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경제

속보

더보기

[정책의 속살] UAE 원전 수출 4대 의혹…진실은?

기사입력 : 2014년05월22일 10:58

최종수정 : 2014년06월18일 19:21

'한국형 원전' 수출효과 크지만, 정부 불신이 의혹 키워

[뉴스핌=최영수 기자] 우리나라의 UAE 원전 수출은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세계시장에 첫발을 내딛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 향후 잠재수요가 풍부한 중동지역과 동남아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발판이라는 점에서도 반드시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하지만 UAE 원전 수출을 두고 몇 년간 각종 의혹과 비판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특히 온 국민에게 큰 상처를 준 '세월호 사태'와 맞물리면서 '국면전환용이다', '정권의 치적홍보로 악용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번 '한국형 원전'의 수출은 원전 후발국가인 우리나라가 원전 수출국으로서 세계시장에 첫발을 내디딘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게 정부의 설명이다. 원전 종주국인 미국을 비롯해 일본, 프랑스 등 선진국들이 독과점을 형성하고 있는 원전시장에 과감하게 도전장을 던진 것이기 때문이다.

▲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오후(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건설현장에서 열린 원전 1호기 원자로 설치행사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 박 대통령, 만수르 UAE 부총리 겸 대통령실 장관, 하마디 UAE 원자력공사 사장.(사진=뉴시스)
그러나 투명하지 못한 원전 정책과 뿌리 깊은 불신, 소통 부족은 또 다른 국론 분열의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UAE 원전 수출도 자랑스러운 성과임에도 불구하고, 국민과 적극 소통하지 못한다면 불신이 가중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환경단체와 반핵단체 등이 제기하는 비판과 의혹에 대해 귀를 기울이고 투명한 정책으로 납득시키려는 정부의 노력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절반가격, 무리한 저가 수주?

환경단체가 주장하는 첫번째 의혹은 UAE 원전(4기) 수주액 186억달러가 프랑스의 입찰 제안가격(360억달러)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 무리한 저가 수주라는 지적이다.

환경운동연합 양이원영 에너지기후팀장은 "이명박 정부시절 400억달러를 수주했다고 홍보하더니 지금은 프랑스 입찰가격의 절반 수준인 186억달러 규모"라면서 "일각에서는 무리한 저가 수주로 역마진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계약주체인 한국전력측은 프랑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가 수주가 가능했던 이유를 ▲유닛(Unit)공법 ▲공기단축 ▲합리적 이윤 등 크게 3가지라고 설명했다.

유닛공법은 원전을 2기씩 짝지어 건설함으로서 1기씩 건설하는 프랑스에 비해 공통설비 건설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는 것. 공사기간도 우리나라 특유의 경쟁력을 발휘해 선진국에 비해 건설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계산이다.

무엇보다 프랑스나 선진국의 건설비용이 독과점을 형성해 오면서 프리미엄, 즉 가격 거품이 형성돼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합리적인 이윤만 취해도 가격경쟁력이 충분하다는 주장이다.

한전 이흥주 UAE사업팀장은 "우리의 건설비용이 싼 게 아니라 프랑스가 너무 비싼 것"이라며 "미국과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이 원전시장에서 독과점을 형성해 왔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건설비용이 비쌀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우리의 경우 30년간 원전건설 기술을 발전시켜 오면서 공기를 계속 단축시켜 왔다"면서 "유닛공법이나 공기단축을 통해 상대적으로 뛰어난 가격경쟁력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UAE에 100억달러 금융 지원?

UAE 원전 수출에 대한 또 다른 의혹은 '우리나라가 100억달러 규모의 금융 지원을 약속했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정부시절 한 여당의원의 폭로로 이미 보도된 바 있다. 특히 당시 수출입은행은 해외투자 규정까지 개정해 가며 금융지원을 추진했지만, UAE측이 거절하면서 중단됐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한전은 대규모 금융지원은 전혀 사실무근이며, 향후 한전이 원전 운영권을 따낼 경우 운영회사 설립을 위한 소규모 지분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전 수출지원처 고영래 팀장은 "지난 정부에서 계약 협의 당시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 알 수 없지만, 100억달러 금융지원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다만 "우리가 운영권을 추가적으로 따낼 경우 운영사를 설립하기 위한 자본금 출자가 필요한데, 한전이 자본금의 10% 수준을 출자할 방침"이라면서 "이는 운영사가 우리나라 인력을 최대한 고용하도록 유도하는 측면에서도 일부 출자가 필요한데, 몇 억원 정도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UAE는 원전이 완공되는 2020년 이전에 운영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우리 정부와 한전은 안정성이나 효율성 측면에서 건설사인 한전측과 운영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설계수명 60년, 가동보증까지 약속?

