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주요국 금리 안정…中 위안화 약세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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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노종빈 기자] 지난 2010년 유로존 재정위기의 '주범' 가운데 하나였던 포르투갈이 조만간 구제금융을 졸업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2월 유럽국들의 채권이 강세를 지속했다.
포르투갈은 지난 2011년 4월 EU와 IMF로부터 780억유로 상당의 구제금융을 지원받았다. 이 자금의 만기는 오는 5월로 예정돼 있지만 현재 포르투갈의 신용도만으로도 충분히 시장에서 자금을 융통할 수 있는 상황이다.
◆ 유로존 '문제아'들이 '우등생'으로
포르투갈과 함께 유럽내 문제아로 지목됐던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의 국채도 시장 변동성이 급격히 떨어하면서 안정세를 되찾고 있다.
이탈리아의 경우 마테오 렌치 신임 총리가 지난달 24일 의회 상원에서 인준을 통과하면서 투자심리도 크게 안정된 모습이다.
바클레이스 휴 워딩턴 유럽채권 담당 전략가는 "투자 심리가 채권수익률 하락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수익률도 과거 2010년 이전 상황처럼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유럽 재정위기 이전에는 유로존 각국 채권들이 시장에서 비슷한 수준의 리스크를 지닌 것으로 평가됐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유로존 경제에 디플레이션 위험이 높아질 경우 이를 통제할 어떠한 대책도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닉 스타멘코비치 RIA캐피탈마케츠 채권전략가는 "시장 투자자들이 심리적으로 유럽주변국 채권에 대해 우호적으로 반응하고 있다"며 "유럽 지역의 회복세가 지속되는 한 ECB는 통화 완화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투자자금의 유입으로 인한 매수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추가적인 수익률 하락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지난달 북유럽 핀란드의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반전하면서 눈길을 모았다.
핀란드의 경우 지난 2월말 국채수익률이 1.92%대로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경제 상황은 다소 불안정한 모습이다.
핀란드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부문 재정적자 비율은 최근 2% 증가하면서 전체 재정적자 비율도 59.6%로 높아져 EU 통제기준인 60%에 바짝 다가섰다.
이에 따라 올해 중 30억유로 규모의 예산 축소를 비롯한 긴축재정 정책들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시장에서의 채권 매수세가 다소 위축된 모습이다.
◆ 안전자산 美국채, 여전히 귀하신 몸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국 국채 수익률은 지난달 내내 저점 박스권을 유지했다.
2월 말 불거진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소폭 약세를 기록했으나 월간 기준으로는 크게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우려와 최근 기상악화에 따른 경제지표 회복 논란이 불안감으로 이어지면서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를 처분하려는 세력이 힘을 받지 못하고 있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안 린겐 CRT캐피탈그룹 이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우크라이나 사태가 상품시장에 미칠 영향을 생각해 미국채와 같은 안전자산이 강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브라이언 스벤달 RBS 미국채권 부문대표는 "단기적으로는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이머징마켓 불안 등으로 미국채가 지지를 받으면서 채권수익률은 바닥 수준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시장 분위기는 2월 비농업부문 고용지표가 공개될 때까지는 큰 방향성 없는 관망 흐름을 보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 亞 주요국 금리 안정세…中 위안화 약세 '긴장'
반면 지난달 아시아 주요국 및 신흥시장 채권 수익률은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일본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지난1월말 0.627%에서 추가하락해 0.588% 까지 떨어졌다.
일본 중앙은행은 지난달 18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은행권에 대한 대출 지원을 종전보다 2배 늘려 약 18조5000억엔(약 190조원)을 더 풀기로 했다. 오는 4월 소비세 인상을 앞두고 경기 축소에 대비해 추가 양적완화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밖에도 한국과 중국을 비롯,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 주요국 채권시장이 강세를 보이면서 국채수익률이 1월에 비해 추가로 하락했다.
하지만 중국의 경우 최근 위안화 약세 흐름이 나타나면서 투자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중국 외환거래시스템(CEFTS)에 따르면 위안화는 지난 2월 한달간 1.6% 하락해, 공식 통계 집계가 시작된 지난 2007년 이후 역대 최대 월간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중국 금융당국이 당분간 위안화 약세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ING그룹 팀 콘돈 리서치 부문 대표는 “채권시장의 투자자들은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이 예상보다 낮을 것으로 판단하는 모습”이라며 “신용 스프레드가 상승하는 것도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발길을 옮기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바클레이스 분석보고서에서도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추가적인 외부 자금유입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 하이일드 채권펀드로 자금 유입 '눈길'
2월 들어 하이일드(고수익) 채권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다시 회복세를 나타냈다.
지난 1월 말에서 2월 초 신흥시장 불안사태로 인해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급격히 높아지자 하이일드채권펀드에서도 일시 자금유출 흐름이 지속됐었다.
하지만 2월 초 이후 3주 연속 플러스권 자금유입을 보이면서 점차 안정감을 되찾고 있이다.
시장분석업체인 리퍼에 따르면 지난달 5일 이후 약 3주동안 모두 28억달러가 유입되며 1월 22일 이후 2주동안 유출된 물량을 모두 회복했다.
다만 하이일드채권 발행시장은 지난해에 비해 다소 둔화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시장분석업체인 S&P캐피탈IQ/LCD에 따르면 올해 2월까지 하이일드채권 발행총액은 410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가량 못미치는 실정이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