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젊은층은 29일 폭염 속 카페를 도심 피서지로 적극 활용했다.
- 노인층은 커피값·키오스크·낯선 분위기로 카페를 기피하고 공원·지하철 등 뜨거운 야외·공공장소에서 더위를 견뎠다.
- 복지관·무더위쉼터·은행 등 공공 냉방시설은 이용 제한과 눈치로 대안이 되지 못해 세대 간 피서 격차가 심화됐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젊은 사람 눈치 보여"…한여름에도 탑골공원으로
음료 한 잔에 2~3시간 냉방…시민 절반 "더위 피할 곳은 카페"
[서울=뉴스핌] 유재선 기자 = "카페에 가면 젊은 사람들 눈치가 보여요. 노인네가 와서 자리를 차지하는 것 같기도 하고 커피값도 부담돼 잘 안 가요." (서울 탑골공원, 78세 문영권 씨)
"4000~5000원이면 두 시간 정도 시원하게 있을 수 있어 다른 장소와 비교하면 가성비가 좋죠. 여름에는 야외에서 시간을 보내기 어려워 카페를 꼭 찾게 됩니다." (서울 모 카페, 28세 직장인 이모 씨)
29일에도 전국적인 폭염이 지속되며 냉방이 잘되는 카페가 '도심 피서지'로 주목받는 가운데 세대 간 무더위를 견디는 모습도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젊은층은 '가성비 좋은 피서지'로 카페를 적극 활용하는 반면 커피값 부담과 무인단말기(키오스키) 이용 등 심리적 문턱을 느끼는 노인은 여전히 뜨거운 야외에서 한여름을 보내고 있다.

◆ 비용부담·키오스크·낯선 분위기…"갈 곳 없어" 노인들은 공원·지하철로
서울 전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지난 28일 오후 1시. 문씨의 이마에는 땀이 송공송골 맺혀 있었다. 당시 탑골공원 팔각정에는 노인 20여 명이 부채질을 하거나 얇은 옷차림으로 누워 더위를 견디고 있었다. 이날 공원 지면 온도는 59도, 의자와 계단 표면 온도도 50도를 웃돌았다.
노인들에게 카페는 음료값 부담과 주문 방식, 낯선 분위기 등으로 쉽게 이용하기 어려운 공간으로 다가온다. 결국 이들은 덥더라도 익숙한 공간인 야외 공간으로 나오거나 지하철 역사 내 바닥에 주저앉아 더위를 피한다.
탑골공원에서 만난 김남주(62·남) 씨는 "카페에 혼자 가기도 쉽지 않고 실내에 혼자 있으면 갑갑하다"며 "집 안에만 있으면 너무 더워 거의 매일 탑골공원을 온다"고 말했다.
종로3가역 역사 안에는 노인 10여 명이 돗자리도 없이 벽 한편에 모여 앉아 있었다. 한 명씩 역사 안으로 들어올 때마다 "어이, 왔어"라며 서로를 반겼다. 이들은 무더위에 갈 곳이 없어 그나마 햇빛을 피할 수 있는 실내 공간을 찾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현장에서 만난 조차형(82·남) 씨는 "종로3가역으로 거의 매일 온다"며 "탑골공원 같은 야외 공간은 너무 더워 돌아다닐 수 없으니 여기서 쉬다가 해가 지는 오후 5~6시쯤 집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이어 조씨는 "카페는 비용도 부담되고 기계(키오스크)도 할 줄 모른다"며 "분위기도 어려워 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 집에서 에어컨을 계속 켜는 것도 전기요금 때문에 부담이라 결국 자연스럽게 밖으로 나오게 된다고 토로했다.
◆ 복지관·무더위쉼터는 붐벼…역사·은행에서는 "나가달라"
노인복지회관이나 은행 등 공공 냉방 시설이 있지만 대안이 되지는 못하고 있다. 이용자가 몰리거나 식사 시간 등에 공간 이용이 제한돼 오래 머물기 어렵기 때문이다.
조씨는 "복지관이나 무더위쉼터에 가기도 하지만 점심시간에는 다른 노인들이 식사해야 한다며 공간을 비워달라고 하기도 한다"며 "은행도 길어야 한두 시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찾는 지하철 역사 역시 마음 편히 머물 수 있는 공간은 아니다. 조씨 옆에 있던 80대 최모 씨는 "답답해서 역사에서 잠시 쉬었다 가는 것인데 바닥에 앉아 있으면 직원들이 노숙자인 줄 알고 나가라고 할 때가 있다"고 토로했다.
조씨 역시 "지하철이 시원하니까 지하철 타고 멀리 왔다갔다 하기도 한다"며 "종로3가 뿐 아니라 종로5가, 청량리까지 갈 때도 있다"고 말했다.
◆ 음료 한 잔으로 장시간 냉방…'도심 피서지'된 카페
반면 카페 문화에 익숙한 젊은층 등에게 카페는 음료 한 잔 값으로 냉방과 와이파이, 좌석을 장시간 이용할 수 있는 합리적인 피서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시장조사 플랫폼 픽플리가 지난달 24~25일 전국 20~50대 1001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0.1%가 더위를 피하는 장소로 '카페'를 꼽았다. 대형 쇼핑몰·백화점은 21.4%, 대형마트는 13.8%, 공공도서관·문화센터는 13.0%로 뒤를 이었다. 또한 응답자의 48.9%는 피서 장소에 2시간 이상 머문다고 답했다.
50대 주부 한모 씨는 "여름철에는 카페만큼 시원한 곳이 없다"며 "음료 한 잔으로 냉방과 와이파이를 함께 이용할 수 있어 지인들과 모일 때도 항상 카페를 먼저 찾는다"고 말했다.
jason1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