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정책의 속살] 공기업 3.4조 부채 감축?…산업부 '뻥튀기' 홍보

기사입력 : 2014년06월18일 19:32

최종수정 : 2014년06월18일 19:32

자산매각 18% 수준…방만경영 개선까지 포함

[뉴스핌=최영수 기자] '공기업들이 부채를 3.4조 감축했다'는 산업통상자원부의 발표는 '뻥튀기' 홍보로 드러났다.

산업부는 지난 23일 11개 기관이  3조 4242억원의 부채를 감축해 올해 8월까지의 감축 목표(4조 4602억원)대비 76.8% 달성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산업부 발표와 달리 한전과 한국수력원자력, 가스공사, 석유공사 등 주요 공기업 대부분의 실제 부채는 변동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 불합리한 투자 취소가 부채 감축이라고?

우선 산업부가 가장 성공한 사례로 들고 있는 '울산비축기지 매각'(매각대금 5190억원)을 보자. 이는 효용성이 낮은 자산을 매각해 부채를 줄인 게 아니라, 지상의 석유기지 부지를 매각해 지하에 비축기지를 신설하는 사업의 일환이다.

즉 매각대금의 상당부문을 재투자해야 하므로 부채 상환은 생각지도 못하고 있다. 석유공사의 부채는 지난해 말 현재 18조 5166억원이며 이번 매각으로 인해 감축된 부채는 전혀 없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노화된 지상의 비축기지를 지하화하는 사업의 일환으로 매각이 추진된 것"이라면서 "이번 부지 매각으로 인해 실제 부채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국전력도 산업부가 5000억원 가까이 감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들여다보면 실제 줄어든 부채는 미미하다. 해외사업 규모 및 시기를 조정해 2413억원의 투자규모를 줄였으며, 경상경비와 사업비 2264억원을 절감했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야적장과 옛사옥 등 179억원 규모의 자산을 매각했지만, 실제 부채감축으로 이어졌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즉 비합리적인 투자사업을 조정하거나 일부 경비를 절감했을 뿐이지 부채 상황이 실제로 나아진 것은 아닌 셈이다.

이 같은 과장 홍보는 다른 공사들도 마찬가지다(표 참조). 가스공사도 약 3200억원을 감축했다고 밝혔지만 신규사업 참여보류(2454억원), 캐나다 사업규모 조정(741억원) 등이 주요 내용이다.

한수원도 계속사업 조정(2595억원), 신규원전 건설투자 합리화(967억원), 경쟁입찰 강화 등을 통한 사업비 절감(356억원)을, 발전 5사도 사업시기 및 규모 조정(4603억원), 경상경비 및 사업성경비 절감 등 경영효율화(3500억원) 등을 자산매각(40억원) 등 부채감축 실적으로 내놓았다.

◆ '부채감축'과 '방만경영 개선'  엄격히 구분해야

결국 공기업들의 실제 부채규모가 감축되지 않았는데도 크게 개선된 것처럼 과장홍보를 하고 있는 셈이다.

산업부가 발표한 3조 4242억원 중에 현실성 있는 내용은 자산매각 6182억원(18%)에 불과하며, 이마저도 부채상환으로 직결될 지는 지켜봐야 할 상황이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자산매각의 경우 부채비율 개선으로 이어지지만 투자규모 축소나 사업비 절감은 당장 재무구조 개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산업부 박상희 창조행정담당관(과장)은 "실제 부채규모가 줄어든 것은 아니지만 향후 결과적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실제 부채규모가 감축되는 것과 부채비율이 다소 개선되는 것은 엄연히 다름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이를 혼용해서 홍보수단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공기업 관리감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가 이같은 과장홍보를 용인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정부 업무보고에는 '부채 감축'과 '부채비율 개선', '재무구조 개선' 등 전혀 다른 개념이 혼용해서 쓰이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공기업 부채감축 보고는 산업부뿐만 아니라 다른 부처도 같은 기준으로 취합하고 있다"면서 "기재부 공운위 지침이 그렇다"고 전했다.
 
정부의 논리대로라면 '단지 식사량을 줄이고 살을 몇 kg 뺐다'고 자랑하는 것과 다름없다. '비정상의 정상화' 차원에서 진행되는 공기업 부채감축과 방만경영 개선이 '겉치레 행정'이라는 비정상으로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정부조직 개편 방식 '안갯속' [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이재명 정부의 조직 개편 발표가 오는 8월 13일로 정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국정기획위원회는 이달 말 대국민보고를 할 계획이었지만 미뤄지면서 정부조직 개편의 구체적인 방식은 안갯속이다. 26일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국정위는 정부 조직 개편안 등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하며 막바지 정리 작업 중에 있다. 개편이 유력한 기획재정부와 검찰 조직 등에 대한 추가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이한주 국정기획위원회 위원장.2025.07.22 gdlee@newspim.com 국정위는 당초 이달 중 대국민보고 등 주요 일정을 마칠 계획이었다. 국정위의 법적 활동 기한은 60일로 오는 8월 14일까지 활동할 수 있다. 1회 한해 최장 20일까지 연장할 수 있지만 국정위는 조기에 활동을 마무리 하겠다고 했다. 국정위의 속도전에 제동이 걸린 데는 정부의 첫 조직 개편인 만큼 조금 더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와 산업자원통상부의 기후와 에너지 파트를 분리해 기후에너지부를 신설하는 과정에서 각 부처의 반발도 나오는 점 등이 대표적이다. 또 이 대통령이 이달 말에서 내달 초 방미 일정이 잡힐 수 있다는 점도 정부조직 개편이 늦어진 배경인 것으로 전해졌다. 1차 정부조직 개편안에는 기재부의 예산 분리 기능과 검찰청 폐지가 담길 것이 유력하다. 조승래 국정위 대변인은 앞서 "기재부 예산 기능을 분리하는 것과 (검찰청의) 수사와 기소 분리는 공약 방향이 명확하다"고 말했다. 기재부 조직 개편은 ▲예산 편성 기능을 분리해 과거의 기획예산처를 되살리고 나머지 기능은 재정경제부로 개편하는 안 ▲예산처가 아니라 재무부를 신설하는 안 ▲기재부 내에서 기능을 조정하는 안 등이 거론돼 왔다. 이 방안들을 놓고 국정위는 검토하고 있다. 현재는 기획재정부를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로 나누는 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정위는 초안 등과 관련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청 폐지 골자의 검찰 조직 개편안도 이번 조직 개편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여당에서는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내용의 '검찰개혁 4법'을 발의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발의한 법안에는 검찰 권력의 핵심인 기소권은 법무부 산하에 공소청을 신설해 여기로 이관하는 내용이 담겼다. 수사권은 행정안전부 산하에 중대범죄수사청을 신설해 이곳으로 넘기기로 했다. 다만 수사권을 행안부 산하에 둘지 법무부 산하에 둘지를 두고는 여권 내에서도 이견이 있어 더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개편 방안을 놓고도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금융위 해체 차원의 '금융위 정책과 감독 기능 분리' 조직 개편안이 유력했다. 그러나 최근 여당에서 기획재정부 내 국제금융 업무를 금융위로 이관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하며 '금융위 존치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금융위 해체론에 제동이 걸렸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이 역시도 오리무중인 상황이다. ycy1486@newspim.com 2025-07-26 07:00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