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조건하에서 신규 이사진 승인으로 협상 마무리될 듯
[뉴스핌=노희준 기자] "이사회 차원의 의결은 여전히 유효하다...적정한 솔루션을 찾을 것으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임기 2년이 안 된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
우리금융지주 현 사외이사와 선임예정 사외이사 현황 |
이는 일각의 관측대로 우투증권 협상이 이사진 교체로 갑자기 탄력을 받는다거나, 또다른 난관에 직면한다는 게 아니다. 이미 큰 가닥이 잡혀 끝나가는 협상이 기존 사외이사의 의결 테두리 안에서 새로운 이사진의 승인에 따라 큰 차이 없이 마무리된다는 것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21일 주주총회를 연다. 이번 주총에서는 최장 5년의 사외이사 임기를 채워 퇴진하는 이용만, 이두희, 이헌 이사와 재선임되지 않은 이형구, 박존지환 이사를 대신해 4명의 신규 사외이사를 선임한다.
우리금융은 현재 오상근 동아대 교수, 최강식 연세대 교수, 임성열 예금보험공사 기획조정부장, 장민 금융연구원 연구조정실장 등 4명을 주총에 올려놓았다. 이들이 주총에서 사외이사로 확정되면 임기가 남아있는 박영수, 채희율 사외이사와 함께 새로운 이사진을 구성하게 된다.
우리금융 사외이사가 교체되면 우투증권 패키지 매각 최종 협상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지만, 복수의 사외이사 말을 종합하면 이사진 교체가 협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새로운 이사진은 아직 판단 유보의 입장이다. 선임 예정인 한 사외이사는 "아직 우리금융과 관련해 어떤 자료도 받지 못했다"며 "기존 이사들과 새로운 이사들이 만나서 애기를 해봐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상황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우리금융 이사진은 주총 때 이사진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기존의 한 사외이사는 "분위기는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지난 결정은 이사회 차원의 결의사항이기 때문에 의결을 돌릴 수는 없는 것이고 여전히 유효한 것이다. 의결했던 것은 일단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동일한 사안에 대한 의결은 새로운 사항이 발생하지 않는 한 지키는 게 원칙이라는 것이다.
특별한 상황 변경이 없는데, 일부 사외이사의 교체로 기존 결의 사항을 변경하면 당시 주장이 불합리하다는 것을 자인하는 꼴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앞의 기존 사외이사는 "기존 결정 내용이 비합리적인 것도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퇴임을 앞둔 한 사외이사는 "사외이사들은 여전히 같은 권한과 책임 하에서 이 문제를 바라보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시각은 지나친 것"이라며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지만, 이전 우리금융 이사회에서 결정했던 것의 연장선에서 가야 한다. 조건을 변경할 만한 상황 변동이 지금까지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최종 협상이 난항으로 빠져든다는 게 아니다. 우리금융 고위 관계자는 "협상이 멀었다고 할 수는 없고, 조금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며 "우리가 안 하겠다는 것은 아니니 7·8부 능선은 넘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조건을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이사마다 조금 다를 수 있겠지만, 옛날 이사회가 설득이 안 되고 새로운 이사회가 설득이 되는 것은 아니다"며 "우리 집행부는 당초의 이사들이 우려했던 것을 최대한 반영해서 협상해야 할 책무가 있다"고 말했다.
앞의 퇴임을 앞둔 한 사외이사는 "그간 사외이사에 대해 과장되고 부정적인 표현을 했던 이들이 이사진 교체로 협상이 탄력을 받는다고 말하는 것 같다"며 "사실은 크게 어려움이 없을 거다. 저축은행 상황이 바뀐 것에 대해 내외부 의견을 듣고 있었고, 차이 나는 부분에 대해 합리적으로 의문을 해소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달라는 정도였다"고 말했다.
패키지 매각에서 협상의 관건이었던 우리금융저축은행 매각가와 관련해서도 적절한 출구전략을 마련하면 된다는 얘기로 읽힌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주총 무렵에 상황 변화가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지만, 신임 이사들이 전임 이사들의 결정에 대해 그것은 필요없다고 하기는 쉽지 않을 듯해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