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한국·호주 금리인하 가능성 주목
[뉴스핌=주명호 기자] 일본은행(BOJ)의 추가 부양책 발표에 엔화가 약 7년래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한국 등 수출국 중앙은행들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과 호주 등이 엔저에 맞서기 위해 금리인하에 나선다면 이들 간 환율전쟁이 촉발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5일 10시 30분 기준 달러/엔은 113.50엔 부근에서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 추가 경기부양책 발표 이후 달러/엔은 장중 114.20엔까지 급등한 바 있다.
최근 3개월간 달러/엔 환율 변동 추이. [자료 : Thomson Reuters] |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션 다비 투자전략가는 "BOJ가 다른 국가보다도 금융억압(financial repression; 금융자금이 정책목표 달성을 위해 사용되도록 정부가 개입하는 일)을 다른 나라보다 더 확실히 수행하고 있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양적완화(QE)를 종료한 상황에서 일본은 이제 환율전쟁의 최전선에 서게 됐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한국의 반응에 초점을 두고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HSBC 프레데릭 뉴만 연구원은 "일본 경제는 고비를 넘기고 있으며 최근 완화정책은 여기데 더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엔약세는 한국 등 주변 수출국가에게는 수출이익 감소로 이어지기에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일 BOJ의 추가 양적완화로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HSBC 로널드 맨 연구원은 "엔/원 환율에 대한 하방 압력이 지속되고 이 점이 한국 경제성장 잠재성에 위협으로 인지된다면 기준금리가 1%대로 떨어질 것이란 기대감이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목표치에 미달한 국내 물가상승률도 추가 금리인하의 근거가 되고 있다.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월보다 0.1%p(포인트) 오른 1.2%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한은이 제시하고 있는 물가안정목표 범위인 2.50%~3.50%에는 미치지 못한 상황이다.
호주 또한 BOJ의 추가 부양책 여파를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 호주 중앙은행(RBA)은 작년 9월 이후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2.5%로 동결해왔다. 하지만 글렌 스티븐스 RBA 총재는 통화회의 성명을 통해 "호주달러는 여전히 고평가된 상태며, 이런 점이 호주 경제 내에서 균형 성장을 달성하는 데 충분치 못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