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홍우리 기자] 중국에서 호황을 누렸던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반부패 바람과 해외직접구매(해외 직구) 붐으로 판매 영업이 저조해지면서 울상을 짓고 있다.
글로벌 2대 명품그룹으로 시계와 보석 등을 주력 상품으로 하는 리슈몽(Richemont)은 최근 올해 9월 30일까지의 상반기 재무보고서를 통해 중국 시장에서의 순이익이 동기대비 4%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에 관해 리슈몽그룹의 수석 재무관 게리 재그(Gary Saage)는 중국 재경일보(財經日報)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시장에서 시계와 보석 같은 ‘필수적’ 명품 판매가 정체되어 있다”며 “순이익 하락폭이 줄어들긴 했지만 상황이 실질적으로 나아진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상반기 리슈몽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10% 하락을 기록했다.
글로벌 명품 시장에서 양호한 실적을 보이고 있는 에르메스 역시 중국 내 판매는 부진한 실정이다. 홍콩 정치상황이 불안하고 중국 내 명품 시장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올해 3분기 아시아지역의 판매수익이 감소, 증가폭이 10.2%에 머물렀다. 특히 반부패 활동으로 시계 제품에 대한 중국 시장의 관심이 수그러들면서 수익 하락률이 2분기의 12%에서 3분기 14.4%로 커졌다.
중국 시장을 ‘성장 엔진’으로 삼았던 이탈리아 대표 명품 브랜드 프라다 역시 중국 내 판매 급감에 곤혹스런 표정을 짖고 있다. 프라다의 경우 2012년 중화권 판매액이 7억3500만 유로에 달했지만 올해 7월 31일까지의 판매액은 지난해 동기대비 무려 21% 감소한 2억4500만 유로에 그쳤다.
명품 브랜드의 중국 내 판매 실적이 악화하고 있는 데는 다양한 배경이 깔려 있다.
우선 중국인들의 해외 여행이 늘면서 보다 싼 값으로 해외에서 직접 명품을 구매하는 사례가 늘어났다.
중국 사치품시장연구기구인 재부품질연구원(財富品質硏究院)이 최근 발표한 '중국면세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중국인은 전세계 사치품의 47%, 약 1020억 달러어치의 명품을 구입했지만 이중 중국 국내에서 이루어진 소비는 280억 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인의 명품 소비 중 73%가 해외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이와 함께 ▲인터넷 발전으로 인한 해외 구매 대행 급증 ▲ 중국 정부의 반부패 정책 ▲ 맞춤형 브랜드로의 소비심리 전환 등도 명품 브랜드의 중국 내 판매액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홍우리 기자 (hongwoori@newspim.com)