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이 이통사간 경쟁 제한해
[뉴스핌=김기락 기자] 애플의 아이폰6(16GB) 소비자 구매가격은 일본에서 공짜이지만 미국은 20만원대, 한국은 60만원대인 것으로 조사됐다.
7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아이폰6의 출고가는 미국에서 649달러(약 70만원), 일본에서 6만7800엔(약 67만원) 수준이다. 한국은 78만9000원이다. 2년 약정 시 아이폰6 구입 가격은 미국 199달러(약 21만원), 일본 공짜(신규ㆍ번호이동 가입)이지만 한국에서는 최소 60만원대로 형성된 것이다. 아이폰6 가격 차이가 나는 이유는 각국의 출고가와 보조금이 다르기 때문이다.
일본은 아이폰 구매 소비자들을 위해 ‘제로(0) 프라이스’ 정책을 내걸었다. 이를 통해 NTT도코모ㆍKDDIㆍ소프트뱅크 등 이통사들의 자발적인 경쟁을 유도, 아이폰 가격을 공짜로 만들었다. 2년 사용 약정만 하면 신규 가입이든, 통신사를 바꾸는 번호이동 고객이든 공짜 아이폰6를 쓸 수 있는 것이다. 도코모의 경우 월 6500엔(6만1000원) 이상 요금제를 쓰면 아이폰6를 무료로 준다. 국내에서 90만원대에 판매되는 64GB 아이폰6도 일본에선 12만원대에 불과하다.
미국에서는 월 40달러(약 4만원) 이상 요금제 가입 시 50만원 안팎의 최대 보조금을 주지만 국내에서는 실제 납부액 기준 월 8만원 이상 요금제에 가입해도 10만원대 보조금에 그친다. 국내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으로 보조금 한도가 정해진 만큼 이통사들이 경쟁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아이폰6 구매 시 법정 최대 보조금인 34만5000원을 받더라도 44만4000원이다. 그래도 미국 대비 두 배 이상 비싸다.
예를 들어 이날 이통사 공시 기준 아이폰6(16GB) 보조금은 14만4000~18만5000원이다. KT는 완전무한 87요금제를 썼을 때 보조금 17만원을 지원한다. 아이폰6 판매 가격은 61만9800원이 된다.
또 LG유플러스는 LTE8 무한대 89요금제를 쓰면 18만5000원을 지원해 60만4800원에 아이폰6를 판매하고 있다. SK텔레콤은 LTE85 요금제 기준 보조금은 14만4000원을 지원한다. 이에 따라 아이폰6 판매가는 64만5800원이다. 아이폰6 64GB의 경우 보조금은 15만3000원으로 16GB와 9000원 차이 밖에 안 난다.
아이폰6 출고가는 이통3사 모두 똑같은데다, 각사 보조금 차이도 4만원에 불과하다. 때문에 실제 구입 가격이 결국 비슷해진다는 것이다. 이통사는 이에 대해 단통법을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한국이 아이폰6 출고가가 높은 편이지만 이통사 경쟁을 통해 실제 구입가를 더 낮출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단통법 때문에 사업자간 경쟁이 의미 없다. A 사업자가 보조금을 높이면 B 사업자가 따라가는 정도인데 소비자 입장에선 변별력이 없는 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이폰6은 그동안 제조사 보조금이 없었다”며 “이통사만 보조금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이통사별 가격 차이는 극히 적다”고 말했다.
*표 : 송유미 미술기자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