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동일 북한 유엔대표부 차석대사 돌발 기자회견
[뉴스핌=이영태 기자] 리동일 북한 유엔대표부 차석대사는 4일(현지시각) 미국이 미사일과 인권 문제로 압박을 계속하면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리 차석대사는 이날 낮 유엔본부에서 예고없이 기자회견을 열어 "북한은 '붉은 선(레드라인, 금지선이란 의미)'을 그었는데, 미국이 도발을 계속하면서 이 선을 넘어서면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을 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붉은 선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라는 질문에 "더 이상 핵과 미사일, 인권 문제에 대한 미국의 도발을 두고보지 않겠다"고 답변했다.
리 차석대사는 "미국은 정권교체를 작정했다"며 "미국은 매우 위험한 한국과 공동 군사훈련,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유엔 안보리 대응, 북한 인권 상황 조사를 통해 긴장을 높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리 차석대사는 지난달 24일에도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의 한반도 긴장 조성을 비난했었다. 유엔에서 북한 대표가 2주 이내에 기자회견을 두 차례 갖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그는 "북한은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을 실행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으나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은 채 "그것이 무엇인지 기다려보라"고만 했다.
리 차석대사는 또 미국이 전제조건을 달아 6자회담 재개를 막고 있으며 미국의 주목적은 긴장을 유지해 한반도 비핵화를 저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북한은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힘겹고 어려운 노력을 해왔지만 미국은 이런 북한의 모든 관대한 입장과 제안을 묵살하고 공동 군사훈련을 강행했으며 이제 훈련 규모를 광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500km 탄도미사일 발사성공 [사진=YTN뉴스 캡처] |
리 차석대사는 지난달 24일에도 기자들에게 미국은 한국과 북한의 관계 개선을 훼손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국제사회는 이산가족상봉 재개를 이끌어낸 남북 고위급 대화를 환영하고 있으나 미국은 의도적으로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핵무기는 협상 카드가 아니다"며 "미국의 핵 위협이 계속되는 한 북한은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미국)이 말하는 6자회담 전제조건은 대화를 거부하기 위한 구실에 불과하다"며 "북한은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6자회담 재개에 열린 입장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미국은 협상테이블로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