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매장 개설하며 기존 방문판매원 빼내
[세종=뉴스핌 곽도흔 기자] 국내 1위 화장품업체인 아모레퍼시픽이 신규 대리점을 만들면서 기존 대리점에 소속된 우수 방문판매원을 마음대로 이동시키고 관리가 잘 되지 않는 대리점에 방문판매원을 빼내는 식으로 불이익을 주다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특약점 소속 방문판매원을 다른 특약점 또는 직영점으로 일방적으로 이동시킨 아모레퍼시픽에 대해 공정거래법(거래상지위남용행위 중 불이익 제공)에 따라 시정명령과 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18일 밝혔다.
아모레퍼시픽은 시장점유율 32.06%의 1위사업자로 2013년 연매출은 2조6676억원이며 2013년 말 기준 방판특약점(아모레퍼시픽 제품만을 취급하는 전속대리점)은 총 547개, 방판특약점을 통한 매출액은 5235억원으로 아모레 전체 매출액의 19.6%를 차지한다.
공정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2005년 이후 3482명의 방문판매원을 특약점주의 의사에 반해 타 특약점 또는 직영점으로 이동(일명 '세분화')시켰다.
방문판매원은 특약점주와 카운셀러계약을 체결하고 특약점주가 제공하는 화장품을 소비자에게 방문판매하는데 특약점은 방문판매원을 모집·양성하는 등 방판기반을 확대해 판매를 강화할수록 매출이익이 커지는 구조다.
이에 따라 특약점이 세분화될 경우 해당 특약점주의 매출은 직접적으로 하락할 수밖에 없다.
아모레퍼시픽이 2005년 1월~2013년 6월까지 기존의 특약점에서 타 특약점으로 이동한 방문판매원은 2157명, 직영영업소로 이동한 방문판매원은 1325명으로 해당 방문판매원의 직전 3개월 월평균 매출액은 총 81억9800만원에 달했다.
이 회사는 세분화를 방문판매 유통경로 확대 및 기존 특약점주 관리의 주요 수단으로 활용했다.
영업사원들에게 신규 영업장을 개설할 때에는 우수 방문판매원 확보를 위해 세분화 방판특약점주가 세분화 대상 방문판매원을 직접 선정하지 못하도록 지시하고 장기간 성장 정체점이나 영업정책 비협조 영업장을 세분화 실시 대상으로 선정토록 했다.
이는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4호 라목 거래상지위남용행위 중 불이익 제공에 해당한다.
공정위는 아모레퍼시픽의 위반행위가 없었더라면 발생했을 매출액을 정확히 산정하기 어려워 관련매출액의 산정이 곤란한 경우로 보고 5억원의 정액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 김성삼 서울사무소 총괄과장은 "이 사건은 유사 심결례가 없는 행위 유형에 대해 적극적으로 공정거래법 위반여부를 판단한 것으로 그간 본사-대리점간 관행적으로 이뤄져 온 우월적지위 남용에 대해 경종을 울릴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공정위는 지난 5월12일 제정·고시된 '계속적 재판매거래 등에 있어서의 거래상 지위 남용행위 세부유형 지정고시' 등을 근거로 위법행위 적발 시 적극 제재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