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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록 KB금융 회장 해임...KB사태 사실상 종결(종합)

기사입력 : 2014년09월18일 01:00

최종수정 : 2014년09월18일 08:46

임 회장 자진 사퇴 끝내 거부...이사회 해임안 의결

[뉴스핌=노희준 기자] KB금융지주 이사회가 18일 금융당국에서 직무정지 처분을 받은 임영록 지주 회장(사진)에 대한 해임안을 결국 처리했다.

이에 따라 지난 5월 주전산기 교체 관련 내부갈등에 대한 금융감독원 조사가 시작된 이래 금융권을 강타한 'KB내분 사태'는 4개월만에 사실상 막을 내렸다.

KB금융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사회가 임영록 회장의 해임을 의결했다"고 말했다. 이사회에서는 찬성 7표, 반대 2표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도 입장 자료를 통해 "긴급간담회와 긴급이사회를 연이어 개최하고, 조속한 조직의 안정과 경영정상화를 위해 임 회장의 대표이사 회장직을 해임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오는 19일 오후 임시이사회를 소집해 임 회장의 대표이사 회장직 해임에 따른 후속조치를 논의할 방침이다.

앞서 이사회는 17일 은행연합회에서 오후 6시께부터 간담회를 열어 임 회장에 대한 해임안을 처리하기로 뜻을 모았다.

다만, 바로 해임 의결은 하지 않고 일부 사외이사가 임 회장의 자진사퇴를 이끌어내기 위해 임 회장의 자택을 찾아 설득에 나섰지만, 임 회장은 끝내 사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사회는 명동 본점에서 긴급 이사회를 열고 간담회에서 논의한 대로 임 회장에 대한 대표이사 해임안을 의결했다.
 
임 회장이 대표이사에서 해임됨에 따라 임 회장은 회장직에서 내려오게 돼 회사를 대표할 수 없다. 다만, 사내 이사직은 당분간 유지하게 된다. 사내이사 해임은 주주총회 특별 결의 사항이다.

이사회가 임 회장 해임안을 의결한 것은 임 회장이 법적 소송을 제기하며 버티기로 일관함에 따라 KB내분 사태가 장기화하는 것을 조직 관점에서 더는 묵인할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사회가 임 회장 해임안을 의결하면서 임 회장이 법원에 제기한 직무정지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은 각하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임 회장이 해임됐기 때문에 처분을 정지시킬 실익이 없기 때문이다.

임 회장은 이사회 해임 의결에 대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나 해임 무효 소송을 추가로 제기할 수 있지만, 이 소송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법조계 설명이다.

한 변호사는 "경영진의 문제에서는 이사들의 판단이 법원의 판단보다 우월하다는 게 전세계적으로 인정되는 룰이고 대법원 판례도 인정하고 있다"며 "이사회의 판단이 웬만큼 잘못되지 않으면 무효로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임 회장이 회장직에서 물러남에 따라 KB금융은 금융당국과 '조직' 차원에서 정면충돌하면서 빠질 뻔한 경영파행에서 벗어날 계기를 만들었다. 임 회장이 처분 취소 소송을 이어간다고 해도 '개인' 임영록 대 금융당국의 대결이라 그 의미는 축소된다.

다만, KB금융과 국민은행은 주전산기 갈등 단일 사건으로 그룹 지주회장과 핵심 계열사인 은행 행장이 모두 물러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겪게 됐다.

KB금융은 당분간은 윤웅원 지주 부사장(CFO)의 대행 체재와 이사회 중심으로 비상경영체제하에서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사외이사 9명으로 이뤄진 회추위는 ‘CEO 승계프로그램’에 따른 후보군과 외부 헤드헌트업체로부터 추천 받은 후보군 가운데 최종 회장 후보를 선임한다.

회장이 선임되면 계열사 대표를 뽑기 위한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통해 이건호 행장 후임 인선에 착수한다. 대추위는 회장과 사외이사 2인으로 구성된다.

이번에는 행장을 따로 선임하지 않고 회장과 행장의 겸직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에는 은행쏠림의 지주회사 체제에서 두 명의 다른 낙하산 사이의 빚어진 갈등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 노조도 지주 회장과 은행장의 겸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번 사태는 결국 임 회장의 강제 해임으로 종결됐지만, 금융당국도 사태 처리 과정에서 적지 않은 문제를 드러냈다. 제재심의위원회 개혁 논의가 분출하는 한편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미 경질설에 휩싸인 상태다.

특히 같은 사안에 대해 세 번의 다른 제재가 나와 임 회장에게 반발할 여지를 준 데다 징계 과정과 제재 수위를 둘러싼 금융위와 금감원의 사이의 엇박자가 불거지는 등 금융당국의 권위와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앞서 임 회장은 지난 12일 금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 갈등과 관련해 최 원장이 결정한 문책 경고의 중징계 건의를 한 단계 상향해 3개월 직무정지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그에 앞서 최 원장은 관련 사안의 국민은행 이사회 결정 과정에서 리스크 축소 및 왜곡 보고에 대한 감독 소홀 책임과 은행 IT본부장 인사에 대한 부당 개입 등의 책임을 물어 임 회장에게 제재심의 경징계 결정을 상향, 중징계를 내렸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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