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향방 및 파장 둘러싸고 논란 후끈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2008년 리먼 브러더스 파산 이후 연방준비제도(Fed)의 천문학적인 유동성 공급에 인플레이션 경고가 끊이지 않았지만 보기 좋게 빗나갔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관심권에서 사실상 소외됐던 인플레이션이 최근 월가를 중심으로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사진:신화/뉴시스) |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연율 기준으로 2.1% 상승, 연준의 목표수준을 넘어선 데 따른 것이다.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경우 경기 회복이 강화되는 것으로 해석, 주식시장에 호재가 될 수 있다. 반면 채권시장은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과 맞물리면서 일격을 모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지난주 회의를 마친 후 인플레이션 리스크에 대해 시장의 경계감을 일축했다.
인플레이션의 향방은 투자 자산 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변수에 해당하지만 투자가들의 의견이 크게 엇갈리는 상황이다.
블랙록의 릭 라이더 채권 부문 책임자는 “인플레이션 상승은 실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고, 앞으로 수개월 사이 신호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며 “미국 경제가 살아나고 있는 만큼 인플레이션 상승 압박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채권 수익률이 오름세를 타면서 연준의 금리인상 시기를 2015년 1분기까지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이는 시장 예상 시기인 2015년 하반기보다 이른 것이다.
라이언 ALM에 따르면 10년물 국채와 물가연동채권의 상대 수익률을 근거로 판단할 때 채권시장은 연율 기준 인플레이션 2.28%를 반영하는 상황이다.
반대 의견도 없지 않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프리야 미스라 전략가는 “물가 지표에도 채권시장은 조용한 움직임”이라며 “중앙은행이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했다고 해서 반드시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구겐하임의 스콧 마이너드 최고투자책임자는 “채권 강세론자들이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경우 벌어질 영향에 대해서도 투자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바클레이스의 딘 마키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 상승은 디플레이션 리스크를 떨어뜨리는 것이기 때문에 연준이 반길 것”이라며 “투자자들에게 미치는 타격도 미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키프 브리예트 앤 우즈의 마이클 와이드너 애널리스트는 “인플레이션이 가파르게 상승할 경우 과거보다 더 커다란 충격을 가할 것”이라며 “인구 고령화로 인해 잠재 성장률이 둔화된 만큼 인플레이션은 전통적인 요인보다 헬스케어와 교육, 주택 등 새로운 곳에서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