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수위도 높아 금융권 쩔쩔…여론 회피용 의심
[뉴스핌=김연순 기자] 동양사태, 카드사태 등 금융사고만 터지면 강도 높은 금융감독원 검사결과가 봇물처럼 터져 나오면서 금융회사들이 숨을 죽이고 있다. 징계 수위도 과거와 달리 강할 뿐더러 특정 기간에 검사 결과가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4일 검찰 발표를 통해 카드사의 2차 정보유출이 확인된 직후인 19일 하루에만 금감원은 증권, 자산운용, 카드, 보험업권에서 모두 16개 금융회사에 대한 부문, 종합검사 결과를 쏟아냈다.
이날 징계가 확정된 금융회사는 대우증권, IBK투자증권, 신한카드, BC카드, KB국민카드, 하우자산운용, 비오엠투자자문, 메가마이다스투자자문, NH농협생보, 알리안츠생명, LIG손보, 한화손보, AIG손보, 흥국화재, 동부화재, 현대해상 등 총 16곳으로 이 중 보험상품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신한·KB·BC카드와 자문사 1곳이 '기관경고' 조치를 받았다. 또 다른 자문사는 업무전부정지 3개월 징계 조치가 내려졌다.
앞서 지난달 20일에는 금감원이 중국고섬 사태 관련 대우증권에 대한 기관경고를 조치한 데 이어, 이달 12일에는 한국투자·유진투자·KB투자증권이 CJ E&M 불공정 거래로 증선위로부터 '기관경고' 조치를 받는 등 한 달 새 기관경고를 받은 금융회사만도 10여 곳에 달하고 있다.
금융소비자보호 강화 조치로 금융회사에 대한 금융당국의 징계 수위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우연치 않게 대형 금융사고가 터진 이후 발표되는 검사결과에서 징계 수위가 높다 보니 해당 금융회사들이 숨을 죽이고 있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잇따른 금융사고로 금융회사들이 할 말이 없는 입장이지만 민감한 시기만 되면 높은 징계수위의 검사결과가 발표되면서 촉각을 세우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앞서 금감원은 동양사태로 부실감독 책임 논란이 불거진 이후에도 금융회사에 대한 전방위 압박과 함께 종합검사, 부분검사 결과를 쏟아낸 바 있다. 금감원은 지난해 11월 동양사태 관련 국회 정무위 종합감사 직후 열흘 사이에 12곳의 금융회사에 대한 검사결과를 발표했다.
같은 달 5일 KB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 종합검사 결과 발표를 시작으로 11일에는 KB금융지주 종합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또한 14일에는 제이피모간증권 서울지점 부문검사와 증권사의 자문형 랩어카운트 운용실태 부문검사, 하나대투증권 종합검사와 함께 현대카드 등 5개 카드사 종합 및 부문검사 결과를 잇따라 발표했다. 다음날인 15일에는 한화자산운용 종합검사, 골드스톤투자자문 부문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당시 금감원 모 국장은 "윗선에서 보도자료를 내라고 압박하고 있어 힘들다"고 토로하면서 "부문 검사 및 종합 검사가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