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양진영 기자] YG의 어린(?) 여성 보컬 이하이와 이수현이 뭉쳤다. 뉴 유닛 하이수현은 너무도 다른 두 소녀가 만나 어우러진 색다른 유닛이다. '나는 달라'란 신곡 제목처럼, 일단 보컬부터 봐도 이하이의 소울풀한 허스키 보이스와 악동뮤지션 이수현의 꾸밈없는 음색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세 살 터울의 소녀들이 '급' 결성한 하이수현을 직접 만났다. YG 양현석 사장의 급 제안으로 성사된 유닛 하이수현은 멤버가 공개되기 전부터 음악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iKON 바비까지 랩피처링으로 합세해 신선함과 퀄리티, 완성도까지 삼박자를 갖추게 됐다.
"왠지 모르지만 항상 모든 건 갑자기예요.(웃음) 사장님이 곡을 딱 주시더니 '내일 녹음이다' 하셨죠. 그게 불과 한 달도 안됐어요. 또 녹음 다 해놨는데 그걸 들으시곤 바비 오빠가 들어가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다음날 바로 녹음했어요." (하이)
하이수현의 조합을 예상한 누군가는 있겠지만, 사실 과도하게 신선한 시도다. 둘의 색깔이 워낙 다른 탓에 '잘 어울릴까?'하는 우려는 당연했다. 어떤 계기였냐고 물으니, 역시나 여기에도 양현석 사장의 선견지명이 드러났다.
"사실 이전에도 악동뮤지션의 어쿠스틱한 곡들을 수현이와 함께 녹음을 해봤었죠. 그러면서 '둘이 하지 않을까?'하고 어렴풋이 생각했어요. 사장님은 완전 다른 보컬 두명을 묶어서 배우는 점이 있길 바라신 듯 해요. 저흰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기에 좋은 보컬이거든요." (하이)
처음에 둘이 하게 됐을 때 두 사람의 반응도 궁금했다. 각자가 평가하는 보컬로서의 장점을 얘기하다 보니, 정말 다른 이 소녀들이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너무 달라서 튀거나, 어색한 부분이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기우였다. 실제로 공개된 신곡 '나는 달라'에서 하이와 수현은 마치 원래 걸스 듀오인 것처럼 잘 어우러졌던 것이 사실이다.
"K팝스타 오디션에서 수현이를 처음 봤어요. 찬혁이랑 같이 남매끼리 음악 하는 게 정말 좋아 보였죠. 사실 노래를 찬혁이가 쓰고 수현이가 부른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에요. 같이 작업 하면서 수현이 보이스가 정말 깨끗하고 저와는 다른 부분이 많아서 배운 점도 많았죠. 모니터링 하면서 서로 '너무 잘한다 진짜 잘한다' 하면서 녹음했어요." (하이)
"하이 언니가 K팝스타 나올 때 몽골에 있었는데, 전 가수에 딱히 관심이 없을 때였어요. 언니가 노래를 하는데 '외국인인가?' 싶을 정도로 놀랐죠. 주변에서 지민언니와 하이 언니 누가 1등 하게 될지 뜨거운 관심사였어요. 실제로 만나서 녹음해보니 역시 제 생각보다도 훨씬 뛰어났어요. 언닌 제가 못하는 '계단 애드립'을 막 하니까 완전 감탄했죠." (수현)
타이틀곡 '나는 달라'로 남들과는 다른 정체성을 강조하는 새 유닛 하이수현. 여기에 하이와 수현의 완벽히 다른 성향이 어우러져 진정한 의미의 '나는 달라'가 완성됐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그렇게 다른 걸까.
"저희가 다른 여자 가수들이랑 막 뭐가 다르다는 건 아녜요. 아마 자기 색깔을 알고 자신들의 개성을 표출하기 좋은 조건이라는 건 약간 다를 것 같아요. 사실 수현이랑 제가 다른 매력을 가졌다는 그 사실 자체가 콘셉트예요. 자연히 다른 매력이 부각되게끔 의도했죠." (하이)
"하이 언니완 모든 게 다 다른데 정말 잘 맞는 편이에요. 달라서 잘 맞나봐요. 키도 10cm나 차이 나고, 저완 달리 언닌 뚜렷한 이목구비를 가졌죠. 목소리, 원래 팀 색깔, 옷 입는 스타일이나 식성까지도 완전 달라요. 이상하게 다 다른데 모이면 완전 재밌고 정말 편해요." (수현)
"달라서 재밌나봐요. 서로한테 항상 물어보고 알아가는 재미가 있으니까 또 이해하게 되고, 완전 다른 취미도 공유하게 돼요. 제가 혼자 책읽거나 영화 보는 걸 좋아하는 반면에 수현인 자꾸만 밖으로 나가자 그래요. 그래서 얼마 전엔 놀이동산도 같이 다녀왔어요. 막상 저도 가니까 정말 재밌고 좋더라고요." (하이)
하이수현을 출격시킨 장본인인 YG 양현석 사장은 다른 것보다도 '감'에 있어 소속 가수들의 신뢰를 한 몸에 받는다. 하이수현의 '나는 달라'를 듣고도 대박을 예감했다는 양현석. 둘은 "사장님은 역시 다르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하이는 이 와중에 사장님에게 서운한 감정을 아주 살짝 내보이며 숨겨왔던 소녀다운 면을 드러냈다.
