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한도 제한·신규여신 중단 등 대응책 마련 분주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러시아의 크림반도 군사력 파견으로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크게 고조된 가운데 유럽 은행권이 초비상 사태에 돌입했다.
대규모 예금 인출을 의미하는 이른바 ‘뱅크런’이 발생할 여지가 대폭 높아진 한편 주가가 급락하는 등 은행권이 일격을 맞았다.
일부에서는 지점 폐쇄 및 자산 매각을 검토하는 등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강력한 대응에 나서는 움직임이다.
(사진:AP/뉴시스) |
3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내외 은행의 예금액이 연초 이후 5% 이상 빠져나갔고, 최근 위기로 인해 예금자 이탈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무수익 여신이 40%를 넘어섰고, 우크라이나 통화인 흐리브냐의 하락까지 겹치면서 은행권이 홍역을 치르고 있다.
특히 러시아 은행의 우크라이나 비중이 해외 은행권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베르뱅크를 포함한 러시아 은행은 우크라이나에서 12%의 시중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노출된 자산은 28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오스트리아 은행권의 우크라이나 노출액이 70억달러로 나타나는 등 해외 은행의 여신 충액이 지난해 9월 말 기준 274억달러에 달했다.
유니크레디트는 ATM이나 지점 영업 창구 등을 통한 1일 현금 인출 한도를 150달러로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이른바 뱅크런이 발생하는 경우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은행 측은 설명했다. 유니크레디트는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될 때까지 현금 인출 한도를 제한할 계획이다.
러시아 스베르뱅크와 VTB는 신규 여신을 집행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당장 우크라이나 사업 부문을 철수하지는 않을 예정이다.
스위스의 라이파이젠 은행은 일시적으로 우크라이나 사업 부문인 뱅크 알바의 매각 추진을 중단하기로 했다. 다수의 인수 의향자가 나타났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협상의 여의치 않다는 설명이다.
앞서 우크라이나의 중앙은행은 외화 계좌의 인출 한도를 1500달러 이내로 제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도이체방크의 밥 코머스 애널리스트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크게 고조되고 있어 은행권 시스템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