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곡물·금 가격 '동반 하락'…부진한 수요에 공급 과잉도 겹쳐
[뉴스핌=김성수 기자] 글로벌 원자재 시장이 달러 강세라는 예상 밖 악재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미국 경제매체 CNBC가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북해산 브렌트유 10월물은 최근 배럴당 102.44달러까지 하락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10월물도 94.43달러로 떨어졌다. 양쪽 다 지난 6월 말 수준에 비해 가격이 10% 이상 빠진 것이다.
[출처: 우리선물 리서치센터] |
전문가들은 주요 원자재 가격이 달러로 표시되기 때문에 최근의 달러 강세가 원자재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달러 인덱스는 이날 83.35를 기록하면서 지난 6월 말 이후 4% 넘게 상승했다.
짐 루오리오 TJM 인스티튜셔널 서비스 매니징 디렉터는 "현재 달러 환율은 다른 모든 시장 가격을 움직이는 요소"라며 "원자재 시장이 이렇게 부진한 것도 결국 달러 때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한 달간 원유와 달러의 상관계수는 '마이너스(-) 0.88'를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상관계수가 마이너스일 경우, 두 자산 가격이 서로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달러 강세 이외에 드라이빙 시즌 등 다른 요인도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공급 과잉 현상이 맞물리면서 가격 하락세를 심화시켰다는 지적이다.
스테판 쇼크 쇼크그룹 회장은 "여름휴가 기간이 끝나면서 휘발유 소비가 줄어들었다"며 "그 결과 원유 수요도 감소하면서 가격이 하락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는 원자재 가격이 추가 하락할 여지가 남아 있어 매수 타이밍을 더 기다려야 한다고 판단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부양책과 미국 고용지표 발표 등 달러 강세를 이끌 요인이 많이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캐시 리엔 BK 자산운용 외환전략 책임자는 "원자재 가격은 현 수준에서 4~5%는 더 떨어질 것이라고 본다"며 "지금 바로 사기보다는, 저점까지 떨어지는 것을 기다린 후 저가매수하는 전략이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