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출신 3명, 외부출신 1명...내주 인터뷰
[뉴스핌=노희준 기자] KB금융지주 차기 회장 후보는 김기홍 전 KB국민은행 부행장, 윤종규 전 KB금융지주 부사장, 지동현 전 KB국민카드 부사장,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으로 압축됐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
앞서 회추위는 회장 후보군 7명을 대상으로 외부 헤드헌터 2개 업체를 통해 평판 조회를 실시했다. 이후 위원 간 후보의 장단점에 대한 논의를 거쳐 7명의 후보를 평가했다.
회추위는 내주 인터뷰 대상자 4명을 상대로 후보별로 5분의 자기소개와 85분의 질의응답으로 진행하는 90분간의 심층면접을 실시한 후 최종 회장 후보를 선임할 예정이다.
회추위는 인터뷰 종료 후 후보들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투표를 진행해 재적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받은 후보를 최종 회장 후보로 선정한다. 차기 회장은 내달 21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정식으로 선임된다.
현재 회장 후보레이스에는 '절대 강자'가 없는 내외부 후보 간의 혼전 양상이라는 게 대체적 평가다. 'KB내분 사태'를 계기로 분출하는 '내부인사 중용론'과 '외부 전문가론'이 맞서고 있는 구도다.
내부출신 후보는 조직 사정에 정통하고 낙하산 출신의 적폐에 대한 여론 공감 등을 발판으로 하고 있고 외부 출신은 다양한 경험 등을 통한 지주 회장에 필요한 중량감 등을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금융권은 판단하고 있다.
감기홍 전 부행장은 한국조세연구원 전문위원과 금융감독원 부원장 등을 거쳐 2003년 국민은행 사외이사로 국민은행과 연을 맺었다. 이후 수석부행장 겸 전략그룹 부행장을 거쳐 지주회사 설립기획단장을 맡았다. 지주사 설립과 외환은행 인수 추진 등 굵직한 일을 KB에서 처리해봤다는 평이다.
김 전 부행장은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준비를 잘 해 진정성 있게 인터뷰에 응할 생각"이라며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 임직원들의 떨어진 사기와 KB금융을 거래하는 고객들의 신뢰를 올려야 하고 안 좋아진 브랜드 이미지도 정상화해서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회장과 행장의 겸임 문제에 대해서는 "원래 그것은 회장 권한이 아니고 이사회 권한"이라며 "혹시 회장이 되면 이사들과 잘 상의를 해서 하려고 한다"고 했다.
윤종규 전 부사장은 외환은행을 다니다가 행정고시(25회)합격하고 삼일회계법인 부대표로 일하던 중 고(故) 김정태 전 행장의 삼고초려를 통해 국민은행 개인금융그룹 부행장으로 영입됐다. 이후 KB를 떠났지만 2010년 어윤대 전 회장 때 지주 부사장(CFO)으로 복귀했다. 후보 중 KB에서 가장 오래 근무했고 내부직원들의 신망이 두텁다.
윤 전 부사장은 "부족한 저를 인터뷰 대상자로 선정해서 영광으로 생각하고 잘 준비해서 계획과 포부를 회추위에 말씀드리겠다"면서 "우선 지금까지 벌어진 (사태의) 과정에서 직원들이 마음의 상처를 입었기 때문에 잘 보듬어서 조직의 화합과 결속을 이루는 것이 첫 번째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불편과 실망을 드린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는 게 두 번째며 그런 과정에서 흐트러진 경쟁력을 회복해 선도 금융그룹으로 다시 도약하겠다"고 덧붙였다. 회장과 행장의 겸임 이슈를 두고는 "제도 문제라기보다는 운영의 문제"라며 "현재 상황에서 어떤 운영체제가 좋은지는 혹시 선임이 되면 이사회와 지혜를 모아보겠다"고 말했다.
지동현 전 부사장은 한국수출입은행 해외투자연구소 책임연구원과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을 거쳐 조흥은행 부행장과 LG카드 부사장을 역임했다. KB금융 전략담당 부사장을 거쳤고 카드사설립기획단 부단장과 국민카드 부사장을 맡았다. 4명의 후보군 중 가장 젊다.
지 전 부사장은 포부와 관련 "평소에 금융은 과학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많은 고객을 과학적으로 분석하지 않으면 개별 고객이 뭘 원하는지 알 수 없고 개별적으로 니즈를 파악하지 못하면 모든 고객에게 표준화된 상품 서비스를 줄 수밖에 없다"며 "한 사람 한 사람의 니즈를 과학적으로 분석해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렇게 하면 고객이 KB금융그룹을 더 신뢰하고 사랑하게 돼서 KB금융의 수익성, 생산성 문제 등 KB의 여러가지 문제가 해결되고 결과적으로 위상이 올라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장과 행장 겸임 문제에는 "분리할 것"이라며 "행장은 은행으로 입행한 사람을 시킬 것"이라고 했다.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은 2001년 한미은행장이 된 후 씨티은행으로 한미은행이 인수된 뒤 10년 넘게 은행장을 하면서 최장수 은행장 기록을 갖고 있다. 최근 KB 회장 인선 레이스에 뛰어들면서 씨티은행장직을 공식 사의했다. 금융당국과 정치권 등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 행장은 "최선을 다 하겠다"며 "지금은 적절한 시기가 아니기 때문에 인터뷰가 끝나고 (포부나 계획을) 말하겠다"고 말했다. 회장과 행장 겸임 문제에는 "사안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