자 비중을 축소”하라는 조언을 내놓은 것이다. 대신 “이머징 국가에 선진국 및 신흥국 자금 유입을 통한 발전을 기대하며 단기적으론 부동산/리츠 투자상품에 투자하는 것에 '긍정적-장기적 확대' 의견”을 내놨다. 선진국 증시 등이 크게 올라 수익률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한금융투자도 “선진국은 상승할 것으로 보이나, 최근까지 상당폭 이루어진 가격 상승으로 인해 획득할 수 있는 수익의 폭은 대단히 협소해진 상황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원재재 등 상품 투자도 신중을 요구했다.
KDB대우증권은 “신흥국 수요 회복 기대가 낮아져 상품시장은 전반적인 약세 흐름이 예상된다”면서 “중국 수요 비중이 높은 비철금속(구리)과 산업용 수요 변동성이 높은 귀금속(은) 관련 투자는 초과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왕병열 HMC투자증권 목동지점 부장은 “회피해야 할 시장으로는 이머징마켓의 국채시장, 특히 취약 5개국, 9개국(Fragile 5, Fragile 9)에 해당하는 국채시장은 위험요소가 있어 보인다”면서 “테이퍼링 및 미국의 경기회복에 따라 달러강세를 예상해 본다면 원자재나 금 관련 투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했다.
◆ 채권투자는 제한적으로, 지수형ELS 등 '중위험' 상품이 유리
미국의 테이퍼링 이후는 금리인상 우려가 있기 때문에 채권 투자는 전체적으로 꺼려지지만, 금리 상승에 영향은 제한적이고 경기 회복에 따라 '스프레드 축소(무위험 국채 수익률과의 격차 감소)'가 예상되는 단기 하이일드(고수익사채)나 변동금리부 채권이 유망하다는 의견이 많다. 다만 투자 기간을 상대적으로 짧게 가져가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따랐다.
원자재 등 상품투자도 채권과 비슷한 분위기지만 '원금보장형 DLB'를 이용한 투자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또 채권시장은 전문성이 필요한 만큼 BW, CB, 담보무채권을 노려볼 만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중위험 중수익 상품에서 거의 원금보장에 가까운 상품이 좋다.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은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분류가 되기는 해도 사실상 위험이 거의 없는 상품이 많아 소위험·중수익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최근 5년간 누적 비교 실적으로 따져보면, 중위험·중수익의 대표상품인 '지수형 ELS'가 최고의 승자였다. 최근에도 코스피가 박스권 아래 쪽으로 떨어진 상황이라 지수형 가입에 유리한 조건이다.
이처럼 ELS, DLS, ETF 분할 매수형 상품 등 파생 상품 관련 쪽이 유망하다.
다만 일반 투자자는 파생상품의 상품 구조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진입해야 한다. 최근 '녹인(knock in·원금손실 발생 기준가격)' 주의보가 발생한 종목형 ELS에서 보이듯 위험 관리가 어려운 경우가 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