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율 협상 전에 사전검증이 우선"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정부가 18일 쌀시장 개방을 선언한 것과 관련 농민단체들은 일제히 비판적인 입장을 쏟아냈다. 특히 정부가 높은 관세율을 유지할 수 있는 법적인 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의장 김영호)은 이날 정부의 '쌀 관세화'(시장개방) 발표에 대해 "정부의 쌀 관세화 발표는 전농뿐만 아니라 국회, 타 농민단체의 요구를 모두 무시한 채 불통농정을 선언한 것으로 한국농정의 참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정부는 '관세화 의무론'을 WTO농업협정에 근거해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관세화 불가피성과 의무론은 정부 스스로 그간의 입장을 번복한 것으로 논리적 모순을 해소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 "관세율 공개하고 검증 받아야"
▲ 전국농민회총연맹 회원들이 지난해 11월 22일 서울역 광장에서 한중 FTA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사진=김학선 기자) |
농업경영자들로 구성된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회장 김준봉)도 정부의 피해대책을 강하게 촉구하고 있다.
한농연 김준봉 회장은 최근 한국농어민경제연구소가 개최한 '쌀 관세화 대응 토론회'에서 "현실적으로나 법률적으로 현상유지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농업인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실효성 있는 피해대책을 촉구했다.
한농현 관계자는 "농민단체, 정부, 국회를 포함한 3자협의체 구성을 통해 관세율 설정, 고율 관세 유지를 위한 대국민 약속, 관세화 협상시 의무수입물량의 대북지원 및 해외원조를 위한 옵션 포함, 쌀 사업 종합 발전 대책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 '장관 못 믿는다'…고율관세 법제화 요구
▲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관계부처 관계자들이 18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2015년부터 '쌀 관세화' 결정을 발표하고 있다. |
이는 향후 장관이나 정권이 바뀔 경우 대외협상에서 관세율이 얼마든지 조정될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고율관세를 유지하겠다'는 정부의 약속을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농 이종혁 정책부장은 "쌀 관세율은 국무위원이 책임질 수 있는 부분이 아니며, 시간이 지나면 언제든지 말 바꾸기 할 수 있다"면서 "실제로 과거 김영삼 대통령도 쌀 한톨도 수입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지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고율의 관세율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가 나서서 법제화해야 한다"면서 "쌀시장을 전면 개방한 박근혜정부에 대해 농민들은 대규모 투쟁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제시했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