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개발업체 실적 악화, 증시에도 찬물
[뉴스핌=강소영 기자] 중국 부동산 시장에 차이나리스크의 전조로 여겨지는 거품 붕괴론이 심심찮게 제기되면서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서둘러 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다.
최근 복수의 중국 매체에 따르면, 중국 부동산 시장 활황을 이끌었던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파격적인 가격할인 등을 통해 재고소진에 나서고 있다. 신규 분양 아파트중에도 할인 물건이 나오고 있다.
중국 경기하방 신호가 뚜렷해지고, 금융권이 부동산 대출 심사를 강화하면서 자금조달과 재고 소진을 위해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보유 부동산 물량을 싼 값에 시장에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중국판 '종부세'로 불리는 부동산세 제도가 이르면 연내에 도입될 것으로 전해져, 상반기 안에 재고 물량을 처리해야 한다는 압박감도 부동산 업체들의 물량 처분을 부추기고 있다.
중국 포털 시나닷컴 부동산 자료에 따르면, 3월 상하이(上海)에서 사전 분양이 예정된 단지는 56개로 2월보다 104%가 늘었다.
완커그룹이 최근 할인분양을 해 화제가 된 베이징의 신규 분양 아파트 단지 '완커청'의 모델하우스 [출처: 바이두( 百度)] |
하지만 대형 부동산개발 업체들의 분양 설명회장에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기거나 주요 도시 중고 주택 거래가 감소하는 등 구매 수요는 뚜렷히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완커(萬科)는 최근 베이징(北京) 난류환(南六環)에 건설한 아파트 단지 '완커청(萬科橙)'의 신규 분양을 시작하면서 예상보다 낮은 분양가를 제시해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완커의 이번 아파트 상품은 실내 인테리어가 되어있지 않은 상태의 '마오피팡(毛坯房)'으로, 분양가는 m2 당 2만 1000 위안이다. 완커는 실내 인테리어가 되어있는 '징좡팡(精裝房)'을 m2 당 2만 6000위안에 판매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부동산 업계는 실내 인테리어 비용 m2 당 3000위안 정도를 제하더라도, 이번에 분양된 완커의 아파트 분양가는 기존 가격에 비해 2000~3000/m2 위안이 내린 것으로 보고있다.
중국의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바오리디찬(保利地産)은 최근 분양이 시작된 3개 단지에 대해 '선도금 할부 납부' 판촉을 벌이고 있다. 부동산 개발 중견업체 치푸그룹(祈福集團)은 분양금의 30%를 선도금으로 납부하면, 나머지 70%의 잔금을 3년에 걸쳐 나누어 납부하도록 했다.
이 같은 현상은 중국 대형 도시와 주변 도시로 점차 확대되고 있는 분위기다. 부동산 가격 하락 움직임과 재고 증가의 영향으로 부동산 개발 업체의 매출도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중위안(中原)부동산 연구부에 따르면 완커(萬科), 바오리(保利), 자오상(招商), 진디(金地)를 비롯한 30개 부동산 업체의 2월 매출액 총합은 665억 위안(약 12조원)으로 전월보다 39%가 줄었다.
이들 30개 부동산 개발 업체 가운데 16개는 올해 1~2월 매출액도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소도시인 3·4선 도시에 부동산을 건설했던 기업의 매출액 하락이 두드러졌다.
개별 사례를 보면, 완커와 비구이위안(碧桂園)은 2월달 실적 하락이 두드러졌다. 이 두 기업은 올해 1월 각각 277억 위안과 177억 위안의 매출을 올려 연초부터 '대박'을 기록했지만, 한달만에 실적이 주저앉아 버린 것이다.
완커는 2월 매출액이 121억 5000만 위안으로 전월보다 56%가 급감했다. 비구이위안도 2월 매출액이 76억 7000만 위안에 그쳐 전월대비 56.6%의 하락폭을 기록했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