"사장님은 아티스트마다 케어하는 방법이 조금씩 달라요. 다들 색깔이 다르다보니 키우는 방법도 달라지죠. 악동뮤지션 팀에겐 완전 자유롭고 피드백이나 참견을 많이 하시지 않는 편이예요. 반면에 저한테는 하나하나, 세부적인 부분까지 다 지적해 주시죠. 제겐 '넌 이게 문제야' 하는데 수현이한텐 '잘했어. 근데 이렇게 하면 더 좋지 않을까?' 하시니까 약간은 서운할 때도 있죠. (웃음)"
소울풀한 여성 솔로 가수의 명맥을 잇는 이하이, 악동뮤지션의 귀여운 여동생 이수현이 만나 꾸밀 새로운 무대. 가요계의 이목이 쏠리는 만큼 이들 스스로는 어떤 각오와 기대를 갖고 있을까. 각자의 음악과는 별개로 유닛 활동이 지속될 수 있을지 역시 모두의 관심사다.
"솔로라 항상 혼자였는데, 무대에 누군가와 함께 서는게 정말 좋아요. '1, 2, 3'를 YG 패밀리 콘서트에서 혼자가 아닌 다른 가수와 함께 부르고, '살아봤으면 해'를 2NE1 선배들과 함께 할 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았죠. 사실 그간 어린 여자 솔로 가수로 혼자 짐을 짊어지는 게 부담스럽기도 했고요. 제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는 것이 정말 만족스러워요." (하이)
"혼성 그룹인 악동뮤지션 남매에서 벗어나서 색다른 느낌을 기대해 주세요. 악뮤 땐 '자~ 여기 좀 보실래요?'하고 깜찍한 느낌이었다면, 이번엔 제게 더 시선을 집중시키고, 안쓰던 느낌들 쓸 수 있을 거란 예감이 들어요. '하이수현' 계속 되나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패밀리 콘서트나 콜라보를 통해서 당연히 같이 할 기회가 앞으로도 많을 거예요." (수현)
'YG 연애의 기준' 찬혁은 되고 하이는 안 된다…수현은? 악동뮤지션에서 친오빠 찬혁과 호흡을 맞추는 수현. 이번엔 '아는 언니' 하이와 활동하게 된 데에 은근한 질투를 받지는 않았을까. 아니나 다를까 하이는 "찬혁이가 제게 물밑 작업을 했다"고 말하며 궁금증을 자극했다. 하이가 찬혁을 언급하자, 수현은 "가질래? 줄 순 없다. 같이 쓰자. 제 핏줄이니까요"라고 말하며 인터뷰장에 웃음을 자아냈다. "오빠요? 섭섭하고 삐지는 건 아니에요. 언젠가는 제가 여자 솔로나, 다른 남자나 여자 가수와 피처링을 할 수도 있다고 오빠가 먼저 그랬어요. 하지만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겠죠. 점점 '믹스앤매치'도 혼자 하고 토이 선배님 곡에도 참여하니까 '너 이미지 소모 많이 하지 마'라고 하더라고요. 아직 보여줄 게 많으니 조금은 감춰 놓으라나요.(웃음) 뭐 본인도 곡 만들어서 다른 사람 줄 거라고도 말했어요." (수현) "저한테 물밑 작업을 하기도 했어요. 녹음실에 같이 있으면 '하이야 안녕?' 하면서 다가와서 노래 만든 거 들어보라고 하기도 해요. 틱틱거리는 거 같지만 동생을 정말 잘 챙기는 좋은 오빠더라고요." (하이) 특히 찬혁은 직접 곡을 쓰기에, 연애에 관해서 양현석 사장의 특별한 허락이 있었다고. 하지만 하이는 "안돼. 너는 안돼. 안된다면 안돼"라고 완고한 불허를 당했다며 애석해했다. "오빠는 허락 받았는데, 저는 20살 될 때까지 안된대요. 오빠가 연애는 알아서 잘 하겠죠. 질투같은 건 안해요. 오빠가 요즘 좀 측은해서 차라리 여자친구 생겼으면 좋겠어요. 사실 'K팝스타' 출연 전에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그때 좋은 곡들이 많이 나왔거든요. 연애 단계별로 곡들이 막 나와요. 설레는 감정, 질투, 또 다시 아물고 이별을 겪는 노래가 차례대로요. 진심을 담은 노래니까 또 정말 좋고요. 그걸 보면 저도 연애를 해보고 싶어요. 일기장 대신 노래로 만들어 남겨놓는 느낌이죠." (수현) |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사진=YG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