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내 평가 엇갈려…'농민 피해우려' 공감
[뉴스핌=김지유 기자] 정부가 내년부터 쌀 시장을 전면 개방하기로 발표하자 국회에서는 '정부의 독선'이라는 날선 목소리와 함께 '현실적이고도 불가피한 대안'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농민들과 국민들에게 제대로 된 설명 한 번 없이 일방적, 독단적으로 쌀개방을 추진하겠다는 정부의 일방적인 독주가 문제"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새정치연합은 쌀 관세화 논의를 위해서 여·야·정과 농민단체가 참여하는 '여야정단 4자 협의체'를 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며 "무조건 반대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이 내용을 공론화하고 농민대책을 세우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8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2015년부터 쌀을 관세화(전면개방)하기로 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기자] |
같은 당 박완주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를 '정부의 독선'이라고 비판하며 "일방적 쌀시장 개방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박 의원은 "우리 식량안보 최후의 보루인 쌀이 비밀주의에 입각해 처리되면 돌이킬 수 없는 심각한 상황이 우려된다"며 "관세화, 현상유지, 웨이버(waiver·예외적 상황에서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상 의무를 일시적으로 면제받는 것) 등 여러 방안에 대한 자료공개와 객관적 검증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는 지난 6월 30일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국회 등의 의견 수렴을 거치겠다고 발표하고는 불과 보름여 만에 밀어붙이기식 불통농정을 추진하고 있다"며 "9월까지 WTO에 관세화를 반드시 통보해야 하는 것도 아닌데 정부의 독단과 독선이 문제를 만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같은 당 김승남 의원도 "쌀 관세화와 관련해 정부가 신뢰를 바탕으로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전제된다면, 고율관세를 통한 쌀개방에 반대하는 국민이나 농민단체는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이라도 쌀 관세화 발표를 전면 중단하고 사회적 합의기구를 구성해야한다"며 "쌀 관세화에 대한 국민여론수렴과 사회적합의부터 선행한 후 국민적 신뢰 속에 쌀 관세화를 추진해도 늦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 쌀 시장 전면개방을 반대하는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농민단체 회원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쌀시장 전면개방 발표에 항의하며 경찰에게 쌀을 던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
반면 민현주 새누리당 대변인은 쌀 관세화에 대해 '정부가 취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도 불가피한 대안'이라고 평가했다.
민 대변인은 "이제 정부는 WTO를 상대로 쌀 관세율 협상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최대한 높은 관세율 부과를 관철시켜 국내 쌀의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는 향후 어려움이 예상되는 우리 농가의 대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며 "개별 농가의 피해를 최소화 하는 일부터 근본적으로 우리 농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세심한 대책을 마련하는 일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농민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경청하고 또 수렴해 불안해하는 농심(農心)을 다독거릴 수 있기를 바란다"며 "새누리당도 쌀 시장 개방에 따른 농민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관련 단체들과 적극적으로 협의할 것이며 모든 중재의 노력에 최선을 다 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지유 기자 (kimji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