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기업들 러시아 진출 비중 높아 타격"
[뉴스핌=주명호 기자] 러시아에 대한 미국 및 서방국가들의 경제 제재가 오히려 서방 에너지기업들에게는 크나큰 압박을 가할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러시아 에너지산업에 많은 투자를 해왔던 기업들이 제재로 인해 피해를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사진 : Exxon Mobil 웹사이트] |
엑손모빌의 경우 20년째 러시아 에너지산업 분야에 투자를 지속해왔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로스네프트와 여러 합작 사업을 통해 러시아 안팎에서 사업을 진행 중이며 북극지역에서 석유 및 가스 탐사활동도 펼치고 있다. 엑손모빌이 참여하고 있는 '사할린 1' 프로젝트에서 생산되는 석유량은 6억3000만배럴에 이른다.
러시아 에너지사업에 대한 제재가 진행될 경우 엑손모빌의 사업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지난 5일 엑손모빌의 렉스 틸러슨 CEO은 "국가 및 지정학적 리스크가 가장 큰 우려 사안"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앨런 제퍼스 엑손모빌 대변인도 27일 "그때의 입장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다른 에너지 기업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영국의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은 현재 로스네프트 지분 19.6%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4분기 BP 순익 중 10억달러가 로스네프트를 통한 것이다. 이탈리아 에니(Eni)와 노르웨이의 스타토일도 로스네프트와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특히 에니의 경우 러시아와 유럽을 잇는 송유관 건설사업에도 참여 중이다. 파올로 스카로니 에니 CEO는 경제 제재 우려가 불거지면서 송유관 사업도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네덜란드의 로열더치셸, 프랑스 토탈 등도 러시아 천연가스 개발 및 시추 사업에 진출해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집권 1기 당시 국제 에너지 문제 조정관을 지냈던 데이비드 골드윈은 "제재 대상에는 어느 것이나 오를 수 있다"면서 "제재가 결정될 시 누가 가장 큰 피해를 입을지 정확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민간 외교 싱크탱크 미국외교협회(CFR)의 마이클 레비 선임연구원도 "러시아는 세계 경제와 깊숙히 연관돼 있어 제재 전략이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한편, 러시아는 28일(현지시각) 미국 등 서방국가들의 러시아 경제제재에 대한 대응으로 대칭적 제재를 가했다고 외무부를 통해 밝혔다. 다만 입국이 금지된 서방 인사들의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