또 다른 의혹은 설계수명 60년과 함께 가동보증기간을 60년까지 보장해 줬다는 의혹이다. 심지어 사용후 핵연료 처리까지 책임져 주기로 했다는 설까지 나돌고 있다.

양이원영 처장은 "원전을 지어주면서 가동보증기간까지 약속하는 경우는 없다"면서 "이는 현 정부의 문제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 모두에게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전측은 '설계수명 60년'에 대해 서면 계약됐을 뿐, 가동보증기간은 계약대상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한전 이흥주 팀장은 "최근 신규원전은 선진국도 대부분 60년간 운전할 수 있도록 설계되고 있다"면서 "다만 가동보증기간을 약속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핵폐기물 건립설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면서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 인증 실패?

'UAE가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 인증을 요구했는데 실패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는 게 한국수력원자력의 입장이다.

미 원자력규제위원회 인증을 추진하는 것은 맞지만, 이는 UAE가 요구해서가 아니라 한국형 원전을 세계시장에 팔기 위해서는 원자력 종주국인 미국에서 검증받는 작업이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신형 원전에 대한 인증은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한 작업"이라면서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에) 지난 1월 접수했는데 곧바로 인증에 실패했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위원회측에서 한국형 원전에 대한 일부 서류를 보완해 달라는 요청이 있어서 2월경 추가로 자료를 제출한 상태"라면서 "현재 인증 작업이 진행중"이라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UAE 원전 수출에 대한 여러가지 의혹은 원전에 대한 특유의 불신과 정부의 투명하지 못한 정책이 의혹을 가중시켰다는 지적이다.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의 보다 투명한 원전 정책과 한전, 한수원의 대국민 소통 강화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이번 원전 수출을 '국민전환용'이나 '치적쌓기'로 이용하려는 시도는 원전에 대한 불신을 가중시킨다는 점에서 금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환운연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 당시 잘못된 계약이 있다면 이를 국민에게 알리고 계약서를 명확하게 공개해야 한다"면서 "세월호 사태의 국면전환용이나 치적홍보의 수단으로 이용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경계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투명하고 신뢰받는 원전정책을 위해 보다 소통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면서도 "다만 원전 계약은 사업자간 비공개 원칙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구체적인 내용까지 공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돌연 취소된 '2+2 통상협상' 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5일(현지 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2+2 재무·통상 협의'가 돌연 취소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측이 한국 대표단에 '양해'의 뜻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지만, 외교상 결례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미뤄야 했던 배경에는 한국 협상단을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경 이메일로 미국 측으로부터 협의 취소를 통보 받았다. 이날 오전 구 부총리는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당시 인천공항 대기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재부는 이 같은 사실을 오전 9시 30분께 언론에 공개했고, 구 부총리는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오전 9시 50분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가 취소가 된 배경에 대해 기재부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급한 일정'에 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측이 이메일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협상 관련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과의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을, 여 본부장은 제이미스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만난다. 하지만 양국 경제·통상 수장이 구체적 이유 없이 협의를 돌연 취소한 배경으로 한미간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 아니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지만, 고위급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1000억달러(약137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보다 먼저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짠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57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약속하고 미국과의 상호관세 15%부과에 합의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다만 한국 정부가 제시할 투자 규모에 미국 정부가 만족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최근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공개한 일본 대표단과의 협상 사진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미 투자액을 상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액이 나온다. 애초 일본이 제시한 투자액 4000억달러는 펜으로 그어져 있고, 그 위에 5000억달러라는 숫자가 써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의 대미국 투자액은 5500억달러라고 공개했다. 협상액보다 500억 달러가 높아진 셈이다. 촉박한 협상 일정을 무기 삼아 미국이 비관세 영역도 손보려는 의도가 아니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25년 미국 무역대표부의 비관세 장벽 보고서(NTE)에서도 한국의 방산·통신·원전 분야를 지적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과 통신은 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라는 측면에서 구조 개선에 대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7-24 18:42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