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조건 느슨한 커버넌트 라이트 론 41% 급증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주식과 채권에 이어 금융권의 여신이 버블 영역에 진입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기존 여신에 비해 자금 조달 조건이 상당히 느슨한 이른바 커버넌트 라이트 론(covenant-lite loans)의 발행이 사상 최대 폭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AP/뉴시스) |
17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연초 이후 미국 금융건의 커버넌트 라이트 론의 발행 규모가 836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594억달러에 비해 41% 급증한 수치다.
발행 건수 역시 연초 이후 82건에 이르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68건에서 상당폭 증가한 것이다.
커버넌트는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에 부과되는 제약 요건과 조항을 의미한다. 이는 금융권이 기업에 제공한 자금을 온전하게 상환하기 위해 설정하는 일종의 보험 기능에 해당한다.
올들어 발행 증가가 두드러진 커버넌트 라이트 론은 리스크 헤지를 위한 조항이 일반적인 여신에 비해 소수에 불과하거나 느슨하다.
대형 사모펀드 업체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마크 로완 대표는 “금융권에 커버넌트 라이트가 ‘뉴 노멀’로 자리잡은 상황”이라며 “발행 규모가 위기 이전인 2007년보다 높다”고 주장했다.
당장 시스템 위기가 불거질 가능성은 낮지만 곳곳에서 버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얘기다. 이미 잠재적인 리스크 조짐이 불거지고 있다는 경고다.
채권 수익률이 사상 최저치 수준으로 하락, 하이일드 본드 시장이 버블 영역에 진입한 데 이어 대출 시장 역시 같은 수순을 밟고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의견이다.
솔라리스 애셋 매니지먼트의 팀 그리스키 최고투자책임자는 “하이일드 본드는 역사적으로 보나 주식시장과 비교할 때 고평가된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오펜하이머 펀드의 로버트 킨지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커버넌트 라이트 론이 대폭 늘어난 것은 그만큼 금융시장의 리스크 선호 심리가 고조됐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신용시장 펀더멘털의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감이 완화됐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