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하락은 위기 아닌 기회…인수합병으로 성장 박차
[편집자주] 이 기사는 지난달 27일 오후 2시 36분 뉴스핌 프리미엄 뉴스 안다(ANDA)에서 표출한 기사입니다.
[뉴스핌=김성수 기자] 옥시덴탈 페트롤리움(종목코드: OXY)은 미국 최대 석유·가스 회사다. 미국과 중동, 라틴 아메리카에 자회사를 운영하면서 석유와 가스를 탐사·생산하고 있다.
옥시덴탈 페트롤리움 이전에는 국제 원유 시장을 주름잡는 7대 석유기업이 있었다. 일명 '세븐 시스터스'라고 불린 이들은 엑슨·모빌·텍사스·셰브런·브리티시페트롤리엄·로열더치셸 등으로 구성됐다.
7대 기업은 1970년대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발족하면서 영향력이 줄어들었으나, 옥시덴탈 페트롤리움은 '세븐 시스터스'의 뒤를 잇는 대형 석유회사로서 굳건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 옥시덴탈 페트롤리움은 어떤 기업?
옥시덴탈 페트롤리움은 지난 1920년 설립될 당시 화학제품 처리 기업에 불과했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 석유업계 거물 아만드 해머가 경영권을 잡으면서 회사 규모가 확장되기 시작했다.
아만드 해머는 1960년대 초 리비아 석유 채굴권을 놓고 다른 석유기업들과 경쟁할 때 독특한 전략을 구사했다. 해머의 제안 내용은 다른 경쟁사들과 별반 차이가 없었지만, 제안 내용을 양피지에 적고 리비아를 상징하는 초록색과 검정색 끈으로 묶어 전달한 점이 두드러지게 달랐다.
이처럼 제안서 하나에 상대국 전통을 존중하는 마음을 담은 해머는 리비아 석유 채굴권 획득에 성공했고, 그의 지휘 아래 옥시덴탈 페트롤리움은 리비아 석유 개발과 북해 유전 개발을 진행하는 거대 석유기업으로 성장했다.
이후 옥시덴탈 페트롤리움은 이슬람 사회주의 혁명으로 큰 타격을 입기도 했다. 리비아의 카다피가 지난 1969년 9월 이슬람 사회주의 혁명을 일으키면서 리비아에 있던 회사 자산이 모두 국유화된 것이다. 이를 계기로 미국이 리비아와의 교류를 단절하자, 옥시덴탈 페트롤리움은 북해 유전지를 중심으로 사업을 지속해 나갔다.
현재 옥시덴탈 페트롤리움은 옥시덴탈 케미칼의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다. 옥시덴탈 케미칼은 북미에서 폴리염화 비닐 등 특수 화학품을 제조하는 주요 기업이며, 옥시덴탈 페트롤리움은 이 회사에 염기성 화학품을 판매하면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 뉴스 & 루머
최근 유가 하락의 여파로 옥시덴탈 페트롤리움의 올 3분기 실적은 다소 부진했다. 3분기 옥시덴탈 페트롤리움의 순익은 12억달러로, 전년 동기의 16억달러에서 감소했다. 희석 주당순익(유통주식수와 스톡옵션, 전환사채 등 앞으로 발행될 주식수까지 포함해서 나눈 값)도 1.55달러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의 1.97달러에서 하락했다.
국제유가의 기준이 되는 북해산 브렌트유는 지난 6월 배럴 당 115달러에서 약 26% 하락, 최근 85달러 선에 거래되고 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와 두바이유도 배럴당 81.01달러와 86.61달러로 떨어졌다.
다만 유가 하락이 옥시덴탈 페트롤리움에 악재가 되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진단했다. 옥시덴탈 페트롤리움은 올 3분기 현금이 29억달러로 집계되면서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그렇지 못한 다른 경쟁 기업들은 유가 하락에 따른 타격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부채비율이 높은 기업들은 현금 조달을 위해 보유 자산을 매각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경우 옥시덴탈 페트롤리움은 기업들을 인수합병(M&A)하는 데 유리한 환경을 얻을 것이란 분석이다.
스티븐 체이젠 옥시덴탈 페트롤리움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공기업 매물은 고유가 시절의 가격을 반영하고 있어 인수 계획이 없다"며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차입할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 월가 UP & DOWN
월가는 옥시덴탈 페트롤리움에 우호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펀드평가사 모닝스타에 따르면 월가 펀드매니저들은 석유 관련 종목이 과매도 상태라며 옥시덴탈 페트롤리움을 유망 종목으로 추천했다.
마켓워치가 26개 투자은행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옥시덴탈 페트롤리움에 대한 평균 투자의견은 '비중확대'로 나타났다. 26개 은행 중 '매수' 의견을 제시한 곳은 절반인 13곳을 차지했고, 2군데는 '비중확대', 11곳은 '보유(유지)'를 제시했다. 비중 축소나 매도를 권고한 곳은 3개월 전부터 단 한 곳도 없었다.
투자은행들이 제시한 옥시덴탈 페트롤리움의 평균 목표주가는 105.76달러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주말 종가인 89.33달러보다 약 18% 높은 수준이다.
앞서 제프리 그룹은 옥시덴탈 페트롤리움에 대해 '매수'를 권고하며 목표 주가를 112달러로 제시했다. 글로벌 헌터 증권도 옥시덴탈 페트롤리움에 대한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비중 확대'로 상향했다.
옥시덴탈 페트롤리움의 최근 1년간 주가 추이 [출처: 마켓워치] |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